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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반도 1
김진명 지음 / 해냄 / 1999년 4월
평점 :
구판절판
나는 정치가 참 어렵다. 사람들은 맨날 바뀌고 번번히 사고를 치는 정치인들의 이름을 어쩌면 그렇게 잘 외우고 있는걸까. 하긴, 결국 바뀌어봤자 그 사람이 그 사람이니 외우기 어렵지는 않겠다. 여하튼, 정말 부끄러운 얘기지만 한반도를 읽기 전에는 10.26.사태가 무얼 말하는지도 몰랐고, 대통령은 차지철이 죽인 것으로 착각하고 있었다.(여러분 죄송합니다.^^;;;)
한반도를 좌지우지하는 힘의 근원이 미국의 군산복합체라는 주장은 가히 그럴듯했다. 그런데, 그러한 주장을 포장한 소설의 재미는 김진명의 다른 작품에 비해 현저히 떨어진다. 주인공 경훈은 그저 김진명의 앵무새일뿐, 그 자체의 생동감을 갖지 못하고 쉴새 없이 독자에게 설명을 늘어놓는다.
인남과의 러브스토리는 전개가 없으려면 아주 시작을 말던지. 제인스의 정체도, 그의 음모도 크게 대수로울 것이 못 돼고, 결말에 등장한 대통령은 평소 존경해마지않던 나조차도 낯간지러울 정도로 작위적이다. 이 모든 지루함이 내가 정치에 문외한이어서일까? 하고 싶은 열변이 너무도 많은 김진명에게, 두 권의 책은 너무도 좁은 그릇인가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