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의 해석 홍신사상신서 14
지크문트 프로이트 지음 / 홍신문화사 / 199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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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꿈의 해석'을 처음 읽은 것은 고등학교 1학년때였다. 어려서부터 나는 유난히 꿈을 많이 꿨다. 그리고 대부분의 사람들이 일어나서는 꿈을 잘 기억하지 못하는 것과는 달리 한 편의 영화처럼 앵글과 편집(?)까지도 생생하게 기억해낼 수 있었다. 꿈의 해석에 관심을 갖게된 것도 그런 이유에서 였다...라고 하면 거짓말이고(^^)

그 때의 저는, 지적 허영심에 굉장히 들떠있어서, 프로이드나 에리히 프롬의 저서를 읽으면서 자신이 똑똑하다는 자만심을 느끼고 싶었습니다. 굉장히 두껍고 작은 글씨의 엄숙해보이는 책에 숨이 좀 막히기는 했지만, 의외로 재미있어서 2~3일만에 다 읽을 수 있었습니다. 꿈의 사례분석에 나오는 이야기들을 열심히 외워서 친구들에게 얘기해주면서 마음껏 잘난척을 할 수 있었지요. 나중에는 한술 더떠서 친구들이 꾼 꿈을 해석해주기까지 했습니다. 선무당이 되어 사람을 안 잡은게 다행이지요...

성인이 되어 읽었다면 그렇게 빠져들지는 못했을겁니다. 모든 것을 성적인 문제에서부터 해석하는 과도한 아집에 분명 거부감을 느꼈겠지요. 하지만 그 때는 그러한 해석 방법이 신선하고 획기적으로만 생각되었습니다. 지금까지도 꿈을 꾸면 '내가 무의식적으로 그 사람에게 매료되어 있는 것은 아닌가...' '내가 요즘 가장 신경쓰는 부분이 그런 부분이구나...' '도대체 그 돌덩이는 어떤 과제의 상징이지?'하며 '어설픈 프로이드식'으로 해석하는 버릇이 있습니다. 이제는 기억에서 많이 지워졌으니, 제대로 해석을 해내고 '자기 치료'를 하기위해서라도 꼭 다시 읽어보아야겠네요. 꿈을 많이 꾸는 분, 심리학에 관심이 있는 분, 지성인이라고 평가받고 싶은 분(?)이라면 한 번쯤 읽어볼만한 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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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둑일기 -상
쟝 쥬네 / 인화 / 199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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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이 소설보다도 더 소설적이었던 작가 쟝 주네. '파란만장'하다는 말이 딱 어울리는 작가였기에 그의 자전적인 소설은 많은 기대감을 갖게 했다. 하지만, 글쎄, 끙... 너무 어려웠다. 무슨 이야기인지 줄거리의 가닥도 잡지 못한채 허덕이는 기분은, 단테의 '신곡' 이후로 오랜만에 느껴보는 기분이었다.

음유시인이라고 칭해지는 사람들은 전부 이렇게 어렵고 난해한 글을 쓰는 것일까? 게다가 굉장히 음란하고 변태적이라는 뉘앙스를 풍기던 책 광고와는 달리 그런 부분은 눈을 씻고 찾아봐도 없었다.(솔직히 기대했었는데, 쩝^^) 그 시대와는 음란의 수위가 다른 것일까? 단순히 책을 팔기위해 부각시켰다고 생각할 수 밖에 없어서 불쾌해졌다. 그가 도둑일기 말고도 어떤 책을 썼는지, 그의 생애가 정말 어떠했는지, 잘 알아보고 다시 읽어봐야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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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는 사람에게
이충기 / 좋은날미디어 / 1999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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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부분의 글이 다 그러하겠지만, 특히 시나 수필은 쓴 사람을 고스란히 담아내는 그릇이다. 그래서 어떤 종류의 시들은 사람이 익어가면서 자연스럽게 함께 무르익는다. '사랑하는 사람에게'도 그러한 시 같다. 16년간을 반신불수가 되어 누워서 살던 이충기라는 한 사람. 교사로서 앞 날을 설계하던 청년이 어느 날 갑자기 사고로 자리에 눕게 되고, 성심으로 그를 돌보던 어머님마저 위암으로 잃게 된다. 이런 가슴 아린 시련을 겪으면서도 절망보다는 희망을 노래하는 사람.

