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시무스의 지구에서 영어로 유쾌하게 사는 법
막시무스.이지예 지음, 오영욱 그림 / NEWRUN(뉴런) / 2007년 8월
평점 :
품절


 
'막시무스의 지구에서 인간으로 유쾌하게 사는 법'이 나왔을 때 제목에 끌려 책을 펼쳐 보았다. 저자 소개를 살피지도 않고 막시무스라는 이름 때문에 외국인이 쓴 책인줄 알았다. 지구에서 유쾌하게 산다니. 제목만으로 이 책은 성공한 게 아닐까. 표지의 바탕색과 글씨체가 마음에 든다. 책을 펼치고 싶게끔 만든다. 게다가 책 안에 여덟 장의 흑백사진도 멋있고, 다음 페이지로 이어지는 일러스트도 재미있다. 책장을 계속 넘기면서 하단의 일러스트를 먼저 확인했다.   

중고등학교에서 6년이나 영어를 배웠지만 영어로 능숙하게 말할 수 없다는 것도 말이 안 된다. 하지만 그게 현실이다. 대학 입학하면서 영어와 멀어지다가 졸업에 가까워지면서 영어라기보다는 토익 공부만 했다. 지금 생각하면 열세 살부터 10년 이상의 시간들이 아쉽고 안타깝다. 교과서나 형식에 의존하지 말고 한마디라도 할 수 있게 회화 공부를 할 걸. 영어 관련 책들을 보면 문장으로 말하며 외우라는데 외울 때 뿐이고 금새 잊어버리기 일쑤이다. 오랜 시간 붙잡고 있었던 영어는 두려운 존재로만 느껴지는 반면 고1 때 처음 접한 일본어는 시작할 때부터 재미있었다. 처음 보는 글자가 신기해서였을까. 영어와 좀더 친해지고 싶은데 어렵기만 하다.

한국어 부분을 먼저 읽었다. 알고 있었던 이야기도 있지만 태반이 모르는 내용이었다. 짤막하면서 의미심장한 이야기와 유명한 인물들의 한마디가 어렵지 않게 읽혀진다. 무겁지 않은 내용에 양쪽 페이지에 글자가 빽빽하지 않아서 지루할 틈도 없었고 술술 읽을 수 있었다. 영어 이야기의 의미를 유추할 수 있을 정도로만 썼다는 한국어 이야기는 내용을 이해하는 데 부족함이 없다. 정말 오랜만에 영어를 소리 내어 읽었다. 바로 아래에 해석이 있어서 페이지를 넘기는 수고도 덜어 준다. 외우는 것이 아니라 소설책 읽듯이 읽어나간다면 부담이 아닌 유쾌함이 느껴지는 영어를 접할 수 있을 것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결혼해도 좋은 남자 연애만 해야 될 남자
자신타 티난 지음, 허지은.신선숙 옮김 / 행복한발견 / 2007년 8월
평점 :
품절


 

