능소화 - 4백 년 전에 부친 편지
조두진 지음 / 예담 / 2006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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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책을 손에 잡았을 때, 표지의 붉은 꽃이 왠지 슬픈 느낌을 주었다.
안쪽에 얌전히 접힌 풀빛 종이(草紙)의 '원이 엄마의 편지'는 너무도 애절하여
부부의 사랑이 어느 것에도 비할 데 없었음을 알 수 있게 해준다.

하늘정원에 있던 기품이 넘치는 아름다운 꽃, 소화를 훔쳐 인간세상으로 달아난 여늬.
사냥을 갔다가 붉고 큰 소화꽃을 안고 집으로 들어오는 응태.
만나서는 안 되는 운명이지만 둘은 끈질긴 인연으로 만날 수 밖에 없었다.

이요신은 아들 응태의 짝으로 박색이고 성질 사나운 며느리감을 찾는다.
홍생원은 딸 여늬가 어릴 적에, 한 스님으로부터
여늬는 이미 죽은 사람이니 인연을 맺을 수 없다고,
아이가 앞으로 맺을 인연은 재로 꼰 새끼줄이라는 말을 듣는다.
겨울에 천에 빠져 죽을 뻔한 여늬를 구한 종니가 죽었다는 소식에
여늬는 집 안에 틀어박혀 지낸다.
여늬 대신 집 밖으로 소문이 퍼졌다. 흉측하고 박복한 여자아이가 있다고.
그렇게 응태와 여늬의 인연은 시작된다.

여늬의 꿈에 팔목(八目)수라라는 괴물이 등장하고,
사냥을 다녀 온 응태는 앓아 눕는다.

이야기는 슬프게 끝난다.
눈물로 썼을 여늬의 편지들을 읽고 있으면 가슴이 아프다.
남편 응태와 큰 아들 원이까지 잃은 슬픔은 말로 표현할 수 없을 것이다.

연초에 장편소설『도모유키』를 읽으면서 조두진 작가를 알게 되었다.
도모유키와 명외의 사랑을 그려낸 작품.
두 작품에는 공통점이 있다.
슬프지만 아름다움이 보인다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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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인재혁명
정부효 지음 / 무한 / 2006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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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과 몇 년 전만 하더라도

사회의 중요한 부분에서 남성들이 대다수였지만 지금, 사회는

남성의 장점과 여성의 장점이 결합한 원 플러스 원 형태의 양성형 인재를 원하고 있다.

이제 기존의 남성과 여성의 성역할을 벗어 던지고 양성성을 즐기는 양성형 인재가

새로운 시대를 잘 리드할 수 있는 미래형 인재인 것이다.

 

이름만으로 미국을 움직이는 막강한 브랜드인 오프라 윈프리,

남편을 먼저 보내고 자식들이 훌륭하게 자라도록 뒷바라지 한 우리나라 장한 어머니들,

그녀들에게서 강한 남성성을 볼 수 있다.

영화 <왕의 남자>로 단번에 스타가 된 이준기, 축구 선수 안정환,

이들은 여성성을 풍기는 꽃미남이다.

여성들은 건설, 공학, 부동산업 등 과거 남성중심이었던 분야에서 능력을 발휘하고 있고,

요리, 디자인, 미용분야에서 최고 위치에 있는 사람은 거의 남성이다.

이렇듯 이제 남자와 여자의 역할 분담이란 없는 것이다.

 

1부, 2부, 3부를 각각 서론, 본론, 결론으로 볼 수도 있겠지만

각 chapter를  하나하나의 보고서로 보고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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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어 상식 퀴즈 - 영문과 교수도 틀리는 영어 상식 시리즈 3
구경서 지음 / 길벗이지톡 / 2006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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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글만 봤을 때보다 책을 받고 난 후, 더 마음에 드는 책이다.

오래 전에 길벗에 입사지원서를 낸 적이 있다.
당사에서 출간한 책에 대한 평가 의견을 첨부해야 했기에
컴퓨터, 경제ㆍ경영, 어학으로 나누어 도서 목록을 작성한 뒤,
도서관에 꽂혀 있는 책들을 모두 꺼내어 한 권씩 살펴보았다.
대부분 디자인과 편집 부분이 마음에 들었다.

영어 상식 퀴즈 앞 장을 넘기면
'길벗 이지톡은 책을 많이 만들지 못합니다.
독자 여러분이 가장 쉽게, 가장 효율적으로 배울 수 있는 책을 만들기 위해
한 권 한 권 정성을 다하기 때문입니다.'라는 문구가 나온다.
정말 이 책 한 권에 쏟아 부은 정성이 느껴진다.
상식 퀴즈라는 제목에 걸맞게 편집이 잘 된 것 같다.
본문이 가득차 보이지 않으면서 텅 비어 보이지도 않으니 말이다.
문제 박스에 넣은 색상은 책을 돋보이게 한다.

요즘 대학생이며 취업준비생들이 영어 공부를 한다고 하면
대부분이 토익 점수를 올리기 위한 공부일 것이다.
학교에서뿐 아니라 아무도 가르쳐주지 않은 영어가 여기 있다.
이 책을 읽기 전에 여기 있는 내용들을 아는 사람이 얼마나 있을까?
앞에서부터 차근차근 읽어나가는 것만으로 영어 상식이 풍부해지는 느낌이다.
지루하지 않고 머리가 복잡해지지 않는다.
내게 오랜 시간 간직하고 싶은 책이 한 권 더 추가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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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인생 쨍하고 해뜰날
이명숙 지음 / 미디어윌 / 2006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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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의 내용이 내게 절실하게 와닿은 까닭은

나도 6주간의 취업프로그램에 참여해봤기 때문이다.

