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에나는 우유 배달부! - 인간보다 더 인간적인 상상초월 동물생활백서
비투스 B. 드뢰셔 지음, 이영희 옮김 / 이마고 / 2007년 4월
평점 :
품절


내 손으로 처음 책을 사본 게 초등학교 4학년인가 5학년 때였다. 학교 과학실에서 수십권의 책들을 싼 값에 팔았고(정가보다 쌌던 건지 15년 전의 물가가 싼 때문인지) 안내문에 적혀있는 번호와 책 제목들을 보며 맘에 드는 책을 표시했었다. 저학년 때부터 책읽기에 재미붙였던 나는 읽고 싶은 책들이 무척 많았지만 번호를 지워나가며 두 권을 골랐던 기억이 난다. 아동교육문화연구회에서 92년도에 발행된 사례별 자녀 교육 지침서 '엄마는 교육박사'와 곤충 관찰 이야기 '파브르 곤충기'가 그것이다. 두 권 모두 2700원. 오랜만에 펼쳐보니 어린시절 기억이 새록새록 떠오른다.


'파브르 곤충기'와 '시튼 동물기'에 이어 동물에 관한 책은 이번이 세 번째다.

읽고 싶어서 고른 건지 의심되는 곤충기와 읽을 책이 없어 책꽂이 구석에서 꺼내들었던 시튼 동물기. 어릴 적에 놀이터에서 개미와 재미있게 놀았던 것을 제외하고는 동물에 별 관심이 없었다. 하지만 가끔, 관심 없는 분야의 책을 읽고는 한다. 사람이 나 좋은 일만 할 수는 없기도 하겠지만 내 관심 분야가 너무 좁다는 생각도 들기 때문이다. 그렇게 선택된 동물생활백서. 제목부터 흥미롭다.


앞에서부터 차례대로 읽지 못하고 목차를 보며 뒤죽박죽 골라 읽었다. 차근차근 읽어나가기엔 책을 덮기까지 지루함만 더해질 듯해서였다. 저자의 일기와 관찰기록문과 한편의 다큐멘터리를 동시에 본 느낌이다. 동물들의 결혼제도나 자녀 양육법, 생존전략, 균형 메커니즘 등 재미있게 읽은 부분도 많았고, 책을 접하지 않았다면 평생 알지 못했을 동물 이야기에 짧은 시간 동안 두꺼운 동물학 참고서를 읽은 것도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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