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명록




chaire 2006-07-05  

소피 숄의 마지막 날들...
어젯밤, 너무 늦게 들어와서 보지는 못하고 다운만 겨우 받아두었지요. 실은 오늘 새벽 두시에 귀가. 다행히 지나친 음주는 하지 않았어요. 지금 때가 때이니만큼. 그래도 술 탓인지, 그 무슨 통 탓인지, 배 언저리와 뇌 언저리가 찡찡합니다. 그나저나 소피 숄.. 괜찮으셨나요?
 
 
Joule 2006-07-06 20: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다음 날 아침 일찍 녹음 작업이 있어서 도저히 아침 일찍 일어날 자신이 없던 저는 그 날 날을 새야 했습니다. 그래 책을 읽고 있자니 눈꺼풀이 점점 무거워지는 것 같아 육체노동을 해야 겠다 생각하고 책꽂이를 밤새도록 옮기고 정리하는 일을 했습지요. 결과는 작업이 5시 11분에 끝나는 바람에 2시간 자고 일어나서 비몽사몽한 정신으로 녹음실에 가야했습니다. 그리고 녹음이 끝나고는 일해주는 회사 회식이 있는데 오라고 해서 덩달아 끼어서는 영화 비열한 거리를 보았구요. 그렇게 밤 열 시에 돌아오니 몸이 천근만근 그 다음 날 그러니까 오늘이지요.

Joule 2006-07-06 20: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리고는 오늘 잠에서 깨자마자 집 부근에 있는 분식집에서 라면 사먹고 디자이너 사무실로 가서 작업비 인상된 것 좀 깎아달라고 온갖 아부와 아순 소리를 하고 왔습지요. 돌아오는 길에 산사춘 두 병과 게맛살 한 봉다리도 잊지 않고 사왔구요. 그래 요는 이제야 카이레님 댓글을 봤다는 건데 영화는 괜찮았습니다. 우느라고 휴지 몇 장 버리고 착잡하고 다소 심란한 마음을 가눌 길이 없었는데 뭐 육체노동을 하고 나니 그도 오래 가지 않는 걸 보면 저야말로 참으로 뭉툭하고 무던한 인간이 아닌가 생각됩니다. 오늘 쯤에는 카이레님도 그 영화를 보셨겠지요. 우리 다음에 만나면 그 영화 이야기를 할 수 있겠군요.

Joule 2006-07-06 20: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참 책꽂이를 옮겼더니 방 안이 훨씬 넓어졌습니다. 청소 좀 안하고 살고 싶어서 침대를 할부로라도 들여놓고 싶었지만 아무래도 이 방에서는 견적이 안나옵니다. 그래서 그냥 팔자에도 없는 부지런 떨면서 살기로 했습니다. 육조혜능이었던가요. 매일 거울은 못 닦을 지언정 방바닥이라도 매일 닦으면 저도 득도할 수 있을랑가요. ㅡㅡ'

Joule 2006-07-06 20: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첫 번째 댓글 다음에 그 문장이 들어가야 했는데 누락됐군요. 낮 열두시까지 잤다구요. ㅡㅡ'

chaire 2006-07-06 21: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아마도 오늘밤이나 소피 숄을 볼 것 같습니다. 휴지 넉넉히 준비해야겠죠? 영화 소개한 선밸 어제 만났던 건데, 영화관에서 아내와 더불어 그 영화를 보면서 많이 울었다 하더군요. 좀더 일찍 알았더라면, 그 열 명도 안 되던 영화관 안에서 쥴 님과 나란히 앉아 휴지를 적셔주는 것도 좋았을 걸 그랬다 싶어요. 그나저나 바쁘셨군요. 그랬을 거 같드라구요. 하나의 언덕을 넘고 계곡을 건너고, 쥴 님의 삶이 그렇게 곡선을 그리는 모습, 보기 좋아요.
추신) 한밤중에 책장 옮기는 님이 눈에 선합니다. 얼굴도 엄청 벌개졌겠어요. 음... 예쁜 이불도 있으니 그 이불 접었다 개키는 기쁨을 위해 침대를 포기하는 것도 뭐 괜찮을 거 같아요.

chaire 2006-07-07 00: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영화를 봤습니다. 제가 본 것 중 가장 공포스런 영화였습니다. 참담하고. 그치만 영화는 일견 깔끔하고 모던하고, 심지어 쿨하군요. 눈물 씻고, 이제 자야겠어요.

chaire 2006-07-07 00: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자기 전에 오늘은 기도를 하고 자야겠습니다.

chaire 2006-07-07 10: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책읽다가, 깜박하고 기도를 잊고 잤어요. 제가 이렇죠, 뭐. 서재지붕의 빨간 글씨, 노 에프티에이, 타이포 이뻐요.
 


sweetrain 2006-06-30  

쥴님 오랜만이여요^^
잘 지내시죠?^^ 그냥 문득 안부가 묻고싶었어요. 쥴님도, 쥴님 댁에 있는 그 귀여운 강아지도요. 저는 세상에서 그렇게 예쁜 강아지를 처음 보았답니다.^^
 
 
Joule 2006-07-02 22: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 귀여운 강아지가 요즘은 노망이 들었는지 대소변 문제로 저와 심각한 대치 상태에 있습니다. 그래서 어제 부로 녀석의 이름을 '망구'로 개명했습니다. 물론! 할망구의 망구지요. ㅡㅡ'
 


다락방 2006-06-30  

쥴님
글 좀 써주지 않으시겠습니까? 비도 오고 머릿속은 복잡해서 내내 하늘을 날고 싶다는 생각 뿐입니다. 쥴님의 글을 읽고싶어요. 그것이 페이퍼든, 리뷰든. 아님 방명록의 댓글이라도. 쥴님. 오늘처럼 비가 오는 날은, 순대국과 소주가 생각납니다. 뭐, 샤브샤브와 참이슬을 마셔준 오늘도 썩 괜찮았다고 봅니다만. 쥴님. 글 좀 주세요. 목말라요.
 
