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준별 일본어 다독 라이브러리 Part 1 Level 3 - 전5권 수준별 일본어 다독 라이브러리 1
시사일본어사 편집부 지음, NPO법인 일본어다독연구회 감수 / 시사일본어사 / 2007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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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년, 일본어능력시험 2급에 합격했다. ‘문자·어휘’와 ‘문법’ 점수는 높았는데, ‘청해’와 ‘독해’에서 점수가 많이 깎였다. 듣기와 읽기를 잘해야 말하기, 쓰기(작문)까지 어렵지 않게 할 수 있을 텐데, 하는 생각이 들었고 마침 시사일본어사의 수준별 일본어 다독 라이브러리를 알게 되었다. CD도 있어서 읽기와 듣기를 함께 공부하기에 좋을 것 같았다. Level 1, 2는 초급, Level 3은 초중급, Level 4는 중급 수준으로 각 단계에 사용되는 어휘와 글자 수가 나와 있어서 자신에게 맞는 Level을 선택하면 될 것이다. 나는 Level 3, 4 중에 고민을 하다가 일본어 공부를 하지 않은지 벌써 4년이 넘은 터라 Level 3을 골랐다. 그런데 책 맨 뒷장에 나온 각 단계의 주요 문법 항목을 보고 Level 4를 골라도 될 뻔했다는 생각을 했다.

일본어 다독 라이브러리 Level 3 Part.1은 30페이지의 얇은 책 다섯 권으로 구성되어 있다. 코이즈미 야쿠모의 무서운 이야기 ‘오소리’와 ‘유령폭포’, 미야자와켄지의 명작 ‘주문이 많은 요리점’, 일본에서 가장 오래된 이야기 ‘かぐや姫’, 일본 지폐에 그려져 있는 사람들의 이야기, 아쿠타가와 류노스케의 단편소설 ‘거미줄’과 ‘코’ 등 창작동화, 명작동화, 옛날이야기, 전기, 소설을 다양하게 접할 수 있어서 좋았다. 책 한 권에 두 가지 이야기가 들어 있는 책 두 권은 시간을 재며 읽어보았는데, 짧은 이야기는 7분, 조금 긴 이야기는 12~15분 정도 걸렸다. 처음 세 권은 비교적 쉽게 읽을 수 있었다. 무서운 이야기와 ‘주문이 많은 요리점’은 재미있었고, ‘かぐや姫’는 우리나라의 어느 이야기와 비슷한 듯했다. 네 번째 읽은 ‘지폐에 그려진 인물 이야기’는 동화나 소설이 아니라서 조금 어렵게 느껴졌는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일본 발전에 큰 기여를 했고, 일본에서 유명한 세 위인에 대한 이야기를 접할 수 있어서 좋았다. 일본의 대표적인 작가 아쿠타가와 류노스케의 소설은 ‘라쇼몽’만 읽었는데, 이번에 단편소설 두 편도 알게 되었다. 개인적으로 미야자와켄지의 ‘주문이 많은 요리점’이 좋았다. 지금까지 읽어본 적 없는 색다른 이야기여서 무척 재미있게 읽었다.

무서운 이야기를 쓴 코이즈미 야쿠모는 아일랜드 사람이고 그리스에서 태어난 작가인데, 40세에 일본에 왔다가 일본이 매우 마음에 들어 일본에 살기로 한다. 작가가 그리스에서 태어났다고 해서 떠오른 것이 있다. 대학교 4학년 때, 일본어 회화 수업을 들었는데 일본인 교수님께 그리스 여행 계획을 말씀드렸다. 그런데 'Greece'를 못 알아들으시는 것이다. 나중에 그리스 여행 중에 각 나라 언어로 된 여행책자를 발견하고 알았다. 그리스는 일본어로 '' 혹은 'ギリシア' 라는 것을.  

