땡스기빙을 이용해 다녀온 스페인 여행기 시작해봅니다.
다 잊어버리기 전에 열심히 올려야 할텐데 ㅠㅠ 맨날 작심삼일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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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오랜만에 가는 유럽...
생각만 해도 지겨워지는 비행기이건만 유럽가는 비행기라고 생각하니 왜 그렇게 정겨운지 ㅎㅎ
이렇게 기내식을 찍는 만행도 저질러보고 ^^;;
아틀란타를 경유하는 마드리드행 비행기였는데 8-9시간쯤 걸렸다.
게다가 비행기가 거의 텅텅 비어서 세 명 앉는 자리에 쭉 다리펴고 누워서 자면서 갔다.
그래서 그런지 생각보다 금방 도착한 것 같다. 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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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드리드에 도착하니 아침 9시.
스페인은 바르셀로나만 몇 번 가보고 마드리드나 다른 도시들은 초행인만큼 기대도 한껏 부풀었다. 
   그러나 기대와는 달리 날씨가 너무 추워서 기절초풍할 지경인데 ㅠㅠ
털부츠랑 오리털 파카 안가져갔으면 얼어죽을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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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숙소에 짐을 풀고 축구장으로 달려갔다.
스페인에 왔으니 축구를 봐야지..하는 생각에 주말 경기 표를 샀는데 생각보다 넘 비싸다 ㅠㅠ 80유로 ㅠ
그래도 표파는 아저씨가 친절해서 토막 스페인어와 손짓발짓을 남발한 끝에;; 아주 좋은 자리를 살 수 있었다.
두근두근 맨날 저화질 중국방송으로 보던 선수들을 직접 보게 되다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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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를 확보한 후 바로 달려간 곳은 바로 시벨레스 광장.
마드리드의 가장 번화가에 있는 광장 중 하나로
시벨레스 여신이 사자가 끄는 수레를 타고 있는 모습이 조각된 분수가 볼거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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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벨레스 분수를 좀 더 가까이서 찍은 모습.
사실 마드리드를 좋아하는 축구팬들에게는 매우 익숙한 분수인데
실제로 보니 생각보다 좀 작아서 놀랐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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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벨레스 광장을 등지고 돌아서면 큰 길이 펼쳐져 있다.
이 길의 이름은 바로 Paseo del Prado (프라도 거리).
이 길을 따라서 마드리드의 주요 미술관인 프라도, 소피아, 티센이 자리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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곧 크리스마스라 그런지 이렇게 거리에 예쁜 조명 장식도 해놓았다.
마드리드는 밤에 더 활기를 띠는 도시라 그런지 야경도 정말 예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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멋진 가로수 길을 따라서 사진을 찍으며 터벅터벅 걸었다.
날씨만 춥지 않았으면 천천히 산책이라도 할텐데 넘 추워서 정신이 하나도 없다;;
(춥다고 해도 영상 3-5도 정도지만 워낙 따뜻한 곳에 살다보니 적응이 ㅠㅠ) 
얼른 실내로 들어가야겠다고 마음을 먹고
세 미술관 중 가장 만만한(?) 티센 보르네미사(Thyssen-Bornemisza) 미술관으로 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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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센 미술관은 시벨레스 광장에서 Paseo del Prado를 따라
약 100m쯤 걸어가다 보면 오른편에 위치하고 있다.
입구는 이렇게 생겼다.
 
국가나 왕실에서 운영하는 프라도나 레이나 소피아 미술관과는 달리
티센은 개인이 모은 소장품을 중심으로 개관한 미술관이다.
한마디로 미술 덕후;;의 힘으로 만든 미술관인데 소장품이 정말 대단하다. 덕후는 역시 무섭다 ㄷㄷ
(개인으로서는 영국의 엘리자베스 여왕 다음으로 가장 많은 소장품을 가지고 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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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한 작품이 유명하다기 보다는 서양미술사의 흐름을 한 눈에 볼 수 있도록 연대별로 전시해놓았다.
중세의 종교화부터 팝아트까지 쫘악 한 큐에 흟을 수 있는데,
누구누구의 작품이 있다고 말하기보다는 누구누구의 작품이 없는지를 세는게 더 빠를 정도이다;;;;

마드리드를 방문하는 관광객들에게 어떻게 보면 프라도보다 더 즐거움을 주는 미술관이라고 하는데
나같은 경우는 프라도의 임팩트가 워낙 커서 그정도까지는 아니었지만
충분히 즐거운 시간을 보낼 수 있는 곳이고, 꼭 추천하고 싶다.

