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 모처럼 가족과 함께 아파트 앞에 자리잡고 있는 일자산 산책을 했다.
강동의 그린프로젝트(?)의 중심에 일자산이 자리하고 있고, 공원으로 조성되고 있으니 가끔 이용할 수 있는 천혜의 산책로인 셈이다.
명일동에서부터 둔촌동을 거쳐 하남시까지 이어지는 능선이 산책하기엔 안성마춤이다.
부드러운 능선을 따라 가족과 같이 거닐다가 만나는 나무와 풀들이 너무 자연스럽기도 하다.
중간에 공동묘지가 있는 것이 흠이라면 흠일터 그래도 어쩌겠는 가 죽어서 쉬어야 할 곳도 있어야 하니까 혐오스럽다기보다는 평화스럽게 느껴진다.
원래 둔촌(遁村)은 고려말 공민왕때 이집선생의 호라고 한다.
해박한 지식과 고상한 지절로 이름을 떨쳐 포은 정몽주, 목은 이색, 도은 이숭인 등과 같이 교류하였으며 공민왕에게 신돈의 악행을 말한 후 화가 미칠 것을 예견하여 이곳 일자산 둔촌동굴에서도 숨어 살았다고 한다. 그리하여 지금의 둔촌동이 지명이 된 계기가 된 것이란다.
능선을 따라 두어시간을 산책하는 동안 봄이 다가옴으로 인해 많이 건조하다는 느낌을 받았다. 산책로가 메말라 많은 먼지가 났다. 봄이 오면서 이제 언 땅이 해동되면 산책하기에는 금상첨화일 듯 하다. 이런 사람 저런 사람을 만나면서 도심속에서 자연의 숨소리를 함께 만끽할 수 있어 더 없이 좋은 하루였다.
이집선생이 잠시 숨어서 기거했다는 일자산속의 둔촌동굴이다.
장난끼 가득한 범석이가 동생을 데리고 동굴의 입구에서 찍은
모습인 데 자그마한 것이 사람 하나가 간신히 은거할 수 있을
정도로 공간이 좁아 보였다.

포즈를 취했는 데 옆지기는 눈을 감고 있었던 거였다. ㅎㅎ

범석과 해람의 장난끼가 발동하여 나를 이렇게 만들어 놓았다.
순진하게 아이들에게 동조한 내가 잘못이다. ㅋㅋ 아빠가 모자를
쓰고 변신하면 재미있을 것 같다고 하기에 하긴 했는 데 완전히
똥글똥글한 것이 찐빵같다. 창 있는 모자를 쓰니 얼굴에 그림자가
생기고 그로인해 유리문에 다친 미간사이의 상처가 발갛게 도드라져
보인다. 흐미! 아무래도 흉터가 될 듯 싶기도 하다. 그것도 정 가운데를
이리 망가뜨려 놓았으니 이를 어찌할 꼬. ㅠㅠ. 술이 웬수징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