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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 식사가 잘못됐습니다
이토 미쓰코 지음, 이현욱 옮김, 김아람 감수 / 더난출판사 / 2025년 10월
평점 :
저는 일본 소설을 제외하고 정보 전달을 위한 책을 고를 때 저자가 일본인이면 건너뛰는 편입니다. 번역 탓인지 우리나라 정서에 맞지 않다고 해야 할지 그냥 읽기에 불편함이 있었습니다. <아이 식사가 잘못됐습니다>는 제목만 보고 읽고 싶었지만, 일본인 저자의 책이라서 멈칫했습니다. 하지만 차례를 훑어보고, 읽어 봐도 괜찮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소아과 의사이자 공중보건 전문의인 저자 이토 미쓰코는 마흔의 나이에 의학부에 진학하여 의사가 되었다고 합니다. 의사가 되기 전부터 해외 의학 연구와 논문 확인을 하루도 거르지 않고 있다니 대단한 것 같습니다. 의학적인 근거가 있는 '아이의 음식과 식사에 관한 중요한 사실 50가지'를 소개하는 <아이 식사가 잘못됐습니다>를 읽어 보았습니다.

차례를 보면, 아이의 식사 상식 10가지와 식사 원칙 30가지, 식사 비결 10가지, 식사 처방과 식사 팁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식사 상식과 원칙 40가지 중에 일본 메뉴나 식재료가 보이기도 하지만, 대부분 우리에게도 해당되는 유익한 내용들이 많습니다.

딸아이가 이유식을 마치고 유아식을 시작하면서부터 계란 스크램블을 잘 먹었는데, 어느 순간부터 계란을 싫어하게 되었습니다. 고기를 잘 안 먹는 시기에 단백질 섭취를 위해 계란 반찬을 하도 먹여서 질린 걸까 생각됩니다. 그런데 <아이 식사가 잘못됐습니다>는 매일 아침, 달걀을 하나 먹으라는 내용이 가장 먼저 나오네요. 기본 중의 기본인 '아이의 식사 상식 10가지' 중에 비타민 D와 철분 섭취, 빻은 참깨 1큰술, 잔멸치 2큰술 먹기, 잡곡밥, 올리브유, 아침에 바나나, 키위 먹기가 있습니다. 연구 결과에 따른 내용이나 의학 정보를 바탕으로 한 내용과 함께 어떻게 먹으면 좋은지도 알려 줍니다. 왜 아침에 달걀을 먹으면 좋은지, 비타민 D나 철분이 부족하면 어떻게 되는지, 올리브유는 왜 몸에 좋은지 등 유용한 정보들이 나옵니다.

바로 시작할 수 있는 '아이의 식사 원칙 30가지'를 읽으면서 저부터 고쳐야 할 점이 많다는 것을 느낍니다. 단백질은 체내에 축적되지 않기 때문에 가능하다면 매끼 섭취하기, 유제품의 지방은 포화지방산으로 체내에서 염증을 일으키기 때문에 요구르트는 무지방, 우유는 저지방 제품 먹기, 아연 부족이나 결핍은 여러 문제를 일으키므로 신경쓰기 등 식사 원칙을 말하며 음식과 영양소에 대한 다양한 정보를 알려 줍니다. 아이들은 목이 마르다고 자각하지 못하는 경우가 자주 있어서 쉬는 시간마다 물을 세 모금 정도 마시도록 하는 방법이 좋은 것 같습니다. 딸아이에게 간식이라 함은 과자가 아닐까 합니다. 간식은 영양을 보충할 수 있는 달지도 짜지도 않은 것으로 고르라고 하네요. 군것질거리를 사지 말아야 하는데 쉽지가 않습니다. 우유는 하루 한 잔만, 우유 대신 아몬드우유나 오트밀우유를 마시면 좋다고 합니다. 책에 나오는 내용들을 어렵지 않게 시도해볼 수 있겠습니다. 한 가지 내용에 적게는 2쪽, 많게는 5쪽 분량이고, 양쪽 페이지에 글만 꽉 차 있지 않기 때문에 책을 읽으면서 지루하거나 어려움이 느껴지지 않습니다. 그림이나 표와 그래프가 적절히 나오고, 내용을 이해하기 쉬워 술술 읽혀집니다.

아이가 먹지 않는 음식이라도 8~15회 식탁에 올리면 먹을 수 있다고 하니 한번 시도해 보아야겠습니다. 되도록 아이 혼자 먹게 하지 말기, 어린이용 영양제 활용하기 등 아이의 식사 비결 10가지도 이야기합니다. 아이의 식사 처방에서는 9가지 고민별 솔루션을 소개합니다. 철분과 아연 결핍으로 정서 불안이 생기고, 아침에 단백질을 충분히 섭취하면 친구들과의 갈등이 줄어든다고 합니다. 피부가 약하거나 피부가 건조해서 자꾸 긁는 경우, 변비나 감기에 걸렸을 때 어떻게 하면 좋은지 친절하게 설명합니다. 아이의 식사 팁으로 간단 레시피 8가지와 증상을 완화시키는 레시피 6가지가 나옵니다. 재료만 있다면 만들어 보고 싶습니다.

각 장의 끝부분에 어린 시절의 수면 시간, 단것 먹는 습관, 식사 만큼 중요한 운동, 스마트폰 보는 시간 등 칼럼을 담았습니다. <아이 식사가 잘못됐습니다>는 식재료와 식사법처럼 음식에 대한 이야기가 큰 부분을 차지하지만, 수면이나 운동, 스트레스와 환경 관리에 관한 내용도 나옵니다. 아이가 이유식을 하기 전에 이 책의 내용을 알았다면 더 좋았겠지만, 지금이라도 읽게 되어 다행입니다. 예전에 읽은 책 중에 약사가 쓴 책이 있습니다. 여러 가지 증상에 따른 약에 대해 쓴 그 책을 딸아이가 수차례 넘겨 보았는데, 이제 <아이 식사가 잘못됐습니다>를 보도록 했습니다. 엄마와 아이가 함께 읽고 하나씩 실천하며 몸과 마음 모두 건강해지길 바랍니다.
* 이 리뷰는 컬처블룸을 통해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 받아, 직접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