처음에는 소리내어 읽었다. 두 번째는 모르는 단어에 표시하며 읽고 사전을 찾아본 후, 세 번째는 CD를 들으며 눈으로 따라 읽을 계획이다. 한 편의 이야기가 너무 길지 않아서 지루하지 않게 읽을 수 있었다. Level 3을 완벽하게 공부한 뒤, Level 4도 읽어보고 싶다. 독해 시험을 볼 때, 긴 지문을 읽는 것이 힘들기도 하고 읽기도 전에 눈앞이 캄캄해지기도 했는데 이제 그런 현상이 없어지길 바란다. 국어책 읽듯이 일본어책도 술술 읽을 날을 생각하며 열심히 공부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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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세로 갈까? 매매로 갈까?
박찬웅 지음, 안광호 감수 / 북메이드 / 201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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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 내 거주하는 가구 수에 대한 현존하는 주택수의 비율을 주택보급률이라고 한다. 주택보급률이 낮다는 것은 월세 비중이 높고 인구밀도가 높으며, 주택 노후화가 비교적 높고 지역소득 수준이 전체적으로 낮다는 것을 뜻한다. 자신 명의의 주택을 소유하고 있는 가구의 비율을 주택 자가보유율이라고 한다. 자가보유율이 낮은 것은 공급되는 주택 가격과 실제 서민들의 소득수준 사이에 상당한 간극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주택 공급물량 부족 때문에 전세가격이 상승하는데, 앞으로 몇 년간 공급 부족으로 인한 집값 불안 현상의 가능성이 크며, 지금 내 집 마련에 적극 나서야 한다고 한다.

환경 문제, 저출산과 고령화, 산업구조의 변화가 집 값에 어떤 변화를 주는지 알려 준다. 도시개발을 함으로써 도시기반시설 설치 및 주거수준의 질적 재고를 통해 전반적인 삶의 질과 쾌적성을 향상시키고자 한다. 개선이 시급하다고 평가되는 낙후된 지역을 도심재생으로 정비하고, 서울시에서 디자인과 문화육성 정책에 주력하고 있는 만큼 도심으로의 집중화가 커질 것 같다. 

저자는 지식경제산업에 대해 끊임없이 이야기한다. 인구 감소가 피할 수 없는 사회적 현상이라면 일하고 있는 사람이 지금보다 훨씬 높은 부가가치를 생간해야 경제가 성장할 수 있는데 우리나라는 천연자원이나 국가적 재원이 부족하기 때문에 고부가가치 지식경제산업으로 전환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한다.

요즘 관심을 갖기 시작한 것이 주거 임대업이다. 투자 목적으로 집을 매입하려고 할 때는 어느 지역의, 어느 평형대의 주택을 구입할 것인가를 먼저 고려하고, 언제 매수하는 것이 바람직한지 판단해야 한다. 부동산 경기가 침체되고, 세금정책이 완화되며, 재개발 허가가 완화되는 시기가 부동산을 매수하는 적절한 타이밍이라고 한다. 방어 목적으로 주택 구입시, 해당 부동산의 주요 수요층이 그 지역에서 지속적으로 증가추세에 있는지, 공급가격의 추세는 어떠할 지 사전조사를 해야 한다. 역발상을 하여 남들이 피하지만 사회적 변화로 인구가 모여든 곳을 잘 찾으라고 한다. 가장 급속히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나 그 누구도 공급하지 않는 저가 물건을 공격 매입하여 장기적으로 좋은 수익을 낼 수 있는 기회를 잡아야겠다.

부록에서 선진 도심의 사례를 보여주고 있는데 흥미로운 내용이 많았다. 미국 오스틴시는 수돗물 절약형 세탁기를 이용할 경우 하수도 요금 50달러를 추가 경감해주기로 했고(2001.4), 런던교통공사는 교통 수단으로 자전거 이용률을 높이기 위해 한 달간 직장인을 대상으로 자전거 출퇴근 직장인 대회를 개최했다(2008.7). 일본 교토는 해당 카드로 지하철을 타고 같은 날 가맹 점포에서 쇼핑을 하면 당일 이용한 지하철 요금의 일부나 전액을 포인트로 환원해준다(2008.5). 일본 나고야는 자전거 출퇴근 직원 통근수당을 최고 두 배 지급하겠다고 밝혔다(2001.3). 우리나라에서도 시행한다면 좋을 제도도 많았지만, 국민들의 반발이 심할 것 같은 제도도 있었다. 예를 들면, 캘리포니아에서 출퇴근 시간에 혼자 운전하는 운전자에게 교통혼잡비용을 추가로 부과하고, 출퇴근 피크 시간에 주차할 경우 5배의 추가요금 지불, 도심 지역으로 진입시 혼잡비용을 부담하는 것이다(2007.12).

