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원자님께

창가로 들어오는 밝은 햇살과 살랑살랑 불어오는 바람에 봄 기운이 가득 실려 있습니다.

안녕하셨어요? 후원자님

매달 저희 아기들을 위해 잊지 않고 사랑 보내주시는 후원자님께 이렇게 서신으로 나마 감사 인사드립니다.

올해는 저희 성로원 아기집의 꼬마천사들 6명이 초등학교에 입학하였습니다.

입학식날 학교 운동장에 나란히 서있는 아이들의 모습이 정말 대견스러웠습니다.

얼마전 참관수업 때에는 교실에 예쁘게 앉아 발표도 씩씩하게 잘 하는 아이들의 모습이 얼마나 자랑스럽던지요.

이런 저희 아이들이 밝고 씩씩한 모습으로 생활할 수 있는 것은 후원자님이 마음으로 보내주시는 사랑의 힘으로 이루어진 것이라 생각합니다.

변함없는 사랑으로 아이들에게 사랑과 관심 보내주심에 다시한번 감사 들여요.

저희 아기들에게 보내주시는 사랑만큼 후원자님 또한 늘 기쁘고 행복한일 가득하시길 기도합니다.

환절기 건강 유의하시고 안녕히 계세요..

2005년 3월

성로원 아기집 원장 김종찬

 

 

 

이건 그제 내가 받은 우편물의 내용이다.

벌써 성로원과 인연을 맺은지 1년이 넘었다...정말 부끄러울 정도의 금액이지만 내겐 없어도 불편하지 않을 금액이 그곳에 있는 아기들에겐 얼마나 큰힘이 되는가를 얘기 듣고 용기를 내어 시작한 인연이다.

자동이체를 시켜놓으면 잊어먹지 않을테지만 한달에 한번이라도 가슴으로 생각하고 그저 내가 이렇게 송금하는것이 덜 미안하길 바라는 마음에서 매달 직접 인터넷뱅킹을 이용하여 지로납부를 한다.

이렇게 편지가 오고 나면 더더욱 마음이 아프다.  

부모님의 사랑을 듬뿍받고 자랄 아기들이 이 사람 저 사람의 손을 전전하면서 자라야 한다는게 몹시도 가슴아픈일이지 않은가.

그곳에서 자원봉사하는 아줌마의 얘길 들은적이 있다.  아이들과 놀아주고 뒤돌아 나오려고 하면 아기들이 꼭 안겨서 떨어지지 않으려고 해 눈물이 마를틈이 없다고..

떨쳐놓고 집으로 오면 눈에 밟혀 다시 안갈수가 없다고...

예전처럼 못살던 시대에 가정이 어려워서 정말 어쩔수 없는 선택에 의해 버려지는 아이들만 있는게아니라 요즘은 부모의 이혼으로 서로 아기들을 맡지 않으려고 하다 보니 아직 젖도 떼지 않은 아이들을 버리는경우도 종종있다고 한다...

세상이 변한다는게 이렇게 무서운건지...

그렇담 변하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바램이다.

내가 오늘 이렇게 이런글을 올리는 이유중의 하나는...

초등학교에 입학한 아이들이 상처받지 않았으면 하는 이유에서다.

내 큰조카가 1학년때 친구로부터 생일파티에 초대받지 못했다고 울던 모습이 생각났는데 그당시 이유가 엄마들끼리 친하지 않다는 거였다.

생일파티한다고 피자집에 불러 선물교환하고 먹고 노는 모습에 초대받지 못한 아이들은 상처를 받더란 얘기다.

초대를 안했다고 전화를 해서 왜 우리애만 초대를 안하냐고 따져줄 엄마가 없는 아이들...

아무리 선생님들이 사랑으로 감싸준다고 해도 그 아이들이 어른이 될때까지 가슴한켠에 응어리져질 그런 아픈 상채기는 만들어 주지 않았으면 하는 바램이다.

아이들이 너 어디사니..너네집 몇평인데...차는 뭐니...이렇게 묻지 않을꺼다..

너 이 게임있니? 없어? 그럼 우리집에 와서 같이 놀래...이런게 아이들의 모습이다.

만약 아이들이 어디사니 부모님은 뭐하시는데 하고 묻는다면 그건 바로 부모..자신들의 거울일꺼란 생각이 든다.

세상이 다 그런게 아니라지만 ...나이도 많이 먹은 내가 이런말 하는건 그렇지만...

요즘세상은 아니란걸 알면서도 어울리기 위해 아니라는 배에 동승해서 떠다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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