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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별 워커홀릭 - Walk-O-Holic
채지형 지음 / 삼성출판사 / 2007년 6월
평점 :
절판
여행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아니 여행을 좋아하지 않더라도 어릴 적에 누구나 한번쯤 꿈꾸어 보는 게 바로 세계일주가 아닐까. 서점에서 표지의 시원스러운 색채와 제목이 눈에 띄어 책을 넘겨 보았다. 360일간의 세계일주라. 쥘 베른의 '80일간의 세계일주'를 제외하곤 세계일주에 대한 책을 읽어 본 적이 없어서 더욱 관심이 갔다.
쿠키라는 닉네임의 저자는 10년간의 기자생활을 중단하고 여행을 떠났다. 그러한 인물들을 많이 봤지만, 오랜 직장생활을 그만두고 떠날 수 있는 용기에 이번에도 역시 감탄할 수밖에 없었다. 어쩌면 나는 여러 나라를 둘러본 여행기보다 한 나라를 집중적으로 파고든 여행기를 바라는지도 모르겠다. 30여 페이지에 걸친 여행 준비 이야기는 여느 여행책을 보더라도 비슷하기에 지루함마저 들었다. 하지만 세계일주를 감행하려는 사람들에게 많은 도움이 될 것이 틀림없다. 세계일주 경로라든지 여행 1년전부터 준비해야 할 것들, 예산짜기 등이 그러하다. 1년이란 긴 시간 동안의 여행이기에 예산이 어마어마하다. 난 여행을 할 때면 짠순이 기질이 나타난다. 되도록이면 값이 싼 숙소에서 묵고, 비싼 음식보다는 저렴한 음식을 먹고. 물론 그 나라 특유의 음식은 꼭 맛본다. 저자의 비용 쓰는 원칙은 쉬고 싶을 때는 무조건 좋은 숙소에 묵기, 자신이 좋아하는 것에는 돈 아끼지 말기이다. 곰곰이 생각해보고 이 말에 동감을 표한다.
'지구별 워커홀릭' 덕분에 몇 시간 만에 지구를 한바퀴 돌았다. 먼저 저자의 1년간 세계일주 스케줄을 훑어보고 책장을 넘기기 시작했다. 사진들만 보아도 너무 신 난다. 글을 읽고 사진을 유심히 보며 부러움을 감추지 못했다. 작은 사진들을 모아 말풍선을 단 부분도 재미있었다. 사진이 모두 예술 작품이다. 화려하고 고급스러운 모습보다 자연스러운 본연의 모습이기에 더욱 친근하게 다가오는 게 아닐까. 마지막 지구별 베스트에서는 깔끔한 정리와 함께 화려한 색상의 사진들로 책을 덮기 전의 아쉬운 마음을 달래준다. 시장 구경, 파란 하늘, 예쁜 구름, 맛있는 음식, 문화 유산, 그림 같은 호수 등 이 모든 것들이 여행을 이루는 요소들인 것 같다. 저자의 글을 읽으며 생각한 것이 내가 만약 세계일주를 하게 된다면 내가 좋아하는 책, 음식, 그림 세 가지를 위한 여행을 하고 싶다. 여러 서점과 미술관을 둘러보고 각 나라 각 지역의 대표 음식을 맛보는 것이다. 생각만으로도 가슴이 두근거리는 멋진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