200페이지 정도의 얇은 책이지만 평소에 자주 접하는 내용이 아니라서 한번에 이해하기가 어려웠다. 두 번 읽고나서야 저자가 전하는 '안정적인 미래를 준비하기 위한 최소한의 참고사항'을 조금은 알 수 있을 것 같다. 책을 덮고 통계청과 국토해양부 등 몇 군데 사이트를 즐겨찾기에 추가했다. 항상 생각만 하고 실천에 옮기지 못했던 경제 신문 보기도 시작해야겠다. 세 달만 꾸준히 본다면 경제흐름을 파악하는 기본 지식의 수준이 될 수 있다고 한다. 공인중개사 사무실 앞을 지날 때마다 전세와 매매가격의 변동추이를 체크하는 것도 잊지 말아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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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는 눈물을 흘리지 않는다 - 백년의 고독, 천년의 사랑
이사강.김태환.유쥬쥬 지음 / 스테이지팩토리(테이스트팩토리) / 201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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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지부터 참 고급스럽다.
영화감독, 사진가, 아티스트 세 명은 각자 자기만의 방식으로 인도를 이야기한다.

영화감독 이사강 :

그녀는 오래전부터 인도를 동경했고, 인도 여행을 꿈꾸었다. 최근에는 요가를 하면서 자연스럽게 인도에 대한 관심이 커졌다. 그녀가 인도에서 가장 먼저 배운 것이 ‘비움’이라고 한다. 처음에는 인도를 최신과 구닥다리가 불균질하게 섞여 있는 곳이라고 생각했고 그 혼란 속에서 헤맸지만, 자신을 던져버리고서 즐거워졌다고 한다. 영화감독답게 여러 작품의 영화도 언급한다. 사랑과 이별을 이야기할 때는 <러브 스토리>, <벤자민 버튼의 시간은 거꾸로 간다>, 인도에서 자신의 모습을 이야기할 때는 <슬럼독 밀리어네어>, <먹고 기도하고 사랑하라>, <인셉션>을 곁들였다. 사고에서만큼은 어느 것에도 얽매이지 않는 자유로운 인도인과 촬영을 하고, 늘 시간에 쫓겨 사는 것이 익숙했지만 장시간 기차 여행을 하며 느림의 미학을 배웠다.

사진가 김태환 :

어느 나라에 가든 오토바이 타고 여행하기를 좋아하는 그는 인도에서 인도인의 행복을 카메라에 담았다. 과거 지향적인 삶을 살아가던 그는 인도 여행을 하며 현재의 하루하루를 소중히 살아가기로 마음먹는다. 위대한 건축물보다 재래시장이나 골목길에서 깊은 감흥을 받는다는 그의 글은 읽기가 쉬웠고, 인도의 순수한 사람들, 여행, 폴라로이드가 영감을 준다는 그의 사진은 화려하지 않지만 깊이가 느껴진다. 그는 사소한 것에도 감탄하고 잘 웃고 잘 표현하는 따뜻한 마음을 지닌 인도인들에게 꾸밈없는 미소에서 행복이 시작된다는 것을 배웠다. 그리고 절망감과 공포 속에서도 언제나 웃음을 잃지 않는 티베트인들의 순수한 마음을 보며 평화로운 마음으로 세상 보는 법을 배웠다. 

설치미술가 유쥬쥬 :

2005년 겨울, 인도에 다녀온 후로 늘 ‘인도에 다시 가야지’라고 생각했다는 그녀가 찍은 사진들은 색감이 좋다. 알록달록 예쁘기도 하고, 사진 한 장에 서너 가지의 색깔 뿐이더라도 느낌이 좋다. 그녀는 형형색색의 물건이 넘쳐나는 시장을 좋아하고, 원색적이고 유아적이고 유치한 자신의 취향을 사랑한다. 종종 할머니가 된 자신의 모습을 상상하기도 하고, 도로 위를 지나가는 차의 운전자들에게 손을 흔들며 인사를 건네기도 한다. 인도에는 무수히 많은 하찮은 아름다움이 존재하고, 인도인들은 모두가 아티스트라고 하는 그녀는 사소한 것도 감탄의 시각으로 바라볼 줄 아는 인도인, 태생적으로 호기심을 갖추고 태어난 인도인이 부럽다고 한다.