그런 사람이기에 이런 시가 고여 넘었다고 생각하게 된다. 구구절절 수필로 풀어냈다면 그의 참 마음속을 들여다보기가 좀 더 어려웠을 것이다. 몇 번이고 다듬었을 시 구절이기에 그의 심정이 바로 내 마음으로 넘어왔다. '세상살이가 힘겨울 때 나를 생각하세요. 나는 죽고 싶다는 소리도 마음대로 하지 못해요'하고 감히 읊는 사람. 지금 삶이 비루하고 힘들다고 비관하는 많은 이들의 마음에 숙연한 반성을 전해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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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다리 아저씨 - 문예교양선서 38
진 웹스터 지음, 한영환 옮김 / 문예출판사 / 200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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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렸을 때, 친구에게 빌려서 읽고 또 읽었던 키다리 아저씨! 그 때의 나는 자신이 불우하다고 느꼈던 것일까, 아니면 단순히 그런 내용이 좋았던 것일까. 동화책 중 내가 가장 좋아하던 것은 소공녀였다. 소공녀의 아버지가 돌아가신 후에 고생한 부분은 건너뛴 채 이웃 아저씨의 도움을 받고 마침내 행복해지는 부분만 반복해서 읽고 또 읽던 내가, 책 한권이 송두리째 '그런 이야기'인 책을 만났으니, 그 흥분은 당연한 것이었다. 고등학생이 되고서야 그런 감정의 이름이 '신데렐라 컴플렉스'인것을 알았다...쩝.

그런데 이건 웬일일까. 다 컸는데도, 결혼도 하고 아이엄마가 됐는데도 아직도 이 책이
재미있다. 학교 도서실에서 키다리아저씨를 발견하고 반가운 마음에 집어들었는데, 중간에 덮지 못하고 신나게 다 읽어치우고 말았다. 어린시절의 나도, 단순히 멋진 남자를 만나 부유한 생활을 하게되는 스토리만 보고 무턱대고 좋아한것은 아니었나보다. 편지(일기에 가깝지만)에서 느껴지는 주디의 발랄하고도 씩씩한 성격이 스토리보다도 더 마음에 와 닿았던 것 아닐까.

게다가 주디의 심정이 그대로 엿보이는 특이한 삽화는 정말 압권이다. 볼거리에 걸린 주디라든가 키다리아저씨의 그림은 몇 년이 지나도 눈앞에 생생하게 되살아날만큼 소박한 매력이 있다. 초등학교 고학년부터 어른들까지 누구나가 재미있게 읽을 수 있을 것이라고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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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들의 일그러진 영웅 - 이문열 중단편전집 4 (양장본)
이문열 지음 / 아침나라(둥지) / 200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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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이 책을 접했을 때 '어?'하고 고개를 갸우뚱하며 강렬한 호기심을 느꼈다. 이문열이면...그 방대한 삼국지마저도 다시 엮어내는 대단한 에너지를 가진 작가인데... 고등학교 때 멋모르고 읽던 '사람의 아들'이나 '레테의 연가'부터 최근 발표된 '선택'까지 이문열이란 이름이 걸린 것은 절반 이상 읽었다고 자부하는 나이지만 여지껏 한 번도 '이문열의 단편'이라는 것은 접해본 적이 없었다. 그런데다가 스케일이 큰 이문열과 단편과는 전혀 어울리지 않는다고 은연중에 생각해온 탓인지 이문열은 단편소설은 쓰지 않는 작가로만 믿어왔던 것이다.

호기심 반, 기대 반으로 읽기 시작한 책은 딱 '이문열 만큼' 근사했다. 다른 작가들의 단편과 마구 뒤섞어 놓아도 그의 팬이라면 단번에 찾아낼 수 있을만큼 이문열다운 소재에, 이문열같은 문장이었다. 그의 장편소설의 축소판이라고나 할까. 뭔가 색다른 감동을 기대했던 나에게는 조금의 실망이 뒤따랐지만, 이문열을 좋아하는 독자에게는 귀한 선물이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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