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명록




chaire 2007-04-24  

쥴 님은
술이 지겨워지셨다지만, 지겨워진 건 아마 술이 아닐 거라고 짐작하고 있습니다. 저는 오늘도 탱자탱자 농땡이 까다가 바야흐로 퇴근 시간을 맞이하고 만 것입니다만, 쥴 님이 술이 지겨워지셨다고 하니까 갑자기 쥴 님이랑 맛있고 행복한 술을 먹고 싶다는 생각이 드는군요. 방금 떡볶이와 순대로 간식을 먹었는데도 여전히 허기가 지는 이유는 또 뭘까요? 그러튼 저러튼 오늘은 모처럼 영화나 한 편 때려볼까 봐요. 사이보그지만 괜찮아, 쥴 님이 괜찮은 영화라시니 왜 이리 기대가 되는지 모르겠어요.
 
 
Joule 2007-04-25 13: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맥주가 지겨워진걸까요. 흐음. 그래도 아침 저녁으로 틈만 나면 술 생각이 나는 걸 보면 알코홀릭을 벗어나지는 못한 것 같기도 해요. 아침에 눈을 뜨면 술 생각이 먼저 나고 수영하고 와서도 술 한잔 했으면 좋겠단 생각이 들고 그래요. 친구에게 술하고 담배하고 뭐가 더 나쁘냐고 물어봤더니 술이 더 나쁠 거라고 하더군요. 담배 피워서 패가망신한 사람은 없어도 술 때문에 패가망신하고 망가진 사람은 많다고. 들어보니 수긍이 가요. 그러니 제가 정리한 안 좋은 것의 대소관계는 그렇습니다. 담배<술<화내는 것<섹스. 그러니까 섹스가 제일 나쁘죠. 얼굴이 빨리 쭈글쭈글해지고 사람의 영혼이 닳거든요.
 


chaire 2007-03-16  

나는 이제 퇴근하려고요.
오늘 낮에 만난 친구가 저녁에 술 먹자고 꼬셨지만, 착하게 앉아서 지금까지 일하고, 이제 집에 가려고요. 술집이 아니라. 해가 졌지만 술을 마시지 않기로 한 거죠, 저는. 힉히. 왜냐고요. 음. 술은 그저께 조금 마셔주기도 했거니와, 오늘 낮에 먹은 잡채밥이 초반에는 좀 어려워하더니, 다행히 현재 스코아 소화가 잘 되어주신 덕분에, 이 평안한 상태를, 음주와 흡연으로 망치고 싶지 않아서요. 속이 그저그럴 때는 암만해도 엄마가 해준 밥이 쵝오, 자나요. 해가 져서 쥴님은 쥴님대로 나는 나대로 술을 마시는 것도 썩 괜찮기는 한데, 좀 아쉽긴 하군요.
 
 
 


chaire 2007-02-13  

신청곡이 있어요.
듣고 싶은 노래가 있어요. 실은 부르고 싶은 노랜데, 음정과 박자가 설핏해서 우선 듣고 연습을 해야 할 것 같아요. 그렇담, 너는 손이 없냐, 발이 없냐?, 라고 말씀하실지도 모르겠지만,,, 실은, 전 손이.... 좀 멍청해요. 없는 것은 아니지만. 그래서 듣고 싶은 노래를 잘 못 찾고, 다운도 잘 못 받고... 이러쿵저러쿵속닥속닥... 해서, 쥴 님에게, 밑져야 본전인데, 하는 심정으로, 신청을 해봅니다. ㅋㅋ. 하지만 너무 애쓰시진 않으셔도 됩니다. 조금만 애써봐주세용. 거, 뭣이냐면요. 제가 듣고 싶은 노래가. '밀물과 썰물'이 부른 '밀물과 썰물'이랍니다. 60년대인가, 70년대의 명곡이죠. 들어보시면 알겠지만, 정말로 명곡이에요. 제가 초등학교 땐가, 그 전인가, 암튼 그 시절에 환장했던 노래(정말?)라죠. 쥴 님은 지금 공부중? 저는 지금 노는중.
 