세 권의 책을 읽은 것 같다. 함께 여행한 세 사람의 각기 다른 이야기다. 인도에 대한 여행 설명서도 아니고, 인도에 관하여 자세히 알려주는 것도 아니지만 인도인을 알고, 인도를 느끼기에 충분한 것 같다. 나도 인도에서 소박한 모습이 담긴 사진을 찍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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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절대가이드 - 89개 지역 700개 명소 절대가이드 시리즈
최미선 지음, 신석교 사진 / 삼성출판사 / 201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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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꺼운 책 한 권이 듬직하다. 아직 추웠던 작년 3월 말에 쁘띠프랑스에 갔었는데 표지에서 사진으로 보니 반갑다. 목차를 보며 내가 가본 곳에 표시를 했다. 89개 지역 중 28개 지역, 700개 명소 중 52곳 뿐이다. 그동안 여행을 좋아한다고 자신있게 말했던 게 무색할 정도다. 한편으로 국내에서 가보지 못한 곳이 이렇게 많이 있으니 앞으로 여행지 선정할 때 어려움은 없겠다는 생각이다. 

글은 아내가 쓰고 사진은 남편이 찍었다. 신문사 기자로 열심히 일하다가 취향이 똑같은 둘은 동시에 사직서를 내고 발길 닿는 대로 둘러보는 중이다. 여행 좋아하는 사람을 만나 즐겁게 살고 싶은 마음뿐인 나로서는 그들이 부럽고 멋지다는 말밖에 나오지 않는다. 내게 "여행지 중 어디가 제일 좋았어요?"라는 질문은 내가 좋아하는 사람을 가리키며 "그 사람 어디가 제일 좋아요?"라고 묻는 것과 다르지 않다.


          "여기가 제일 좋았어요."라고 딱히 어느 곳을 콕 짚어 말한다는 게 좀 그랬거든요. 계절에 따라,  

          날씨에 따라, 시간에 따라, 내 마음 상태에 따라 기억에 남는 곳이 제각각 달랐기 때문입니다.  

          ─ <프롤로그 중> 


욕심부려 여행 일정을 빡빡하게 짜면 맘에 드는 곳에서 좀 더 머물고 싶어도 그 일정 때문에 갈등이 생길 수도 있다는 말에 공감한다. 그래서 1박 2일 국내 여행이든 보름간의 배낭여행이든 꼼꼼하게 일정을 짰던 나는 이번 봄에 떠나는 한 달간의 여행 일정은 짜지도 않고 전체 루트만 대충 정해 놓은 상태다. 이번에야말로 발길 가는 대로 둘러보는 여행을 하자고 결심했다. 마지막에 '틈틈이 시간 내어 여행을 많이 하라'는 두 사람의 바람에서 따뜻한 애정이 느껴졌다.

<대한민국 절대가이드>는 사람들이 가장 가보고 싶어하는 여행지와 그 주변에서 가보면 좋을 관광지를 소개하고 있다. 지역별 첫 페이지에서는 지도 위에 중심 여행지와 주변 여행지 사진을 배치하여 위치를 한눈에 확인할 수 있게 했고, 중심 여행지에서 주변 여행지로의 이동 시간도 알려 준다. 여행지의 이용 시간이나 입장료 등 최신 정보라는 점이 마음에 들고 가는 길에 대한 설명도 자세하다. 나의 큰 바람인지는 모르겠지만 먹을 곳과 잠잘 곳에 소개된 식당과 숙박업소의 약도를 작게나마 보여 주었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있다. 

가족과 여름 휴가에 갔던 양양 송천 떡마을과 강릉 참소리축음기&에디슨과학박물관, 남자 친구와 갔던 정동진, 하슬라아트월드, 대학 시절 엠티 갔던 포천 산정호수와 대천 해수욕장, 대학 졸업 후 알게 된 친구들과 갔던 평창 대관령 양떼목장, 월정사, 허브나라, 중학교 친구와 갔던 담양, 쁘띠프랑스, 임진각 평화누리공원, 작년 여름 휴가에 갔던 경주, 버스 타고 시티투어했던 군산, 대학 시절 마지막 여행지였던 순천 낙안읍성과 보성 녹차밭, 직장 다니면서 갔던 겨울과 봄의 제주도 등 대학교 입학 후 여행의 기억은 뚜렷하다. 하지만 고등학교 졸업 전 가족과 함께 여행한 설악산, 통일전망대, 해남 땅끝마을, 수학여행으로 갔던 공주, 부여, 수련회 갔던 완도는 잘 기억나지 않아 다시 가보고 싶다.  

