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ar Mom 엄마, 고마워요 블루 데이 북 The Blue Day Book 시리즈
브래들리 트레버 그리브 지음, 신현림 옮김 / 바다출판사 / 200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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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편은 성공하기 힘들다. 처음 제작되었을 때의 '참신함'이라는 무기를 버리고 싸워야하기 때문일거다. 그런데, 이 책을 읽으며 속편들에게 또 다른 적이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사람들의 '선입견'이 바로 그것. 책 표지를 보자마자 '에이~ 또야?'하고 전작의 성공을 틈탄 상업성을 지레짐작하는 나를 보며 속편들이 왜 악전고투하는지 알 것 같았다.

디어 맘부터 봤더라면 또 다른 진지한 평가를 내릴 수 있었을지도 모르는데. 사진과 글들의 배열에서 자꾸만 작위성을 발견하려고 하고 있으니 정당한 평가가 내려지기 어려웠다. '엄마의 사랑'이란 주제는 아무리 반복되어도 질리지 않는 원초적인 감동이 있다. 그런 감동에 기댄 귀여운 동물들의 모습들로 몇몇 페이지는 '아우~'하는 탄성을 절로 자아내기도 한다. 하지만 역시...블루데이북 보다는 못하다는 평가는, 선입견을 계속 버리지 못하는 내 고집의 소산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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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던이 우리들의 작문교실 2
이미륵 지음, 정규화 옮김, 윤문영 그림 / 계수나무 / 200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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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학교(그 때는 국민학교) 5학년에 들어서면서 부모님께서 사주신 문학전집에서 '압록강은 흐른다'를 처음 읽었다. 그 당시에는 깊은 감명을 받고도 자라면서 까마득히 잊었었는데, 대학생이 되어 박완서님의 '그 많던 싱아는...'을 읽으면서 문득문득 기시감에 젖어들었다. 박적골을 묘사하는 부분에서의 느낌이 '압록강은...'과 꼭 맞아떨어졌던 것이다. 하지만 초등학생용 문학 전집에 속한 작품이었기에 그렇게나 유명한 분의 수작이라고는 미처 짐작을 못하고 있었다. 부끄럽게도, '무던이'가 나오면서 신문 몇 곳에 실린 기사를 보고야 이미륵이라는 작가가 어떠한 분인지 알게 되었다.

서점에서 신간 틈에 끼어 슬프기도하고, 그립기도한 아득한 표정으로 나를 건네보는 무던이의 표정을 보고 호기심에 책을 펼쳤다가 꼬박 서서 절반 가량이나 읽고 결국은 사들고 들어왔다. 너무도 순수하고 맑아서 미욱하기까지 한 사람들. 그 시절 여인네들은 '시'자가 들어가면 시금치마저도 싫어했다는데 어쩌면 이 책에서는 시댁 식구들까지도 착하기가 한량이 없다. 아무도 나쁜 사람이 없는데도 구슬프게 끝나버리는 이야기를 읽으면서 자꾸 눈물이 흘렀다.

압록강은 흐른다와는 느낌이 좀 다른 작품이다. 전반적으로 촉촉한 눈물 냄새가 나는 것이 옛 여인들이 규방에 앉아 그려내던 한 폭의 수묵화 같다. 그런 눈물 냄새에는 삽화도 단단히 한 몫을 하고 있다. 등장인물들의 성격이 생생하게 녹아있고 한적한 옛 마을의 아름다움을 한껏 살린 삽화는 이미륵님이 미처 쓰지 못한 이야기의 일부분을 든든하게 채워주고 있다는 느낌을 준다. 특히 표지에 그려진 무던이의 얼굴은 책의 줄거리와 느낌을 함축한 듯한 깊은 표정으로 보는 사람을 끌어들인다.

선하고 악한 편이 확연히 나뉘고 권선징악의 뻔한 결말에 길들여진 아이들에게 새로운 경험이 될 것이다. 아이들이 우리의 옛 풍습에 의아해할 수도 있지만, 결국은 별다른 설명을 듣지 않고도 고개를 끄덕이며 이해할 수 있을 것이라고 믿는다. 내가 '압록강...'을 처음 읽었을 때처럼.