겉표지의 신발 두 짝은 무엇을 의미할까? 설마 구두는 결혼해도 좋은 남자, 운동화는 연애만 해야 될 남자를 의미하는 걸까? 단순히 두 영역으로 분류했음을 신발로 표현한 듯하다. 남자 때문에 한 번은 울어본 여자를 위한 책이라기에 한 번 더 쳐다보게 되었는지도 모르겠다. 벌써 30개월도 더 된 일이다. 3주년을 20일 정도 앞두고 남자 친구와 헤어졌다. 오랜 시간을 사귄 만큼 슬픔도 컸었다. 부제(副題)를 보며 옛일이 떠올라 씁쓸한 기분이 들었다. 제목만 보면 결혼해도 좋은 남자와 연애만 해야 될 남자의 목록을 작성하여 이야기를 시작할 것 같다. 하지만 차례를 살펴보아도 이런 남자라면 결혼해도 좋다는 말은 없다. 단지 이별 직후 화풀이로 남자를 만나지 마라, 서두르면 괴물을 만날지도 모른다, 착각을 맹신하지 않기, 결혼 때문에 모든 걸 미루진 마라, 아닌 남자를 붙잡고 있기엔 인생이 너무 짧다 등으로 간단한 충고를 하고 있다. 등장인물을 소개하면서 마치 소설을 읽게 될 거라는 생각이 들게 한다. 책을 덮고 났을 땐 정말 외국 드라마 한 편을 본 느낌이었다. 이 책이 꼭 필요한 여자의 목록을 보면 이 책을 읽지 않아도 될 여자가 과연 몇 명이나 될까 궁금하다. 30살이 넘은 저자와 친구들의 경험담으로 이루어진 이 책은 코믹하고 솔직하고 흥미진진하다. 아쉬운 점이라면 제목과 내용이 조금은 맞지 않는 듯하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우먼 인 아프리카 - 아프리카에 두고 온 서른한 살
정은선 지음 / 이가서 / 2007년 8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제목만 보고 단순히 아프리카 여행기로 생각했다. 서른한 살의 영화 마케터인 저자는 아프리카에 서른 가지를 버리고 한 가지를 가지고 왔단다. 영화 마케터와 아프리카 여행, 뭔가 색다른 느낌이었다. 책을 처음 잡았을 때 드넓은 평원의 해질녘 모습이 담긴 우표가 붙여진, 얼룩말 그림의 엽서를 받은 것만 같았다. 서른한 살이 내게는 멀게만 느껴진다. 중고등학교 시절에는 대학생이 되고 사회인이 되는 몇 년 후의 내 모습이 아득하게 여겨졌지만 세월의 흐름은 겁없이 빠르다. 그렇다면 서른하나까지 남은 5년이란 시간 또한 길지는 않을 것이다. 앞으로의 내 모습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으로 30대에 버려야 할 서른 가지를 눈여겨보았다.   

목차를 보면서 '이건 정말 버려야 해. 하지만 저것도 버려야 한다고?' 혼자 묻고 대답했다. 나태나 선입견, 짜증, 열등의식, 절망, 상실감 등 마땅히 버려야 할 것들을 확인하며 속이 다 시원했다. 하지만 예감이나 기대는 좋은 쪽으로 생각할 수도 있지 않을까. 순수나 외로움도 가끔은 필요하지 않을까. 저자는 꿈과 도전으로 행복한 30년을 살았지만 서른 해를 넘어가며 시작된 인생 고민으로 아프리카 행을 택한다. 그리고 삶의 변화를 맞이한다. 

남아프리카공화국의 제1도시 케이프타운에서 시작하여 요하네스 공항으로 가는 비행기 안에서 마치는 저자의 여행기는 한달이라는 길고도 짧은 시간으로 구성되어 있다. 아프리카 여행이야기와 영화 마케터로 살면서의 이야기를 잘 혼합하여 들려주고 있다. 궁금한 점이 있다면 여행이야기를 풀어쓴 다음에 버려야 할 서른 가지를 찾아냈는지 아니면 서른 가지를 골라낸 후에 여행이야기를 접목(接木)했는지이다. 글쓰기에 관심이 있은 후로 책을 쓰는 사람들의 집필 관련한 문제에까지 호기심이 유발된다. 가보지도 들어보지도 못한 아프리카 이야기를 즐겁게 읽을 수 있었고, 내게는 생소한 직업인 영화 마케터의 솔직한 이야기를 엿들을 수 있어서 신기하면서도 재미있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영화 저편, 길을 나서다 - 영화의 한 장면 같은 여행이야기
안홍기 지음 / 부표 / 2007년 6월
평점 :
품절


 
2년 전 배낭여행에서 경유지 프랑크푸르트에 착륙하려고 비행기가 감속할 때였다. 창밖으로 내려다 본 풍경은 정말이지 액자 속 그림을 보는 듯했다. 마치 인형의 집처럼 벽돌색 지붕이 일정한 간격으로 따닥따닥 붙어 있었다. 159페이지의 사진이 잠시 동안 옛 추억을 불러일으켰다. 산토리니 이아 마을의 사진 또한 그리스를 여행하던 때의 두근거림과 환희를 다시금 느끼게 해주었다. 불투명한 파스텔 톤의 표지가 마음에 든다. 영화의 한 장면 같기도 하고 여행하는 이들의 사진 같기도 한 아름다운 모습이다. 사진과 여행을 한 묶음으로 생각하기는 하지만 영화와 여행을 연결 지어 생각해 본 적은 없었다. 

