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도현의 아침엽서
안도현 지음 / 늘푸른소나무 / 2002년 12월
품절


사랑아, 하고 불러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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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의 가슴이 두근거리면
언제 어느 때든 그게 바로 첫사랑이다.
사랑아, 라고 부를 때 가슴이 두근거리는가 손을 대 보라.-10쪽

사람들은 절망과 맞닥뜨리면 누구나 길이 없다고 말한다.
정말 길이 없을까.
아니다.
길이 없다고 생각하는 사람 앞에
길은 절대로 나타나지 않는다.
반드시 길이 있을 거라고 믿는 사람 앞에만
없던 길도 생기는 법이다

말로써 진실을 표현하려고 애서 봐야 소용 없다.
눈빛으로 나누는 대화가 입으로 하는 말보다 훨씬 더 진실된 마음을 담아 낸다.
-31쪽

주인이란, 손때를 가장 많이 묻힌 사람을 말한다.
절실하지 않은 책은 두 번 다시 읽지 않는다.
손때 묻은 물건들이 아름다운 것은
손때를 묻힌 사람의 간절함이 묻어 있기 때문이다.-38쪽

추억을 아무렇지도 않게 여긴다는 것은
자신의 존재 자체를 무시한다는 뜻이다.
그런 사람들은 추억을 촌스럽게 여기고,
낡은 집을 허물어 거기에다
한시바삐 고층 아파트를 세우고 싶어한다.
추억에다 겹겹이 페인트칠을 하려고 한다.
추억에 대한 경멸이
결국은 존재의 파멸로 이어진다는 것을
그들은 모른다.-74쪽

진정한 여행은
세상의 출구이자 입구이다.
떠나야 할 때 떠날 줄 아는 것.
돌아올 때 돌아올 줄 아는것이다.
모아둔 돈을 쓰기 위해,
여가를 즐기기 위해.
눈요기를 하기 위해 떠나는 여행은 여행이 아니다.
그러므로 여행을 제대로 할 줄 아는 사람은 드물다.-83쪽

자본주의는 처음에
플라스틱을 만들어 팔지만,
플라스틱은 사람과 사람 사이의 향기를 지워버리고
가짜를 그럴싸하게 포장하여
진짜처럼 둔갑시킨다.

컬러, 혹은 천연색, 혹은 총천연색이라는 말은
사실 자연의 빛깔에서 멀어진 빛깔이라는 뜻이다.
인공적인 빛깔이라는 말을 교묘히 숨기기 위한...
총천연색이라고 해서 다 아름다운 것은 아니다
-1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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