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대한민국 절대가이드 - 89개 지역 700개 명소 ㅣ 절대가이드 시리즈
최미선 지음, 신석교 사진 / 삼성출판사 / 2010년 11월
평점 :
구판절판
두꺼운 책 한 권이 듬직하다. 아직 추웠던 작년 3월 말에 쁘띠프랑스에 갔었는데 표지에서 사진으로 보니 반갑다. 목차를 보며 내가 가본 곳에 표시를 했다. 89개 지역 중 28개 지역, 700개 명소 중 52곳 뿐이다. 그동안 여행을 좋아한다고 자신있게 말했던 게 무색할 정도다. 한편으로 국내에서 가보지 못한 곳이 이렇게 많이 있으니 앞으로 여행지 선정할 때 어려움은 없겠다는 생각이다.
글은 아내가 쓰고 사진은 남편이 찍었다. 신문사 기자로 열심히 일하다가 취향이 똑같은 둘은 동시에 사직서를 내고 발길 닿는 대로 둘러보는 중이다. 여행 좋아하는 사람을 만나 즐겁게 살고 싶은 마음뿐인 나로서는 그들이 부럽고 멋지다는 말밖에 나오지 않는다. 내게 "여행지 중 어디가 제일 좋았어요?"라는 질문은 내가 좋아하는 사람을 가리키며 "그 사람 어디가 제일 좋아요?"라고 묻는 것과 다르지 않다.
"여기가 제일 좋았어요."라고 딱히 어느 곳을 콕 짚어 말한다는 게 좀 그랬거든요. 계절에 따라,
날씨에 따라, 시간에 따라, 내 마음 상태에 따라 기억에 남는 곳이 제각각 달랐기 때문입니다.
─ <프롤로그 중>
욕심부려 여행 일정을 빡빡하게 짜면 맘에 드는 곳에서 좀 더 머물고 싶어도 그 일정 때문에 갈등이 생길 수도 있다는 말에 공감한다. 그래서 1박 2일 국내 여행이든 보름간의 배낭여행이든 꼼꼼하게 일정을 짰던 나는 이번 봄에 떠나는 한 달간의 여행 일정은 짜지도 않고 전체 루트만 대충 정해 놓은 상태다. 이번에야말로 발길 가는 대로 둘러보는 여행을 하자고 결심했다. 마지막에 '틈틈이 시간 내어 여행을 많이 하라'는 두 사람의 바람에서 따뜻한 애정이 느껴졌다.
<대한민국 절대가이드>는 사람들이 가장 가보고 싶어하는 여행지와 그 주변에서 가보면 좋을 관광지를 소개하고 있다. 지역별 첫 페이지에서는 지도 위에 중심 여행지와 주변 여행지 사진을 배치하여 위치를 한눈에 확인할 수 있게 했고, 중심 여행지에서 주변 여행지로의 이동 시간도 알려 준다. 여행지의 이용 시간이나 입장료 등 최신 정보라는 점이 마음에 들고 가는 길에 대한 설명도 자세하다. 나의 큰 바람인지는 모르겠지만 먹을 곳과 잠잘 곳에 소개된 식당과 숙박업소의 약도를 작게나마 보여 주었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있다.
가족과 여름 휴가에 갔던 양양 송천 떡마을과 강릉 참소리축음기&에디슨과학박물관, 남자 친구와 갔던 정동진, 하슬라아트월드, 대학 시절 엠티 갔던 포천 산정호수와 대천 해수욕장, 대학 졸업 후 알게 된 친구들과 갔던 평창 대관령 양떼목장, 월정사, 허브나라, 중학교 친구와 갔던 담양, 쁘띠프랑스, 임진각 평화누리공원, 작년 여름 휴가에 갔던 경주, 버스 타고 시티투어했던 군산, 대학 시절 마지막 여행지였던 순천 낙안읍성과 보성 녹차밭, 직장 다니면서 갔던 겨울과 봄의 제주도 등 대학교 입학 후 여행의 기억은 뚜렷하다. 하지만 고등학교 졸업 전 가족과 함께 여행한 설악산, 통일전망대, 해남 땅끝마을, 수학여행으로 갔던 공주, 부여, 수련회 갔던 완도는 잘 기억나지 않아 다시 가보고 싶다.
여행 가고 싶어 무작정 계획만 세워 놓은 곳이 있다. 강원도 동해, 삼척, 정선과 우리 나라에서 가장 가고 싶은 경남 통영, 거제. 올해 꼭 갈 수 있기를 바란다. 요즘 읽고 있는 박경리 대하소설 <토지>의 무대인 하동 평사리마을의 최참판댁에도 들르고 싶다. 영주 부석사나 단양, 남한산성, 제주도에서 가보지 못했던 곳 등 가고 싶은 곳과 앞으로 가볼 곳이 많다는 사실에 마음이 설레고, 책장에 든든하게 꽂혀 있는 <대한민국 절대가이드>를 보면 웃음이 절로 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