그림 보기를 좋아하는 사람들에게 마드리드는 정말 매력적인 도시이다.,
일단 스페인 이외의 나라에서 찾아보기 힘든 스페인 거장들의 작품 및
이탈리아, 플랑드르, 네덜란드 화가들의 걸작을 다수 소장한 '고전 중심'의 프라도가 있고,
현대 미술을 좋아하는 사람들에게는 피카소의 게르니카로 모든걸 끝내버리는 소피아 미술관이 있다.
그렇다면 그 중간에 비는 인상파류는? 바로 이 티센 미술관에서 충실하게 소장하고 있다.
마치 파리의 루브르-오르세-퐁피두처럼 거의 완벽한 삼권분립(?)이 되어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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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갔을 때에는 아방가르드 특별전을 하고 있었다.
하지만 일단 일반 컬렉션을 먼저 보기로 하고 입장권을 끊었다. 입장료는 6유로.
(프라도 거리에 있는 세 미술관을 모두 볼 수 있는 Tarjeta Paseo del Prado라는 복합권이 있다.
어차피 세 곳을 모두 볼 예정이었으므로 그걸 사려고 했는데 매진이라는 소리를 들었다 -_-;;)
무슨 미술관 입장권이 매진이되나?;;; 하여간 할 수 없이 그냥 개별 입장권을 끊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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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센은, 아니 마드리드의 모든 실내 관광지는 사진을 전혀 못찍게 해서 넘 나쁘다 ㅠㅠ
나중에 세비야에 가니 별 제제가 없는걸 보니 마드리드 시의 방침인 것 같다 -_-;;
이것저것 수전증이라도 사진도 찍고 그래야 나중에 기억이 잘 나는데
할 수 없이 인상적인 작품은 일일히 손으로 공책에 다 쓰느라 힘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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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센에서 아마도 가장 유명한 작품 중 하나는 에드워드 호퍼의 호텔방이다.
그림 자체는 참 좋았는데 시간이 오후 4-5시가 넘어가니 시차때문에 어찌나 졸린지 ㅎㄷㄷ 
호텔방이 걸려있는 전시실의 의자에 앉아서 멍하니 그림을 바라보다가 잠깐 졸았다 -_-;;;;
(잠깐인지 한참인지 하여간 정신을 차려보니 막 졸고 있었다;;; 아 챙피해 ㅠㅠㅠ )
다행히 호텔방은 거의 마지막 전시실이라서 얼른 나머지를 마저 보고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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밖으로 나오니 졸음은 싹 달아나고 또 어찌나 추운지 ㅠㅠ
얼른 맥도날드로 달려가서 chocolate caliente(핫초콜렛)을 주문했는데 그딴거는 없다는 소릴 들었다 헉;;;
아...피곤하고 너무 추워서 달달한 핫초코 한 잔이 너무 땡기는데 어흑흑 왜 없는거야...
내가 너무 실망한 표정이었는지 맥도날드 주문받는 여자애가 안타까운 눈길로 바라보더니 
갑자기 '네스퀵 콘 레체 오케이? (우유에다가 네스퀵 타줄까?)' 그런다.
꺄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네스퀵이 이리 반가울줄이야 ㅋㅋㅋ
얼른 고맙다고 그라시아스를 연발하며 따끈한 네스퀵을 받아드니 장거리 비행의 피로가 싹 풀리는 것 같다. 
  네스퀵을 모아쥐고 거리를 좀 걸어다니다가 숙소로 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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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드 2008-12-08 13: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호퍼의 호텔방이 엑박이에요~~~
기다렸어요, 마드리드포스팅! ㄱ ㄱ ㅑ~

