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의 자서전 - 어느 베스트셀러의 기이한 운명
안드레아 케르베이커 지음, 이현경 옮김 / 열대림 / 2004년 11월
평점 :
품절


책의 자서전...

제목처럼 책이 주인공이 되어 책의 입장에서 바라보는 이야기다.

사랑받던 책이 라디오에 밀리고 Tv에 밀리고 이젠 인터넷에 밀리고...과연 책이 설 자리가 없어지고 있는걸까?   개인적으론 그렇지 않다고 생각한다..새책을 펼쳤을때 느끼는 그 손떨림과 흥분됨.. 이런것은 라디오도 TV도 인터넷도 대신 할 수 없는것들이지 않은가 싶다....

내가 팔아먹은 표지 떨어진 세계명작동화도 이책의 주인공처럼 박스더미에 눌려 있다가 그래도 날 발견해 줄꺼야 하는 믿음으로 오랜 시간을 기다리다 좋은 주인을 만났을까?

아니면 내가 버렸던것처럼 표지도 없는 낡은 책이라 하여 폐휴지가 되었을까?

이책을 읽는 내내 내 책장속의 책들이 떠올랐다.. 표지가 떨어질듯하여 포장지로 커버를 씌우고 비닐로 덮은 아주 오래된 명작문고도 있고 (쌍무지개 뜨는 언덕, 아파도 웃는다.. )학원사에서 나온 문고판 책도 있고... 정말 오랫동안 방치해서 누렇게 변할데로 변해버린 책도 있다.

사랑해 주지도 않으면서 이렇게 갖고만 있는게 책이 행복해 할까 아니면 새로운 주인을 찾아 사랑받는걸 원할까...

오늘 아침 지인에게 책을 보내기 위해 한권의 변색된 책을 꺼내들었고.. 그걸 보는 마음이 아팠다.

드디어 내품을 떠나는 자식이 생기는 구나.. 쓸데없이 책욕심만 가득해서 사놓고 재미없다고 읽다말고 책장에 박아둔 책들도 있고 몇번이고 읽고 또 읽고 하는 내 손때 가득 묻은 책도 있고..

그런데 막상 보지도 않으면서 왜 이런 기분이 드는걸까..

ㅎㅎ 좋은 주인님께로 보내니 섭섭치 않게 생각하리라...

중간 중간 삽입된 삽화도 재밌다.. 책장이 있던 풍경에서 책장을 옆으로 가족이 소파에 앉아 TV를 시청하고 있는 모습을 보자니 기분이 묘해진다..

눈으로 즐기는것에 너무 만족하고 사는건 아닌가 싶어서..

정말 시간을 내서 오래 묵은 책들을 볕좀 쐬어주고.. 바람도 쐬어주고.. 그리고 내 손길로 보듬어 줘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여러분은 믿지 않겠지만 여기 한때 명성을 날리던 소설이 잠들어 있다..  한 때는 쇼윈도에 전시될 뻔하기도 했었는데.......

베스트셀러가 영원한 스테디셀러가 되라는 법은 없으니깐... 행복한 하루를 L.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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