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커홀릭 1 - 변호사 사만타, 가정부가 되다
소피 킨셀라 지음, 노은정 옮김 / 황금부엉이 / 2006년 4월
평점 :
구판절판


이 책을 선택한 이유 중 1+1의 유혹도 컸고 산뜻한 표지가 마음을 끌었던 이유도 있었지만 변호사가 가정부가 되었다는 설정이 흥미를 유발하기에 충분했다. 주말 동안 이 책을 읽으면서 다시 내가 학생시절로 되돌아 간 듯한 느낌을 가졌다. 잘나가는 유능한 변호사가 하루 아침에 직장을 잃고 아무도 모르는 곳에 도착하여 한 번도 해보지 않았던 가사일을 돌본다는 설정이나 똑똑하고 잘 난 사람이 외모도 뛰어나고 ... 학교 다닐 때 책 아래 몰래 끼워 놓고 보던 하이틴 로맨스를 읽는 기분이었다.

 

100% 능력 남에 보 잘 것 없지만 매력 녀가 만나 아웅다웅 하다가 사랑을 한다는 아무튼 이런 틀이 뼈대였는데 세월이 흘러서 인가 능력 녀와 매력 남으로 설정만 바뀐 현대판 하이틴로맨스다.

 

주말도 없이 일에 전전긍긍하면서 사는 변호사 사만타. 자신의 생일날에 너무 바쁜 가족들은 전화기를 통해 생일 축하 인사를 전하고 자신의 삶은 6분단위로 쪼개어 일정이 짜 맞춰 있고.. 이런 숨막히는 일상에서 어느 날 엄청난 실수로 자신이 쌓아온 명성을 뒤로 도망을 쳐 버리고 마는 사만타.

 

가정부로 취직해 자신이 할 수 있는 것이 아무것도 없어 샌드위치를 주문하고 망쳐놓은 세탁물을 대신하여 새 옷을 주문하고.. 자신이 받는 월급보다 더 한 금액이 지출되는 상황이 발생하지만 그래도 그녀가 이전에 살던 방식보다는 훨씬 인간적으로 보인다.

시간을 6분씩 쪼개어 쓰고 마시지를 받으러 가서도 블랙베리를 숨겨 이메일을 발송하고 휴대폰 없이는 불안해서 살 수 없는 1주일 내내 일을 하는 숨도 못 쉬며 살던 사만타 보다는 좋다.

 

잘 나가던 로펌의 변호사가 한 순간의 실수로 무너지고 도망치듯 나가 예기치 못하게 가정부가 된다는 설정이나 상사의 음모를 파헤치고 다시 복직의 순간을 맞는다는 것.. 이런 설정이 진짜 하이틴로맨스에나 나올 듯한 얘기 거리였지만 그래도 이 책을 읽으면서 이끌려 가는 삶이 아닌 내가 이끌어 가는 삶이 얼마나 소중한 것인가를 다시 한 번 더 생각하게 됐다.

 

 

이건 내가 하고 싶은 게 아니다.  이건 내가 되고 싶은 것도 아니다. 나는 스물아홉 살이다 어디든 갈 수 있다.  뭐든 할 수 있다.  나는 내가 되고 싶은 사람이 될 것이다.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  우리에겐 삶을 살아가는 시간이 많다.  이 길이 아니더라도 내가 다른 길을 찾아서 갈 시간적인 여유는 충분하다.  늦지 않았다. 행복한 하루를 L.J.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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