하지만 이 책을 정말로 권하고 싶은 것은 아이들이 아닌 그 엄마 아빠, 성인들이다. 듬성듬성 그림을 넣고 적은 분량을 휑하게 엮어 '어른들을 위한 동화'니 어쩌니 하는 숱한 책과는 달리 '무던이'야말로 진정한 어른들을 위한 동화인 것이다. 결 고은 무던이의 심성을 따라가다 보면 살면서 까맣게 잊고 있었던 느낌을 하나쯤은 꼭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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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포 미스테리 초특급
스티븐 킹 지음 / 명지사 / 199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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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읽고서야 진짜 '공포'가 엇인지 알 것 같았습니다. 어릴 때 '환상특급'이라는 TV시리즈가 있었는데요, 저는 이것이 전설의 고향보다 더 무서웠습니다. 전설의 고향을 보고 나면 밤에는 좀 섬뜩하지만 낮이 되면 까맣게 잊어버릴 수가 있는데요, 이 환상특급을 본 후에는 쨍쨍한 대낮에도 순간순간 공포가 엄습했거든요. 어느 날 갑자기 주변 사람들이 '나'를 없는 사람 취급한다던가, 폭우가 내리는 비행기 창 밖에서 프로펠러를 고장내는 괴물을 '나'만 보고 두려워한다는 그런 일은 무덤 가에서 귀신을 만나는 일만큼이나 얼토당토 않았지만, 미묘하게도 상당히 현실감이 있었습니다.

이 책도 그렇습니다. 실려 있는 단편 모두 이성적으로 따져보면 얼토당토 않은 내용인데도, 어디선가 꼭 이런 일이 벌어지고 있을 것 같은 현실감이 느껴집니다. 스티븐 킹의 말솜씨 때문일까요. 특히 '뗏목'이 대표적이라 할 수 있습니다. 물 속 이라는 친근한 대상이 순식간에 공포의 근원이 되는 반전과 꽉 짜여지지 않은 '틈'이 있는 뗏목의 불안정한 특성을 미묘하게 이용한 공포는 읽은 후 몇 년이 지나도 생생하게 기억이 날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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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드갱 10
신영우 지음 / 삼양출판사(만화) / 200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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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F에서 3B는 히트작의 지름길이라더니, 만화에서도 예외는 아닌가보다. '아기와 나'나 '어덜트 베이비'를 읽으면서 우리 나라에서는 왜 아기를 소재로한 재미있는 만화가 없나 생각해본 적이 있는데, 키드 갱이 그런 아쉬움을 완벽하게 해소해주었다.

귀여운 아기에 대한 묘사는 아기와 나보다 매끈하고, 어덜트 베이비보다 담백하다. 남자들, 게다가 깡패들의 육아라니... 많은 에피소드가 따라올 것은 당연한 일이지만, 꼭 아기에 대한 이야기로만 일관하지 않고 어이 없이 순수하고 황당한 깡패들의 이야기도 적절하게 함께하기에 작품의 재미가 더하는 것 같다.

한 가지 쓸데없는 우려가 있다면... 설마 이 만화에서처럼 실제로 아이를 함부로 다루어도(뻥뻥 걷어차거나, 막 던지는 등) 된다고 착각하는 바보는 없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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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경민 뷰티 메이크업북
이경민 지음 / 김영사 / 200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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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장을 시작하면서 메이크업 북을 하나 선물 받은 적이 있었다. 열심히 들여다보고 연습을 한 후, 1시간이 넘게 걸려서 공들여 화장을 하고 나갔는데... 주변의 반응은 영 떨떠름했다. 예쁘다고 해주는 친구도 있었지만, 나이들어보인다는 의견이 압도적이었고, 나조차도 거울을 들여다보면 깜짝깜짝 놀랄 정도로 어색해보였다.

이유를 생각해보면, 기존의 메이크업 북에서는 얼굴과 체형, 상황이나 시간에 관계없이 한 가지 메이크업만을 제안했던 것 같다. 대학 초년생이었던 나에게 아이홀이 푹 패이게 보이는 아이섀도우와 진한 볼화장이 어울리지 않았던 것은 당연했다.

이경민의 메이크업 북은 그런 점에서 확연한 차별화가 되어 있다. 얼굴 형의 장단점 뿐 아니라 TPO에 따른 다양한 화장법을 제시해 주어서 자신에게 가장 적합한 화장이 무엇인지 다시 한 번 생각하게 해줄 뿐 아니라 시시 때때로 '변신'(?)을 해서 주목받을 수 있는 길도 알려준다.

게다가 기존의 잘못된 메이크업 상식을 정확하게 지적해주고 제품의 사용법을 꼼꼼히 일러주는 글을 읽다보면, 친언니가 동생을 가르쳐주듯이 다정하고 세심하다. 화장에 대해 더 알 것이 없다고 자만하던 내게 새로운 길을 열어주었다. 책 값이 약간 비싼 것 같아 망설였지만, 내가 얻은 정보에 비하면 그리 과한 가격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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