 
Joule 2007-02-14 11: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곡명이 <밀려오는 파도 소리에>가 아니고 <밀물과 썰물>인 거지요? 함 찾아볼게요. 어설픈 검색 실력이지만.
 


chaire 2007-01-26  

나도 꿈을 꿨어요.
드디어 연예인이 나오는 꿈을, 꾸었답니다. 두구두구두구... 누굴까요? 어젯밤, 혹은 오늘 신새벽 제 꿈에 등장한 그이는? 다시, 두구두구두구... 하하하, 바로 이기우라는 총각입니다! 제가 꽤나 매력을 느끼는 친구라죠. 저는 키 큰 남자를 별로 안 좋아하는데 그 친구의 큰 키는 이상하게 섹시해요. 하하하. 암튼 그 친구가 어제 제 꿈에 나왔어요. 제가 무척 좋아하더라구요. 그 친굴. 그 친구가 자전거에(그것도 앞쪽에) 저를 태우고는, 아름답고 넓은 정원이 있는 자기네 집으로 데려갔어요. 저는 참지 못하고 그만, 자전거 위에서 그이의 입술을 훔쳤답니다. 아, 챙피해! 하여간 그랬는데, 그 친구 부모가 절 반대했다나 뭐라나, 아니, 알고 보니 딴여자들이 잔뜩 있었던가.. 꿈은 그렇게 하염없이 엉뚱한 방향으로 흘러가고, 저는 종종거리다 잠에서 밀려났지요. 알고 보면 허황하죠. 역시나 꿈이라서... 이 꿈 얘기를, 꿈에서 깨자마자 쥴 님께 들려드리고 싶었어요. 우리의 꿈도 통한다는 걸 알려주고 싶었지요. 쥴 님. 쥴 님의 꿈도 안녕하죠?
 
 
Joule 2007-01-29 00: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래서 이기우라는 이름을 검색엔진으로 찾아봤어요. 제가 아는 얼굴은 아니지만 제법 훈훈하게 생긴 게 이 정도면 꽤 산뜻한 출발이 아닌가하고 생각했지요. 누가 먼저라는 게 중요한 게 아니고 그의 입술에 나의 입술이 가 닿았다는 것이 중요하지요. 새삼 작년 이맘 때쯤인가 다니엘 헤니와 했던 키스가 생각나는군요. ('' )( ..) 올해는 카이레님께 정말 좋은 해가 될 것 같은 기분이 들어요. 이기우와의 키스가 바로 그 징조죠! 저희 수영강사는 요즘 아주 늘씬한 어느 젊은 여성의 관심을 흠씬 받고 있답니다.

Joule 2007-01-29 00: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러나 그녀는 어쩐지 작업의 예의랄까 매너랄까 규칙이랄까 이런 것들을 잘 모르는 것처럼 보여서 저의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죠. 그와 동시에 그런 그녀의 형편없고 노골적인 구애에 그가 호응한다면 그는 나의 관심을 받을 만한 가치가 없다는 결론으로 한동안 무관심했더니만 요 며칠동안은 그가 아주 비상하게 저를 다정하게 대해줘요. (눈에 띄는 다정함은 달콤함이 오래 가지 않는데 그는 아직 너무 어려서 그걸 모르나봐요.)

chaire 2007-01-30 16: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식혜가 아주, 아주아주, 맛있었어요. 비락식혜가 이렇게 맛있는 줄은 미처 몰랐지 뭐예요.
 


chaire 2007-01-08  

아가에게
만약 제가 게맛살 3천 6백 5십개를 선물하면, 아가는 마음씀씀이가 넓으니까, 그걸 먹기 위해서라도, 그날만큼의 생을 늘려나가려나요. 아, 그런데, 그 게맛살을 보관하려면 생생고도 필요하고, 실은 그걸로도 잘 안 될 테니까 아가 전용의 게맛살 제조공장을 하나 차려야 할지도 모르겠어요. 역시나 견자인 우리의 아가는, 에라, 공정이 너무 복잡하잖니, 하면서, 힘을 내어 게맛살의 유혹 없이도 살아주지 않을까 하고, 별로 지혜롭지 못한 나는 상상합니다. 아, 물론, 아가는 게맛살을 먹기 위해 사는 게 아니란 것도 알아요. 결국 모든 위로란 타인을 향하는 듯 보여도 실상은 스스로를 향하는 것이라, 저는 겨우 이런 말만 뿌려놓는 것이겠지요. 우리의 예쁘고 까칠한, 아가 씨, 기운 차리고 오늘도 게맛살, 많이 드세요. 더러 오줌도 싸고 하면서...
 
 
Joule 2007-01-08 13: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하루 2만 5천원으로 하루하루를 연명하며 살아요. 카이레님의 게맛살을 아가에게 다 전해줄게요. 고맙습니다. 어제는 밤중에 경련과 함께 심장이 두 번이나 멈춰서 얼마나 놀랐던지. 아가는 쓰러져 있다가 가끔 벌떡벌떡 일어나 저에게 쏜살같이 달려오곤 해요. 그런데 이상하게 저는 아가 옆에서 그애를 쓰다듬어주다보면 자꾸 졸음이 와요. 지금도 또 졸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