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을 얻는 기술
레일 라운즈 지음, 임정재 옮김 / 토네이도 / 2007년 6월
평점 :
절판


 
초등학교 4학년 때, 경기도에서 전라도로 전학을 가면서 스스로 제 2의 고향이라 말하는 그곳에서 8년 넘게 살았다. 학급에서 눈에 띄지 않게 조용히 지내던 나는 중2 때 담임선생님과 친구들의 영향으로 성격이 급변했다. 아마도 전라도에서의 생활을 기점으로 15년의 긴 시간 동안에 만나고 헤어지며 나와 관계를 맺은 사람들은 수도 없이 많을 것이라 짐작된다. 크지 않은 시골 중학교에서의 생활은 나름 좋은 추억으로 남아 있다. 여러 중학교에서 모인, 많은 친구들을 사귈 수 있었던 사립고등학교에서의 추억은 왠지 아쉬움이 많다. 더 열심히 파고들지 못한 어중간한 성적, 맘에 들었던 남학생에게 좀 더 적극적이지 못했던 행동 등. 하지만 지금 생각해보면 고등학교 시절의 추억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 대학 입학하던 해 여름, 그리고 5년 후인 작년 가을에 고등학교에 가서 선생님들을 뵙고 친구들도 만났다. 오랜만에 인사드려도 몇 년 전과 같은 모습으로 반겨주시는 선생님들, 친구들. 내겐 소중한 인간관계이다.

대학 동아리, 생년월일이 같은 사람들의 모임, 취업 프로그램, 일어스터디, 학원, 북카페 등 많은 곳에서 만난 사람들이 있다. 알고 지내는 모든 사람들과 꾸준히 연락하기는 힘들지만 주변에 좋은 사람들이 많다는 것에 항상 감사하고 있다.

사람을 얻는 데 기술이 필요하다? 사실, 이 말에 100% 찬성하지는 않는다. 사람과 사람과의 관계가 기술만으로 이루어지지는 않을 것이다. 상대에 대한 진심이 80% 이상 되지 않을까? 저자가 실제 인물들과의 에피소드를 바탕으로 썼기 때문에 거리낌없이 읽어내려갈 수 있었다. 82가지 내용 중에 공감되는 몇 가지를 꼽는다면, 함께 울고 웃어라. 오래된 친구처럼 대하라. 상대의 다른 상황에 신경 써줘라. 끊어지면 반드시 이어줘라. 절친한 감정을 실어 솔직하게 말하고 상대의 마음을 잘 받아준다면 누가 싫어하겠는가. 역시 기술보다는 진실된 마음이 바탕인 듯하다. 얼마 전에 회사 선배가 소개팅을 주선했다. 상대는 숫기가 없고 말주변도 없었다. 둘 사이에 이야기가 끊겼던 시간을 합하면 얼마나 될는지. 책의 끝부분에 나오는 '끊어진 시간이 길어지지 않도록 해야 한다'는 말에 가장 공감했다. 책을 읽을 때 단순히 머리속에 글자만 입력하는 게 아니라 내 상황과 연결지어 읽는다면 지루하지 않고 훨씬 재미있을 것이다.

주변 사람들과의 관계를 소중히 여기던 내가 졸업을 하고 사회 생활을 하면서부터 조금 달라진 것 같다. 평일엔 늦게까지 일하고 주말이면 피곤하다는 핑계로 친구나 지인들과의 모임도 멀리하고. 점점 인간 관계의 폭이 좁아지는 듯하다. 다시 예전의 활기차던 모습으로 돌아가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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