영화는 여행과 같다.
아주 짧은 시간에 아주 짧은 여행을 실컷 하고 돌아올 수 있는 기분이 된다. 
책을 덮고서야 동감(同感)했다. 저자의 여행이야기를 들으면서는 영화를 본 듯했고, 영화이야기를 들으면서는 여행을 다녀온 듯했다. 영화와 여행, 사진, 글쓰기 등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하며 사는 사람들은 얼마나 행복할 것이며 그 모습 또한 얼마나 멋진가. 책의 내용뿐만 아니라 저자의 추억까지도 부러웠다. 

스물아홉 편 중에서 내가 본 영화는 거의 없다. <달콤 쌉싸름한 초콜릿>은 책으로 두 번 읽어서 그런지 내용이 머릿속에 영상으로 남는 듯한 착각이 든다. 제목만 들어본 영화까지 합해도 열 편 정도다. 여행이야기와 적절하게 섞어준 덕에 책에 소개된 영화를 비디오로 쌓아놓고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여행, 내게는 꿈 같이 황홀하고 즐거우면서도 몸살 같이 힘들고 피곤한 경험이다. 두 시간 동안 영화를 보면서 그만큼 짧은 여행을 다녀왔다고 느끼는 저자의 모습이 밝게 비춘다. 아름다운 풍경과 사람 냄새나는 여행 사진을 보며 세계 곳곳에 있을 그림 같은 장소와 환하게 웃으며 하루를 보내고 있을 마음 따뜻한 사람들 생각에 내 마음 역시 훈훈해졌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I am a Photographer 나는 사진쟁이다 - 신미식 포토에세이
신미식 지음 / 푸른솔 / 2007년 7월
평점 :
절판


사진쟁이 신미식, 그의 이름을 처음 들었다. 16년 동안 여행과 사진에 미쳐 살았다니 가히 프로 여행 사진가라 할 만하다. 여러 곳을 둘러본 건 아니지만 손에 꼽을 정도의 짧은 여행을 하면서 여행과 사진은 뗄래야 뗄 수 없는 관계라는 것을 알았다. 예전의 여행 사진을 들춰보면 즐거웠고 힘들었던 소중한 추억들이 고스란히 남아 있다. 앞으로도 여행을 할 때는 사진기가 필수품일 것이며 사진 기술은 배워본 적도 없는 내가 멋진 풍경과 평범한 일상을 쉼 없이 찍어댈 것이다. 

직업으로 전혀 생각하지 못했고, 부러워하며 동경했던 일을 하게 되었을 때의 기분을 말로 표현할 수 없을 것이다. 사람들에게 영향을 주는 존재가 되길 바라는 그의 마음은 얼마나 따뜻하며, 스스로 찾아낸 삶의 현장에서 사진을 찍는 그의 손은 얼마나 섬세할까. 두꺼운 책의 큼지막한 사진들을 심장이 멈춘 듯 숨도 쉬지 않고 동경의 눈으로 바라보았다. 자연과 사람, 두 가지로 나눌 수 있는 그의 사진은 소박하면서도 거대하고, 평범하면서도 아름답다. 일상에서 빛이 나고 단순함에서 특별함이 묻어난다.  

볼리비아의 우유니 사막에서 소금을 떼어내 맛보고 자전거를 타고 달리고 싶다. 페루의 마라스 마을에 있는 살리나스 염전을 확인하는 순간에는 미미한 소름이 돋았다. 자연과 문명(文明)의 합작이 아닐까. 어느 나라든 아이들의 눈은 맑기만 하다. 순수한 마음과 때묻지 않은 웃음은 여행에서 쌓인 피로를 말끔히 씻어줄 게 분명하다. 우리와 피부색이 같고 얼굴 생김새가 닮은 사람들을 보면서 친근함에 눈을 떼지 못했다. 꽃과 나무와 구름과 산, 호수와 사막과 하늘과 생명체가 있는 사진을 바라보면서 살아있음이 행복하고 한번쯤 도전해볼 수 있음에 감사하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