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는 연수원에서 홍보영화를 찍었다.
아침부터 강의가 진행되었지만 기초신규직원들을 일부 차출해서 연수에 관한 전반적인 사항을
홍보영화에 담았다.
오전에는 내 강의시간이었기 때문에 영화촬영에 협조를 하느라고 여간 어수선한 것이 아니었다.
차출된 인원을 제외하고는 정상적으로 강의를 진행했다.
하지만 20명의 인원이 빠지니까 나도 강의에 대한 맥이 빠지는 것 같았고, 연수생들 또한 나와 별반
다르지 않게 느껴졌다.
1. 선배와의 술자리
더군다나 전날 청주에서 학교선배가 찾아오는 바람에 2차까지 간 술자리로 인해 컨디션이 말이 아니었다.
이곳 목천에서 시작된 술자리는 천안으로까지 이어졌고, 두정동 쪽에서 끝을 보고야 말았다.
초저녁부터 시작은 했지만 아침부터 강의가 있다는 핑계로 그래도 조금 일찍 파할 수 있었던 것이 다행이라면 다행이지만 이미 몸은 술에 취해 있었다.
강의가 있는 전날 저녁에는 가급적 술자리를 피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고 있는 데 엊그제는 피할 방법이 없었다. 강의가 오후 또는 저녁시간에 짜여 있을 때에는 점심과 저녁도 조절해서 적게 먹는 것이 나다.
왜냐하면 식사를 많이 하고 강의를 하게 되면 강의 중간에 트름이 나오게 되고 그것이 연수생들에게 좋지 않게 보일 수도 있기에 적게 먹는다.
제주에서도 그렇고 엊그제도 그렇고 내가 정해놓은 원칙이 자꾸 무너지는 것 같아 속상하기도 했지만 지금부터라도 다시 마음을 곶추세워야 겠다는 생각이 든다.
어제의 강의가 촬영으로 인해 어수선한 것도 있었지만 전날 숙취로 인한 영향이 더 컷다는 것을 알기에....
2. 홍보영화 출연
각설하고, 홍보영화에 출연한 얘기를 하려고 하는 데 쓸데없는 곳으로 빠지고 말았다.
점심 식사를 한 후 본부에서 온 홍보담당 차장이 부른다.
다른 것은 연수생들과 제작사에서 데리고 온 배우들이 소화를 했는 데 교수들간의 자연스러운 대화장면과
이동장면을 촬영해야 하는 데 맞는 사람이 없단다.
결론은 내가 그 역할을 좀 해달라는 부탁아닌 부탁이다.
이렇게 부탁을 받게 된 배경에는 홍보용 포스터 모델을 몇번 했었던 전력이 있기 때문이다.
나보다 젊은 사람(?)을 활용하라고 우선은 사양을 했지만 그래도 조금의 경험이 있는 사람이 필요하기 때문에 나에게 부탁을 하는 것이란다.
홍보용 포스터 모델(?)이 되었을 당시의 사진들!!!!
해람공주와는 아빠와 딸로서 출연을 했었고,
온 가족이 다 함께 출연했던 적도 있다.
나와 가족에게는 색다른 경험을 하게 된 때이기도 하다.
특히, 해람이는 서울에 있을 때만 해도 간간이 섭외요청이 있기도 했지만
천안으로 내려와서는 아내가 원하지 않기에 하지 않고 있다.
친구들 또는 지인들이 적극적으로 나서 보라고도 하지만
아내와 나의 생각은 나중에 해람이가 하고자 하는 욕구가 생기면
그 때 적극 밀어주자는 데에 의견이 일치하기 때문이다.
문제는 해람이의 끼가 중요한데 약간의 기질은 있는 것 같기도 하지만
그것만으로는 부족하다는 것을 알고 너무 어릴 때부터 극성을 떠는 부모가
되고 싶지 않기에.......ㅋㅋ
이쯤되면 더이상 거절하기도 뭐해서 승락을 하고 촬영장소로 향했다.
카메라 감독이 카메라 테스트를 하더니 너무 잘 나온단다.
바로 메이크업을 했고, 의상 등 모든 준비를 마치고 준비를 했다.
(속으로 자슥! 사람은 볼 줄 아네.ㅋㅋㅋ)
내가 출연할 장면은 교수 셋이서 자연스럽게 웃으면서 대화하는 씬과 심각하게 대화하는 씬!
여자교수역 1명과 남자교수역 2명, 모두 3명이 장면을 연출하는 것인 데 그중 남자교수역 하나를 배정받은 것이다. 두배우( 여자와 남자배우-모두 무명)와 간단하게 인사하고, 촬영에 대한 의견을 교환한 후 시작을 했다.
내가 맡은 것은 남자교수중 1명으로서 활짝 웃으며 자연스럽게 손동작을 연출하면서 여자교수와 남자교수를 번갈아 보고, 대화하는 장면이었다.
그리고, 3명이 대화하면서 걸어가는 장면!
모두 3가지 장면을 촬영했다.
옆에서 지켜보던 동료들이 세가지 장면을 모두 합쳐야 편집하고 나면 10~15초 정도가 잡힐 분량밖에 안될 텐데 좋은 영상을 위해 30분이상을 반복해서 찍는 것을 보고 배우가 아무나 되는 것도 아니지만 정말 해먹기 힘든 직업이겠다면서 한마디씩 한다.
어제는 정말 색다른 경험을 한 날이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