여기다가라도 풀어놓아야지 아우 찜찜해서 안되겠다.
내일 아침에는 무려 출근(!)을 해야하므로 빨리 자야하는데 재택근무하는 인간에게 출근이란 엄청난 스트레스다.
팔자좋은 소리 하고 있다면 할 말 없지만 이런저런 형태의 직장생활 해 본 경험으로는 그래도 출근하는게 낫다 ^^;;
다만 어쩌다 한 번 가는 회사는 스트레스도 따따따따따블이라는 이야기.

뭐 이런건 중요한게 아니고...지금 시간은 3시를 향해 달려가고 있을 뿐이고 ㅠ_ㅠ

얼마전에 아는 사람의 부탁으로 책원고를 하나 번역해준 적이 있다.
영어 원고였는데, 저자는 한국인이었다. 무슨 영문인가 하고 보니 한국인이지만 해외에 오래 살아서 영어가 더 편하단다. 
별 생각없이 OK를 하고 파일을 받아서 번역을 시작했는데 이건 뭐...원고가 너무 엉망인거다.
(영어 문법이 틀렸다는 소리가 아니다)

비록 영어로 멋들어지게 글을 쓸 주제는 안될지언정, 그래도 햄버거 좀 먹었고 -_-;;;;;
Economist를 2-3년간 정기구독하면서 매주 커버 투 커버로 읽는 정신나간 짓을 취미로 했던 터라 ㅡㅡ
대강 영어로 잘 쓴 글과 못쓴 글 구별 정도는 할 줄 안다.
이건 뭐...논지도 없고 내용도 없고 감동도 없고 중간에서 횡설수설 앞에서 했던 말 또하고 또하고
앞뒤 논지 안맞고 횡설수설한 원문 번역하기가 얼마나 힘든지 아는가? ㅠ_ㅠ
내용이라는 것도 그냥 어느 날 맘잡고 앉아서 케이블 뉴스 채널만 하루종일 봐도 알만한 이야기들...전문가 맞어????
일을 하는 동안 계속 '이런 원고도 책이 되나???' 물음표 백 개씩 그려가면서 머리를 쥐어뜯으며 완성해서 넘겼다.

그리고 나중에 책이 나왔다며 보내왔는데 우와 이렇게 멋들어진 책이 다 있는가 ㅎㄷㄷ 
가격은 무려 2만원! 표지부터 부티가 좔좔좔좔좔 돋음 글씨랑 반짝이도 여기저기 반짝반짝
그야말로 '제대로 폼나는 전문서' 삘이 팍팍 나는거였다.
안을 들여다보니 글씨도 여러 색으로 인쇄해서 공을 많이 들였고 (하긴 2만원 받으려면 그정도는 해야지;;)
종이도 반들반들 하여간 끝내주는 책이었다. 
솔직히 나부터도 서점에서 처음 봤다면 '오 괜찮아보이는데?' 하고 집어들 정도랄까...
문제는 그 내용이 어디 가나....,ㅡㅡ;;;; 
진짜 괴로운게 책을 구입하는 사람들에게 내가 다 미안할 정도...책 값이나 싸면...흑흑
그저 나는 먹고살려고 했을 뿐이고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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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urnleft 2009-12-04 04: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설마, 그 책의 역자로 이름 석자까지 올라가신 건가요? ㅠ_ㅠ

Kitty 2009-12-04 15:45   좋아요 0 | URL
다...다행히도 그렇지는 않답니다. ㅎㅎ
한국사람이 쓴 책이니까 역자가 있으면 이상하게 보여서 그런가봐요. ^^;;;

무해한모리군 2009-12-04 08: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러게요 설마....... 역자로 이름을 올리신건 아니지요? ㅎㅎㅎ
돈벌이는 마이 되셨는지 ㅋㄷㅋㄷ

Kitty 2009-12-04 15:46   좋아요 0 | URL
돈벌이는 뭐...그냥 다 제 뱃속으로 쓰윽 들어갔답니다 ㅠㅠ

다락방 2009-12-04 08: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억ㄱㄱㄱㄱㄱㄱㄱㄱㄱㄱㄱ 먹고 사는게 다 그렇죠, 뭐. 그 책이 대체 뭘까 궁금해서 서점가서 뒤져보고 싶어졌어요. ㅎㅎ

Kitty 2009-12-04 15:47   좋아요 0 | URL
진짜 먹고 살기 힘들어요. 서점가서 숨은그림찾기 해보시렵니까? ㅎㅎㅎ

무스탕 2009-12-04 09: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역자에 [kitty] 요렇게 쓰이고 역자 사진에 고양이 한마리 뜨는거 아니죠. ㅎㅎㅎ

Kitty 2009-12-04 15:47   좋아요 0 | URL
오 무스탕님! 무스탕님은 천재이시옵니다!!!
앞으로 그렇게 해야겠어욥!! ㅋㅋㅋㅋㅋㅋ

하이드 2009-12-04 09: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 경제경영서 많이 둘러보는 편인데,그런책 많아요. 베스트셀러 중에서도 그런 책 많은걸요 뭐. 아주 가끔 괜찮은 저자의 괜찮은 책 나오는거죠. ^^

Kitty 2009-12-04 15:49   좋아요 0 | URL
맞아요...가끔 진짜 홀딱 깨는 책도...ㅡㅡ;
게다가 결정적으로 이 책은 너무 비싸요 ㅡㅡ;;
만 원 정도 했으면 그러려니 하며 조용히 지나갔을지도;;;

이매지 2009-12-04 10: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맞아요. 베스트셀러 중에도 그런 책 많아요.
그나저나 무슨 책인지 궁금하네요 ㅎㅎㅎㅎ

Kitty 2009-12-04 15:50   좋아요 0 | URL
도대체 왜? 베스트셀러??? 이런 책도 많죠.
개인적으로는 시X릿이 왜 베스트셀러인지 죽었다깨도 이해할 수 없었다는 ㅡㅡ;;;
궁금해하시는 분들이 계시는군요. 아 천기누설하고 싶어라~~~ ㅎㅎㅎㅎ

다락방 2009-12-04 16:26   좋아요 0 | URL
살짝 천기누설해도 전 정말 괜찮아요 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

Kitty 2009-12-08 00:31   좋아요 0 | URL
악 천기누설을 하고 싶은데 계약 상 ㅡㅡ;;;;; 말 할 수가 없는 것이 한이옵니다 ㅠㅠ

세실 2009-12-04 16: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러게 역자로 이름 올리지 않으신게 다행?
궁금합니다. 서점 경제코너로 간다 - 책 값 2만원인것을 눈여겨 본다. ㅎㅎ
나름 찾는 재미있을듯.
조만간 님이 역자로 기재되어 있는 멋진 책 기대할께용^*^

Kitty 2009-12-08 00:32   좋아요 0 | URL
우왕 서점에서 숨은그림찾기 ㅋㅋㅋㅋ
아직은 허접해서 무슨 책이든 역자로 이름 올리기도 거시기합니다용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