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흐르는 것 어이 강물뿐이랴.
계곡의
굽이치는 억새꽃밭 보노라면
꽃들도 강물임을 이제 알겠다.
갈바람 불어
석양에 반짝이는 은빛
물결의 일렁임,
억새꽃은 흘러흘러
어디를 가나.
위로위로 거슬러 산등성 올라
어디를 가나.
물의 아름다움이 환생해 꽃이라면
억새꽃은 정녕
하늘로 흐르는 강물이다.
- 오세영, '억새꽃' 전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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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 흐르지 않는 것이 있을까요.
시간도 흐르고 물도 흐르고 나도 흐르지요.
억새가 한창입니다.
은빛 물결 출렁이는 억새꽃처럼
아름답게 흐르는 가을여정이시기를 바랍니다.
그런데 지금 저는 이러한 여정을
즐길 여유가 없습니다.
오늘까지 빡빡한 일정을 소화했습니다.
문제는 오늘입니다.
천안의 보금자리를 접고
다시 서울시민이 되려는 날입니다.
직장상의 문제가 있어서가 아니고
서울 둔촌동에 새로운 보금자리를 다시 마련했기 때문입니다.
2년전 이곳에 내려올 때는 가볍게 내려왔는 데
막상 서울로 다시 가려하니 여건이 만만치가 않네요
집값이 천정부지로 상승하다보니 내려올 때보다
곱절이 힘듭니다.
비록 다시 주말부부가 되고
이곳보다 작지만 아늑한 보금자리인 만큼
그곳에서 다시 행복을 만들어 갈렵니다.
문제는 오늘이 이사하는 날인데
연수원에서 개최되고 있는 큰 행사로 인해
갈 수 없음입니다.
도망가려고 눈치만 보고 있자니
정말 답답하네요.
에궁~~~
혼자 동분서주할 옆지기가 갑자기 안쓰럽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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