Kitty 2008-12-08 13: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악 엑박이에요? ㅠㅠ 수정했슴다~!!!
그리 말씀해주시니 기쁩니다 ㅠㅠ 그나저나 끈기있게 올려야할텐데요 ㅎㅎㅎㅎ

하이드 2008-12-08 13: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호퍼는 뉴욕의 휘트니 뮤지엄에서 항상 배부르게 보지만, 그래도 좋으네요~~ ^^
힘받는 추천 하나 쾅-

Kitty 2008-12-09 04:54   좋아요 0 | URL
네 생각보다 크고 시원시원한게 넘 좋았어요.
제가 미국 작가들의 작품은 잘 모르지만 호퍼만큼은 역시 사람 마음을 잡아끄는데가 있어요.

다락방 2008-12-08 14: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와. 저는 다른 그 무엇보다 저기 저 가로수길이 참 좋으네요. 걷고싶어지게 하는 그런 거리예요. 근사해요!!

Kitty 2008-12-09 04:54   좋아요 0 | URL
겨울인데도 나무들이 쌩썡한게 분위기 최고더라구요.
좀 더 날씨 좋을 때 가면 산책로로 최고일 것 같아요. 차는 좀 많지만 ^^;;;

BRINY 2008-12-08 15: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스페인하면 좀 따뜻한 이미지가 있는데 그렇지도 않은가봐요.
어쨋든! 여행!!!이라니!!!

Kitty 2008-12-09 05:18   좋아요 0 | URL
스페인은 원래 따뜻한데요 (아니 더운데요;) 제가 갔을 때 이상한파라서 ㅠㅠ
그리고 제가 또 추위를 워낙 많이 타기도 해요 ㅎㅎ

무스탕 2008-12-08 17: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러게요.. 스페인하면 햇볕이 반짝반짝 눈이 부신 이미지인데 추워 고생하셨다니 의외의 느낌.. ^^
다음 사진이랑 설명 기대만땅입니다 :)

Kitty 2008-12-09 05:18   좋아요 0 | URL
저도 그렇게 생각하고 갔는데 아이고 생각보다 추워서 혼쭐났습니다.
재밌게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

비연 2008-12-08 23: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부러울 뿐이에요..^^

Kitty 2008-12-09 05:24   좋아요 0 | URL
비연님도 얼른! 짐을 싸셔요! ㅎㅎㅎ
오랜만에 유럽 가니 넘 좋더군요 ^^

바람돌이 2008-12-08 23: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앗 기다리고 기다리던 키티님 여행기다~~~~~ ^^
프라도, 소피아는 저의 로망인데 거기다 티센까지 추가요. 미술관 거리도 딱 맘에 드네요.
그리고 열심히 힘내셔서 올려달라고 추천 추가입니다. ^^

Kitty 2008-12-09 05:37   좋아요 0 | URL
아이고 바람돌이님 마드리드에 가셨다면 저 세 미술관은 하나도 빼놓지 마시고 꼬옥 가셔야됩니다.
거리도 너무 예쁘고...사람들도 친절하고..하여간 넘넘 좋았어요.
힘내서 올리겠습니다! 충성!

turnleft 2008-12-09 03: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스페인에서 즐기는 네스퀵 한 잔의 여유!!

Kitty 2008-12-09 05:37   좋아요 0 | URL
네스퀵 없었으면 전 쓰러졌을지도 ㅋㅋ
네스퀵은 만국공통어더군요 ㅋㅋㅋ

마노아 2008-12-09 12: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네스퀵이 그리 큰 기쁨을 줄 줄이야! 모니터 너머 제게도 추위가 느껴졌어요!

Kitty 2008-12-09 16:11   좋아요 0 | URL
네스퀵 최고! ^^
사진으로도 좀 땡땡 얼어붙은게 드러나나요? 너무 추웠어요 ㅠㅠ

미미달 2008-12-09 23: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기내식 뭐예요? 붉은 음식 ㅋㅋ

Kitty 2008-12-10 08:15   좋아요 0 | URL
라비올리에요 ^^ 맛은 별루였어요 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