 
Joule 2006-07-02 22: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다락방님의 청이 말이죠. 하도 간곡하셔서 저도 어깨 한 번 으쓱거리며 뭐 좀 써 볼까,하고 생각해 보았는데 이거 어쩐 일인지 써야 할 무언가가 아무 것도 떠오르지를 않더랍니다.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은 것은 아닐 테고 마음의 체에 걸러지고 남은 건더기가 없는 거겠지요. 그래도 이 썰렁한 서재에 발걸음 주시고 글 남겨주셔서 감사합니다. 뿌듯하다니깐요. 왠지 나도 살 만한 가치가 있는 사람처럼 느껴지고 말이죠. 술이야기를 꺼내셔서 드리는 말씀입니다만 저는 술 마시고 난 다음 날 저녁 무렵쯤 이 되면 지난 밤의 취기를 울음으로 몸이 기억하고 있는 것을 자주 느끼곤 합니다.

Joule 2006-07-02 22: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밤 늦게 술을 마셨는데 몸은 그러니까 내가 밤 늦게까지 통곡하며 울었노라고 기억하고 마는 겁니다. 기이하죠. 눈물에 아주 푹 정궜다 빼 낸 솜이불같은 상태가 된답니다. 술을 눈물로 치환해서 기억하다니 제 몸은 제 머리보다 성능이 아주 좋거나 아예 고장나버린거거나 둘 중 하나가 아닐까하는 생각이 듭니다.
 


chaire 2006-06-14  

여전히, 바빠요?
그렇지요, 바쁘지요? 비가 계속 내려서, 자칫하다가는 이내 마음에 구멍이 뚫리겠소이다. 이미 뚫렸는지도 모르겠고. 여전한 밤샘? 혹은 지역과 지역 사이를 이동중? 심심하다기보단 공허해서 몇 자 적어요. 심장이 뜨끈뜨끈한 사람과 소주 한 잔 하고 싶은, 雨中입니다. 보고 싶군요.
 
 
chaire 2006-06-14 16: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피에스 : 나는 오늘 알라딘 축구공을 네 개나 잡았어요. 다섯 개 잡으면 영화 예매권 준다는데, 아무래도 나, 잡을 거 같아요. 그거 잡아서, '당첨'까지 되는 행운을 얻게 되면 그 예매권 당신께 드리리다. 단, 그 예매의 권리를, 나와 함께 누려줄 것. 헤---^^

Joule 2006-06-15 01: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지금 아담스 호텔에 있어요. 이제 작업을 반 끝내놓고 담배 한 대 물고 숨 돌리고 있죠. 이번까지만!이라고 외치면서 경련하는 눈꺼풀을 입 안으로 밀어 넣는 벌써 몇 잔 째인지 셀 수도 없을 분량의 커피로 달래고 있죠. 축구공 꼭 다섯 개 다 찾으세요. 우짜든둥 말이죠. 내일 녹음이 끝나고 원고를 출판사에 넘기고 나면 기차에서 저는 어쩌면 기절해 버릴 지도 모르겠어요. 벌써 삼 주째인가요. 정말이지 딱 다섯 시간만 잘 수 있으면 소원이 없겠어요. 저 보송보송한 이불 속으로 쏙 들어가서 말이죠. 하하하.

chaire 2006-06-15 09: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세상에, 어떻게 그렇게 연일 밤샘을 하실 수 있단 말임까? 전 절대로 못할 것 같아요. 강철의 쥴 님, 어쨌든, 마지막 피치를 올려서 끝까지 승리하시어요. 그 후에 보송보송한 이불 속으로 들어가는 행복감은, 말로 할 수 없을 만큼 끝내주는 행복이겠죠. 지나친 불행을 겪음으로써 사소한 행복을 느껴야 한다는 게 다소 어이없고 역설적이지만, 우짜든둥 말이죠.
 


푸하 2006-05-24  

줄님...
줄 님 반갑습니다. 푸하라고 합니다. 여러 가지 생각하지 못했던 점 배울 것 같아 좋습니다.
 
 
Joule 2006-05-24 21: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푸하님. 반갑습니다. 제 서재 방명록에 글이 남겨져 있다는 알라딘 메일을 얼핏 봤는데 푸하,라고 써있어서 저는 누가 놀리는 건 줄 알았습니다. 재미있는 이름입니다. 푸하. 그렇군요. 저에게도 배울 것이 있군요. 배워서 저도 좀 가르쳐 주실 수 있겠는지요.

푸하 2006-05-25 03: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가 몰라서 여쭈는 것을 알아서 가르쳐 달라고 하시니 '내가 무엇을 어떻게 알려드릴까? 하고 주제넘는 상상을 조금 해봅니다.
주제 넘지만 잠시 '제 위치'에 대해서 반성해볼 기회를 주셔서 감사합니다.
누군가에게 자신이 아는 무엇인가를 말할 때 그것은 가르치는 것이기보다는 배우는 과정인 것도 같습니다...^^;


오늘 비트겐슈타인의 책 소개글 읽고 당장 가까운 서점에 가서 사려다가 못샀습니다. 언젠가 비트겐슈타인의 '체계'에 대해서 듣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