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살기 2 - 그림쟁이 홍시야의 알록달록 싱글 스타일
홍시야 지음 / 브이북(바이널) / 2008년 9월
평점 :
품절


 
혼자 살고 싶다는 생각은 여러 번 했지만 선뜻 집을 나가기란 어려운 일이다. 아마도 결혼할 때가지는 부모님과 함께 살지 않을까. 지금처럼 구속된 생활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말이다. '혼자살기'라는 제목에 눈이 갔다. 어떤 책일까. 이름이 예쁜 저자 '홍시야'에 대해 검색해보니 많은 그림 작업을 했고 프로젝트 기획도 했으며 여러 전시회도 열었다. 경력이 화려하다. 앳된 얼굴의 그녀가 곧 서른이라는 게 믿어지지 않는다. 

책이 아기자기하다. 그녀만의 일러스트가 참 예쁘다. 감각있는 표지디자인도 책 안의 사진도 하나하나 정성 들여 그렸을 그림도 마음에 든다. 사실 그녀의 그림을 처음 보면서 아이가 낙서한 것 같기도 하고 이건 무얼 그린건지 무엇을 뜻하는지 이해하기 어렵기도 했다. 하지만 책을 덮는 순간 그녀의 그림에 폭 빠져 있었다. 왜 이렇게 빨리 끝난거야. 그녀의 이야기가 더 듣고 싶었고 그녀의 그림을 더 보고 싶었다.  

새 단락으로 넘어갈 때마다 다이어리 속지나 편지지의 디자인으로 쓰면 예쁠 듯한 불규칙적인 패턴의 반복이 돋보이는 그림이 나온다. 작업실에 앉아 자그마한 그림을 하나하나 그리고 색칠해나갔을 그녀를 생각하니 더욱 집중하여 보게 된다. 혼자살기 4년차인 그녀가 들려주는 이야기를 들으면서 혼자살기 지침 열 두 가지를 읽으면서 마치 친한 언니가 동생에게 말해주는 듯했다. 

01_마음껏 울 수도 있고, 누구의 눈치도 안 보고 행동할 수 있는 '나만의 아지트'를 만들자! 08_혼자 하는 여행을 적극 추천! 09_가끔은 무계획으로 떠나는 여행을! 10_나만의 세계를 이해해 줄 수 있는 진정한 친구가 필요하다. 11_반드시 나만의 취미가 필요하다.12_말도 안 되는 꿈일지라도 '꿈'을 가져보자. 

세상을 바라
보는 남다른 시각, 독특하고 유쾌한 그녀만의 싱글 라이프를 엿보는 동안 정말 즐거웠다. 딱 그녀만의 책인 것 같다. 그녀의 일상이 담겨 있고, 그녀의 작품이 담겨 있고, 그녀의 추억이 담겨 있고, 그녀의 애정이 담겨 있다. 나도 언젠가 나만의 책을 만들고 싶다. 잠자리에 들기 전에 어떤 책인가 훑어만 보고 자야지 했는데 책을 펼치고서 끝까지 읽어버렸다. 매력적인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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