흐르는 것 어이 강물뿐이랴.
계곡의
굽이치는 억새꽃밭 보노라면
꽃들도 강물임을 이제 알겠다.
갈바람 불어
석양에 반짝이는 은빛
물결의 일렁임,
억새꽃은 흘러흘러
어디를 가나.
위로위로 거슬러 산등성 올라
어디를 가나.
물의 아름다움이 환생해 꽃이라면
억새꽃은 정녕
하늘로 흐르는 강물이다.

- 오세영, '억새꽃' 전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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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 흐르지 않는 것이 있을까요.
시간도 흐르고 물도 흐르고 나도 흐르지요.

억새가 한창입니다.
은빛 물결 출렁이는 억새꽃처럼
아름답게 흐르는 가을여정이시기를 바랍니다.

그런데 지금 저는 이러한 여정을
즐길 여유가 없습니다.
오늘까지 빡빡한 일정을 소화했습니다.
문제는 오늘입니다.

천안의 보금자리를 접고
다시 서울시민이 되려는 날입니다.
직장상의 문제가 있어서가 아니고
서울 둔촌동에 새로운 보금자리를 다시 마련했기 때문입니다.

2년전 이곳에 내려올 때는 가볍게 내려왔는 데
막상 서울로 다시 가려하니 여건이 만만치가 않네요
집값이 천정부지로 상승하다보니 내려올 때보다
곱절이 힘듭니다.

비록 다시 주말부부가 되고
이곳보다 작지만 아늑한 보금자리인 만큼
그곳에서 다시 행복을 만들어 갈렵니다.

문제는 오늘이 이사하는 날인데
연수원에서 개최되고 있는 큰 행사로 인해
갈 수 없음입니다.
도망가려고 눈치만 보고 있자니
정말 답답하네요.
에궁~~~
혼자 동분서주할 옆지기가 갑자기 안쓰럽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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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수맘 2007-11-02 12: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님의 맘을 옆지기가 잘 이해하실 거라고 생각되요.
집에 돌아가셔서 "수고했다"고 찐~한 포옹하면 해주심 가능하다면 맛있는 저녁까지요. ^^.
새로운 집에서 새롭고 훈훈한 행복이 가득하시길 바래요.

전호인 2007-11-02 22:04   좋아요 0 | URL
오후 2시가 되어 조우했습니다. 나름대로 꼼꼼하게 마무리를 잘 해 주었더군요. 같이 늦게 맛나는 점심으로 대신했습니다.

씩씩하니 2007-11-02 13: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세상에..옆지기.분이 얼매나 힘들까,,그래도 일때문이니..이해하실꺼에요..
저도 혼자서 이사한 적이 한번 있는데...온통 시댁식구 들 속에서 너무 슬펐던 기억이 나요..ㅋㅋㅋ
새 보금자리라니..듣기만해도 반가운 일입니다..그 곳에서도 행복한 가정으로 살아가시길 빌께요..서울 집값이 만만치 않다는데 더욱 기쁜 일입니다.
그리고 좋은 시 감사해요..억새풀이라 불렀는데..꽃이라니..또 강물이라니...가을이 마음속까지 스며듭니다..
이사 후일담,,들려주실꺼죠??

전호인 2007-11-02 22:07   좋아요 0 | URL
Only옆지기 혼자서 모든 일을 해냈네요.
홀로 서야 할 일이 있을까마는 대견스럽게 잘해주어서 그저 고마울 따름입니다. 서울의 집값이 2년전하고 딱 두배 올랐습니다.
여기저기 대출 받아서 마련을 했지만 왠지 속이 아립니다.
천안으로 올 때는 남는 자금이 있어서 뿌듯했는 데 천안은 정체 서울은 천정부지이니........
이사 후일담은 참 많을 것 같아요.
기대하시길....

마노아 2007-11-02 19: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추운날 이사하셨어요. 지금쯤 다 정리하고 따뜻한 차 한잔 드셨을까요? 새 보금자리에서 새로운 행복을 또 만드시길 바라요~

전호인 2007-11-02 22:10   좋아요 0 | URL
이삿짐의 정리는 화요일이후나 가능할 것 같네요.
집수리를 하고 들어가야 하기때문에 그냥 컨테이너에 2~3일정도 보관해 놓은 상태랍니다.
내어주는 쪽에서 미리 집을 비워주지 못하는 바람에 그렇게 되었구요.
장판, 도배, 인테리어 등을 새롭게 하려다 보니 시간이 필요하네요.
어지럽게 공사하는 현장만 본 후 지금은 처제집에 있답니다.
아이들도 그렇고 2~3일 동안 이곳에서 기거해야할 듯.......
비록 2~3일이지만 아이들 학교다니는 것이 문제입니다.

실비 2007-11-02 19: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에구.. 이사하셨구나... 맘이 아프시겠지만 옆지기님도 잘해내시리라 믿어요..
전호인님도 잘하실거라 믿구요..

전호인 2007-11-02 22:11   좋아요 0 | URL
님들의 호응 덕분에 잘 마무리되어 가고 있습니다.
이삿짐은 공사관계로 담주 화요일이나 풀 수 있을 것 같네요.
저야 천안에 그대로 있지만 옆지기가 끝까지 홀로 고생해야하니 쬐끔 거시기 한 것은 사실입니다. ㅎㅎ

무스탕 2007-11-02 20: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같으면 이사 안한다고 나자빠졌을거에요 ^^;;
예쁜 집, 예쁜 가족, 예쁜 아내.. 좋으시겠어요 :)

전호인 2007-11-02 22:13   좋아요 0 | URL
ㅎㅎㅎ, 불가항력적인 일이니 저도 별 도리가 없었습니다.
사실은 옆지기도 오늘 강의가 있는 관계로 빠질 수 없었지만 그나마 일이 잘 해결되어 혼자라도 이삿짐을 꾸릴 수 있었답니다.
얼마나 다행인지....

프레이야 2007-11-03 00: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사 하시는 거에요, 서울로요?
아, 가족만 하시나 봐요. 옆지기님이 서운해도 이해해 주시겠지요.^^
아무튼 고생 하셨습니다. 앞으로 정리할 일이 더 많겠지만요.

전호인 2007-11-05 13:31   좋아요 0 | URL
네, 다시 주말부부가 된답니다.
며칠씩 가족을 그리워하면서 보내야 할 것 같네요,
정리도 옆지기 혼자서 해얄 것 같아요, 제가 떨어져 있으니 말입니다.

아영엄마 2007-11-03 00: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다시 서울로 돌아오시는군요. 모쪼록 이사 잘 하시고, 이삿짐 정리는 가족들이 많이 도와주시어요~~ ^^

전호인 2007-11-05 13:31   좋아요 0 | URL
많이 도와주어야 하는 데 멀리 떨어져 있으니 그럴 수 없음이 그저 안타까울 뿐입니다.

세실 2007-11-04 19: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대단하신 옆지기님. 추운데 고생 많으셨군요.
님이 왔다갔다 하시려면 좀 힘드시겠네요.

전호인 2007-11-05 13:33   좋아요 0 | URL
글게요, 하필이면 그날이 꽤 춥더라구요, 물론 나야 연구실에 있어서 잘은 모르겠지만.....ㅎㅎ
뭐, 어쩔 수 없는 일이지요. 가끔 가족을 그리워하면서 사는 것도 괜챦을 것 같긴 한데......
아무래도 심란하네요.

2007-11-09 22:14   URL
비밀 댓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