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우씨는 문둥이의 아들로 태어나 세상의 온갖 편견에 당당히 맞서왔다. 같은 상황의 많은 사람들은 자신이 미감아(나병환자의 자녀.. 부모가 나병환자라도 자식은 나병에 걸리지 않는경우...)라는 사실을 숨기고 고향에서 멀리 떨어진 곳에 살면서 가끔 나환자촌에 계신 부모를 찾아보거나, 부모를 영영 잊어버리고 살아간다. 그래서나환자들의 대부분은 연고가 없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미감아들의 이런 생활을 알게 되면 " 아무리 그래도 천륜이 있찌 어떻게 부모를 버리고 모른 척하고 살 수가 있나."
하며 그들에게 또 손가락질을 할지도 모른다.. 그러나 그들이 부모를 버리게 만든 사람들이 바로 누구이던가?
바로 우리가, 우리의 편견이, 우리의 질시가 그들의 부모를 버리게 하고 그들 부모와 자식을 갈라 놓은 것이 아닌가.-153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