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aire 2007-01-08  

아가에게
만약 제가 게맛살 3천 6백 5십개를 선물하면, 아가는 마음씀씀이가 넓으니까, 그걸 먹기 위해서라도, 그날만큼의 생을 늘려나가려나요. 아, 그런데, 그 게맛살을 보관하려면 생생고도 필요하고, 실은 그걸로도 잘 안 될 테니까 아가 전용의 게맛살 제조공장을 하나 차려야 할지도 모르겠어요. 역시나 견자인 우리의 아가는, 에라, 공정이 너무 복잡하잖니, 하면서, 힘을 내어 게맛살의 유혹 없이도 살아주지 않을까 하고, 별로 지혜롭지 못한 나는 상상합니다. 아, 물론, 아가는 게맛살을 먹기 위해 사는 게 아니란 것도 알아요. 결국 모든 위로란 타인을 향하는 듯 보여도 실상은 스스로를 향하는 것이라, 저는 겨우 이런 말만 뿌려놓는 것이겠지요. 우리의 예쁘고 까칠한, 아가 씨, 기운 차리고 오늘도 게맛살, 많이 드세요. 더러 오줌도 싸고 하면서...
 
 
Joule 2007-01-08 13: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하루 2만 5천원으로 하루하루를 연명하며 살아요. 카이레님의 게맛살을 아가에게 다 전해줄게요. 고맙습니다. 어제는 밤중에 경련과 함께 심장이 두 번이나 멈춰서 얼마나 놀랐던지. 아가는 쓰러져 있다가 가끔 벌떡벌떡 일어나 저에게 쏜살같이 달려오곤 해요. 그런데 이상하게 저는 아가 옆에서 그애를 쓰다듬어주다보면 자꾸 졸음이 와요. 지금도 또 졸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