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진 블루
트레이시 슈발리에 지음, 권민정 옮김 / 강 / 2005년 8월
평점 :
절판


진주귀고리 소녀를 읽으면서 트레이시 슈발리에 라는 작가의 팬이 되었다.

옮긴이의 말 중에 그녀의 처녀작인 버진 블루가 1997년, 진주 귀고리 소녀가 1999년, 추락하는 천사가 2001년, 그리고 여인과 일각수가 2003년에 출간 되었다고 하는데 2년마다 이렇게 멋진 장편소설을 내는 그녀가 참 부럽다.

그녀는 이런 옛이야기들을 풀어내기 위해 꼼꼼히 사전 조사를 한다는데 이렇게 한 권의 책으로 탄생될 만큼 자료가 많이 남아 있다고 생각하니 이것 조차도 부러움으로 남는다.

몇일전 뉴스에서 청계천을 복원하면서도 아주 멋스런 우리의 옛 것들이 마구 훼손 되었다는 보도를 봤었는데 우리나라는 역사에 대해 보존하는게 없구나 하는 생각이 들어 씁쓸해 진다.

과거와 현실속의 인물들의 이름이 겹치다 보니 연결을 하는데 시간을 좀 들여야 했음에도 매력적으로 다가온 소설이다.  

남편을 따라 프랑스로 온 엘라의 삶은 철저한 타인이다.    빵집 여자는 정중한듯 보였지만 그 아래 숨긴 적의를 느끼기에 충분했고...사탕이 걸려 숨을 못쉬는 아이를 구하기 위해 소리치던 그녀는 프랑스인 사이에 낀 영어로 소리치는 낯선 사람이었다.

그 속에 들어가기 위한 엘라의 노력은 더욱 더 이방인으로서의 소외와 괴로움을 느낄뿐이다.

종교개혁의 시기 성모의 머리색과 닮은 빨강머리를 가졌다는 이유로 고난의 세월을 살아야 했던 이자벨

소설의 끝무렵...이자벨의 딸 마리의 이야기는 소름이 돋을 정도로 마음 아팠다.     엄마의 머리색을 닮아가서 엄마가 진작 짊어 졌어야 끝날 수 있었던 것을 어린 소녀가 떠 안았다는게 ...

몇백년의 시간이 흘러 이제는 꿈속에서 울림으로 고통을 호소하지 않아도 될 마리와 이자벨....  그리고 더는 악몽에 시달리지 않을 것 같은 엘라...

소설의 흐름상 나는 릭과 에티앤이 비슷한 인물 설정이라고 생각했는데 장폴보다 왜 릭이 더 멋지게 다가오는걸까.. 역시 현실주의자인가 보다.. 로맨틱가이 처럼 보이는 장 폴은 그냥 좀 생활력이 없어 보이고... 릭의 열정적으로 일하는 모습이 능력있어 보여서 그런건가??   아니 그저 열심히 일만 한탓에 아내에게 버림받은 불쌍한 남자로 보여서 그런건가?

결말이 좀 또렷지 못해 아쉽다.. 그러고 보니 트레이시 슈발리에의 작품이 다 결말이 명료하게 떨어지는게 없는것 같기도 하다.

마리에게 빨간머리카락이 보일 때면 이자벨은 그 머리카락을 보이는 즉시 뽑아 버렸다는데.. 나는 오늘 아침 하얀 머리카락 세가닥을 뽑아야 했다.    만약 빨간 머리카락을 뽑았다면 덜 슬펐을까?

이자벨과 마리의 영혼이 이젠 편히 쉴 수 있겠지... 행복한 하루를 L.J.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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