여행 가고 싶어 무작정 계획만 세워 놓은 곳이 있다. 강원도 동해, 삼척, 정선과 우리 나라에서 가장 가고 싶은 경남 통영, 거제. 올해 꼭 갈 수 있기를 바란다. 요즘 읽고 있는 박경리 대하소설 <토지>의 무대인 하동 평사리마을의 최참판댁에도 들르고 싶다. 영주 부석사나 단양, 남한산성, 제주도에서 가보지 못했던 곳 등 가고 싶은 곳과 앞으로 가볼 곳이 많다는 사실에 마음이 설레고, 책장에 든든하게 꽂혀 있는 <대한민국 절대가이드>를 보면 웃음이 절로 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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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이페이 산보학
김경하 지음 / 스토리나무 / 201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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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물처럼 내게 온 책이다. 한 손에 쏙 들어오는 책이 예쁘다. 대만의 수도 타이페이, 초등학교 졸업을 앞두고 가족끼리 3박 4일 배낭여행을 다녀온 곳이다. 그때 썼던 일기와 여행 사진 덕분에 여행 중 들렀던 몇 군데의 장소는 어렴풋이 기억에 남아 있지만, 다른 기억들이 뚜렷하지 않아 아쉬움이 남는다. 그래도 한 번 다녀온 때문인지 '타이베이'라는 단어를 보면 친근함이 느껴진다. 글보다 사진이 많은 편이어서 책장을 넘기는 게 더 수월했는지도 모르겠다.

아무런 정보 없이 타이베이에 도착한 저자는 타오팡(원룸)을 구해 생애 첫 독립생활을 시작한다. 그녀는 조찬식당에서 파는 샌드위치나 햄버거로 아침식사를 하고, 국립대만사범대학교(사대)에서 수업을 듣는다. 감당할 수 없을 만큼 외로움이 몰려오면 보랏빛 노을이 지는 중정기념당을 찾기도 하고, 주말에는 먹을거리를 사들고 간 공원의 나무 그늘 아래에서 여유를 즐기기도 하며, 대만대학교 중앙도서관 옆 학생식당의 쯔주찬에서 싸고 맛있는 식사를 한다. 가족여행을 할 때는 거의 택시를 탔던 것 같은데, 깨끗하고 쾌적한 지에윈(지하철)을 타거나 시간이 조금 더 걸리더라도 느긋한 마음으로 버스를 타보고 싶다. 내가 좋아하는 미술관이나 서점에 들러 한가로이 시간을 보내고, 사람들로 북적이는 야시장에서 다양한 먹거리를 맛보고 싶다. 

타이페이에서 만난 친구 세 명을 인터뷰한 내용은 짧지만 신선했고, 먹는 재미가 가득한 타이페이의 군것질거리, 식당, 맛집, 동네 식당의 기본 메뉴 등을 소개하고 있어서 타이베이를 여행하려는 사람들에게 조금이나마 도움이 될 것 같다. 책을 읽으면서 아쉬웠던 것은 '타이페이의 그곳'에서 소개한 식당의 음식 사진과 '동네 식당의 기본 메뉴'의 음식 사진이 흑백사진이라는 점이다. 흑백사진이 아니었다면 더욱 맛깔스러워 보일텐데, 하는 아쉬움이 있다. 또 한 가지, 아기자기하게 느껴지는 사진과 짤막한 이야기들이 내게는 좋았지만, 시력이 좋지 않은 분들이 혹 이 책을 보신다면 조금 힘들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사진은 그냥 볼 수 있다고 해도 글씨 크기가 너무 작다. 글이 쓰여 있는 아래쪽의 빈 공간이 많은데 글씨 크기를 더 크게 했어도 괜찮았을 것 같다는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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