다른 점이 있다면 내가 참여한 프로그램은 30세 미만의 청년 상대였고,

책에 등장하는 사람들은 10대부터 60대까지 다양하다.

각자 아픔이 있고, 좀 더 나은 미래를 위해 성취프로그램실의 문을 연다.

아버지 손에 이끌려 마지못해 온 사람도 있고,

자살을 결심하고 버스타고 가는 중에 마지막 희망을 안고 찾아온 사람도 있다.

저마다 힘든 사정이 있지만 모두 평범한 사람들이다. 

누가 먼저 시작했느냐가 중요한 것이 아니다.

늦게 가더라도 끝까지 가는 것이 중요하다.

 

취업프로그램이 시작된 날, 적성, 흥미, 성격검사를 통해

내가 원하고 잘할 수 있고 내게 적합한 업무가 무엇인지 정리했다.

보여 주는 삶이 아니라 가는 길을 정하고 나서 앞만 바라보며 가는 길을 택해야 한다.

아무리 힘들어도 포기하지 말고 자신감과 긍정적 마인드, 능력을 키우는 것이 중요하다.

 

나는 일하고 싶은 분야가 많다.

일할 수 있을 때까지 적어도 세 개의 직업을 가져보려고 한다.

세 곳의 직장이 아닌 세 가지 직업말이다.

물론 힘들겠지만, 열정만 넘치는 건 아닌지 의욕만 앞서는 건 아닌지

하지만 하고 싶은 일을 할 때, 비로소 사람은 빛을 발한다. 

꿈을 꾸고 있다는 것은 실현할 수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지금 꾸고 있는 꿈을 절대 놓지 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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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시 - 눈을 감으면 다른 세상이 열린다
쓰네카와 고타로 지음, 이규원 옮김 / 노블마인 / 2006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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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릴 적 잠들기 전에 생각하곤 했다.

  오늘밤 꿈에는 어디에서 누굴 만나면 좋겠다고.

  무서운 꿈을 꾸면 그 상황이 너무 무섭지만

  난 으스스한 공포를 즐겼는지도 모른다.

 

  주인공은 어린 아이들이다.

  정확히 말하면, 고도와 야시에 들어섰을 때 그들은 어렸다. 

  만약 어른이 주인공이라면 왠지 호러소설의 맛이 느껴지지 않을지도 모르겠다.

  아주 자연스럽게 반대쪽 세상인 고도와 야시로 연결된다.

 

< 바람의 도시 >에서 고도는 귀신의 길, 죽은 자의 길, 혼령의 길,

  나무그림자의 길, 신의 통행로이다.

  베란다에서 한밤의 고도를 내려다보면 가끔 정체를 알 수 없는 괴물들이 지나간다. 

  만화처럼 장난스럽고 익살스럽기도 하지만

  총에 맞아 고도에서 사체(死體)가 된 가즈키는 고도의 소유물이기에 결국 슬픔도 공존한다.

  렌의 혼자 하는 여행이 부럽기도 하다.

  커다란 종이에 내가 지나는 길을 지도처럼 표시해가며

  새로운 공간에 발을 디딜 때의 느낌은 어떨까?

  렌과 그의 어머니, 렌과 고모리의 관계를 반전이라고 해야하나?

  책을 읽다보면 그 반전을 눈치챌 수 있다.

  당황스럽지 않으면서 놀라운 이야기.

 

< 야시 夜市 >는 바닷가 곶에 있는 숲에서 선다.

  길을 잃으면 물건을 사기 전에는 나갈 수가 없다.

  유지는 어릴 적에 야시에서 동생을 팔아 야구를 잘하게 되는 재능을 산다.

  야시에서 빠져나와 집으로 돌아왔지만 부모님의 기억에서 동생의 존재는 사라지고 없다.

  꿈에서나 있을 법한 이야기지만 끔찍하다.

  '뭐든지 베는 검'을 산 노신사와 유지의 관계가 밝혀질 때도 놀랄 수밖에 없었다.

 

  렌이나 노신사나 그들의 운명은 참으로 슬프다.

  오랜시간을 혈육과 떨어져서 지내야 했던 그 시간들이. 

  이 책은 꿈을 꾸는 듯 신나고 환상적인 이야기가 될 수도 있지만

  마음 한 구석은 아플 수도 있다.

 

 

  내가 야시에서 길을 잃었다면 과연 무엇을 샀을까?

  아마도 과거 4개월의 시간?

  6월 말로 돌아가고 싶다.

  하루에 두 곳에서 면접이 있었는데 한 곳은 포기해야 했다.

  다시 돌아갈 수 있다면 포기한 그곳으로 가보고 싶다.

  물질적인 것을 사야한다면 책 한 권을 사고 싶다.

  300페이지 이내의 제목이 없는 책.

  처음부터 끝까지 다 읽고나면 다시 다른 내용으로 채워져 있는 책.

  펼칠 때마다 새로운 이야기가 기다리고 있는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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