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당에 씌워 두었던 먼지 수북한 비닐을 걷어내고 골조도 조금 손을 봐서 새 비닐을 씌웠다. 비닐을 씌워 두어야 바람에 날리는 먼지가 사료와 물에 들어가지 않는다. 비바람에 사료도 덜 눅눅해지고. 고양이들이 사료를 바닥에 흘리기도 하고 바람에 흙먼지며 낙엽이며 담배꽁초 등속이 날아와 바닥이 지저분해지므로 못해도 일 년에 두 번은 대청소를 해야 한다. 벽돌이며 구조며 다 들어내고 큰 빗자루로 바닥 전체를 다 쓸어야 한다. 그래야 주민들이 조금 거슬려도 못 본 척 눈 감아줄 마음이 생길 것 같다. 그래서 고양이 식당은 마땅한 자리를 찾기도 어렵지만 항상 주변이 청결하도록 꾸준한 관리가 필수적이다. 식당이 지저분하면 식당 때문에 고양이 때문에 주변이 지저분하다고 생각하는 쪽을 택하기 쉽다.
고양이 식당은 되도록 눈에 띄지 않아야 한다. 사람들의 호기심을 자극해서도 안 된다. 좋아 보여서도 안 된다. 그래서 가장 좋은 엄폐물은 주변에 굴러다니는 벽돌이나 방치된 화분 들이다. 하얀 새 그릇도 안 되고, 보들보들한 털이불도 안 된다. 특히 패브릭은 위생적으로도 불결해 보여서 고양이 식당에 절대 사용해서는 안 되는 자재다. 누군가 우연히 고양이 식당을 발견하게 되더라도 굶어죽지 않을 정도의 살림으로 근근히 목숨만 부지할 정도라고 느끼게 해야 한다. 그래야 아무래도 모진 마음, 미운 마음, 못된 마음, 배아픈 마음이 덜 들 테니까. 이번에는 바람 먼지가 덜 들어가게 입구를 벽 쪽으로 조금 틀어서 냈다.
사료, 물, 그리고 가끔 주어지고 대부분은 비어 있는 특식 그릇. 내일 저 그릇에는 삶은 닭고기가 담겨 있을 것이다. 날은 따뜻하고 맛있는 닭고기를 먹어서 고양이들은 신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