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하는 사람에게
이충기 / 좋은날미디어 / 1999년 1월
평점 :
절판


대부분의 글이 다 그러하겠지만, 특히 시나 수필은 쓴 사람을 고스란히 담아내는 그릇이다. 그래서 어떤 종류의 시들은 사람이 익어가면서 자연스럽게 함께 무르익는다. '사랑하는 사람에게'도 그러한 시 같다. 16년간을 반신불수가 되어 누워서 살던 이충기라는 한 사람. 교사로서 앞 날을 설계하던 청년이 어느 날 갑자기 사고로 자리에 눕게 되고, 성심으로 그를 돌보던 어머님마저 위암으로 잃게 된다. 이런 가슴 아린 시련을 겪으면서도 절망보다는 희망을 노래하는 사람.

그런 사람이기에 이런 시가 고여 넘었다고 생각하게 된다. 구구절절 수필로 풀어냈다면 그의 참 마음속을 들여다보기가 좀 더 어려웠을 것이다. 몇 번이고 다듬었을 시 구절이기에 그의 심정이 바로 내 마음으로 넘어왔다. '세상살이가 힘겨울 때 나를 생각하세요. 나는 죽고 싶다는 소리도 마음대로 하지 못해요'하고 감히 읊는 사람. 지금 삶이 비루하고 힘들다고 비관하는 많은 이들의 마음에 숙연한 반성을 전해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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