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디어 걱정하던 아침이 왔다.
큰아이를 등교시키고 바로 작은아이를 깨워서 정신교육(?)부터 시켰다.^^
오늘부터는 아침에 유치원 가고, 집앞에 나가서 노란색 버스를 타게 된다고...
하지만 역시나 오늘도 유치원에는 가지 않겠다고 한다. ㅜㅜ
버스시간에 맞추기 위해 아침을 먹이고 유치원복을 내어주었더니
옷을 주섬주섬 입으면서도 유치원에는 가지 않겠단다. (무슨 속인지...)

뭐.. 그래도 힘들지 않게 옷입고 가방메고 나오는데까지는 쉽게 성공했다.
유치원 버스가 서는 곳에는 벌써 많은 친구들이 나와 있었는데
어쩜 모두들 6,7세 형과 누나들 뿐이다.

저 멀리 버스가 들어오는 모습이 보이자 아이는 나의 손을 꽉 잡는다.
한줄로 서서 인사를 하고 한명씩 차에 오르는데 순서가 되자 뒤로 엉덩이를 뺀다.
뒤의 친구들을 먼저 태우고 맨 뒤에서 차례가 되었는데 버스를 타지 않겠단다.
엄마는 등을 떠밀고 선생님이 손 잡아 차에 태웠더니 반대편 창가를 바라보고있다.
차가 서서히 출발하자 고개를 돌리는 아이의 눈은 빨갛게 눈물이 흐르고 있었다.
마음이 쿵~~하고 내려 앉는다.ㅠㅠ

집으로 들어가려다 마음이 불편해 이웃언니집에 들렸다.
둘째의 성격을 잘아는 언니는 그래도 가서 잘할거라고 걱정말란다.
그리고 사탕꾸러미를 하나 주면서 유치원에서 돌아오는 아이에게 선물로 주란다.

아이가 돌아오는 시간 마중을 나가니 걱정과는 달리 활짝 웃으며 버스에서 내린다.
오늘도 역시 꼭 끌어안아주고 아침에 씩씩하게 유치원에 잘가서 선물을 주는거라며
사탕꾸러미를 내밀자 너무나 해맑게 웃어준다.
그리고 내일은 오늘보다 더 씩씩하게 웃으면서 다녀오자니 그러겠다고 꼭꼭 약속했다.

조금전에 유치원 담임선생님께 전화도 왔었는데 유치원에 와서 친구들과도 너무
잘 어울리고 짐정리며 놀잇감 정리를 너무 잘해서 그럴줄 몰랐다고 의외라고 하신다.
그래도 일단 유치원에서는 잘 지낸다는 얘기를 들으니 안심이 된다.^^ 
자~~~ 내일은 웃으며 안녕할 수 있기를 바란다. 아자아자!!!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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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바람 2010-03-04 18: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태은이 처음 보냈을때 엄청 울었답니다. ㅠㅠ
태은이는 그때 25개월이라 어려서 알고보니 한달을 어린이집에서 낮잠도 안자고 밥도 잘 안먹고 장난감도 안만지고 엄청울었다고.
하지만 님의 둘째 왕자님은
개월수도 더 있고 그 또래가 친구를 좋아해서 금세 적응할 거예요.
아마도 유치원 가기싫은 것보다 엄마랑 헤어지기 싫은 거죠

같은하늘 2010-03-05 23:11   좋아요 0 | URL
맞아요. 하늘바람님 말씀처럼 엄마랑 헤어지기 싫어 그런것 같아요.
일단 유치원에 들어가면 너무 잘 논다니 안심이지요.^^

hnine 2010-03-04 19: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하늘바람님 말씀 들으니까 정말 그렇네요. 아이들이 유치원을 싫어하는 것이 아니라 엄마랑 헤어지는 그 '순간'을 힘들어하는 것이군요.
아이를 처음 어디에 보낼 때의 기억을 엄마들은 머리 속에, 그리고 가슴 속에 오래동안 간직하고 있게되는 것 같아요.

같은하늘 2010-03-05 23:12   좋아요 0 | URL
큰아이 보낼때는 만삭으로 힘들때라 그런거 걱정할 틈도 없었는지 기억에 없는데, 둘째는 왜 그리도 모든게 안스러운지...^^

울보 2010-03-04 21: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잘하고 있네요,,
저도 처음에는 아이가 처음 저랑 떨어질때 혹시나 했는데 너무 잘떨어져서 조금 실망했답니다. ㅎㅎㅎ 내일은 더 잘할거예요 혹시 엄마가 섭섭해 하시지는 않을지 ,,ㅎㅎ

같은하늘 2010-03-05 23:13   좋아요 0 | URL
다들 그러더군요. 너무 잘 떨어지면 섭섭할거라구.^^ 하지만 울둘째는 오늘도 역시 안간다고 하는거 달래서 버스 안태우고 걸어서 데려다 주었답니다.

꿈꾸는섬 2010-03-04 21: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엄마와의 헤어짐 순간에 눈물한번 흘리지 않고 헤어진다면 솔직히 좀 서운할 것 같아요. 둘째아이가 그래도 원에서 활동은 잘 했다니 정말 다행이지 싶어요. 금세 적응 잘 할 것 같군요. 우리 현수도 눈물바람하고 헤어졌는데 그래도 할 건 한다지요. 그리고 시간날때 틈틈이 울어준다네요.ㅜ.ㅜ

같은하늘 2010-03-05 23:14   좋아요 0 | URL
시간날때 틈틈이 울어준다니 현수가 아직 어리긴 하지요.^^ 그래도 둘째들은 야무져서 금방 잘 하리라 믿어요.

프레이야 2010-03-04 22: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지금 님이나 아이나 훈련중이에요. 과정이구요.
잘 될거에요. 너무 마음 아파하지 마시고 힘내요!!

같은하늘 2010-03-05 23:15   좋아요 0 | URL
잘 되겠지요? 저보다 선배이신 프레이야님이 그렇게 말씀해주시니 다음주 월요일은 좀 더 즐거운 마음으로 헤어지리라 생각할께요.^^

후애(厚愛) 2010-03-05 07: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차츰 좋아질거라고 믿어요.^^ 그러니 힘 내세요! 항상 화이팅~!!

같은하늘 2010-03-05 23:16   좋아요 0 | URL
그러게요. 다음주에는 웃으면서 유치원에 가겠다고 나서주면 고맙겠어요.^^

水巖 2010-03-06 10: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런 과정을 거쳐 독립된 홀로서기가 시작되는거죠. 아주 적응을 잘하고 있군요. 초등학교 들어가서도 창밖을 자꾸 바라보던 어릴때 생각 나는군요.

같은하늘 2010-03-11 00:27   좋아요 0 | URL
큰아이와 많이 달라 제가 좀 힘들지만 그럭저럭 잘 가고 있는듯 합니다.^^

세실 2010-03-07 18: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맞아요. 조금 더 지나면 집에 있는 시간보다 더 즐거워 하지요.
잠깐의 힘든 과정이라 생각하세요.
아이들은 엄마가 생각보다 훨씬 더 어른스럽게 잘 해 나간답니다.

같은하늘 2010-03-11 00:28   좋아요 0 | URL
아침마다 안간다고 하지만 가서는 잘 하는것 같더라구요.
아마도 엄마랑 떨어지는게 싫어서 그런가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