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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작에게 길을 묻다
송정림 지음, 유재형 그림 / 갤리온 / 2006년 12월
평점 :
구판절판
내 소개를 할 때 책을 좋아한다는 이야기는 항상 포함된다. 심지어 입사 지원할 때 자기소개서에도 빼먹지 않는다. 어릴 때부터 생일이든 아니든 아빠와 삼촌께서 책 선물을 많이 해주셨다. 지방에 살 적에는 아빠께서 서울로 출장을 다녀오실 때마다 책을 한 권씩 사오셨다. 초등학교 저학년 때, 엄마와 바닥에 엎드려 외숙모네서 가져온 두꺼운 세계문학전집 다섯 권을 재미있게 읽은 기억이 난다. 일부러가 아니라 그야말로 자연스럽게 책과 접할 수 있도록 애써주신 부모님께 감사하다. 중학교 때 처음 스스로 책을 샀었다. 서점에서 읽고 싶은 책을 고르고, 신문 광고에 난 책을 찾아보고, 용돈으로 책을 사는 행위는 정말 즐거웠다.
학창시절부터 항상 있었다. 중학생이 읽어야 할, 한국 단편 50선, 죽기 전에 꼭 읽어야 할 등 고전이든 세계 명작이든 제목만 말해도 유명작인지 아닌지 알 수 있는 그런 이야기들이 있다. 항상 도서 목록에 제목은 적혀 있지만 막상 도서관에 가면 신간을 고르게 되는 이유는 왜일까? '명작에게 길을 묻다'의 목차를 먼저 보았을 때 깊이 반성할 수밖에 없었다. 쉰 다섯 편의 명작 중 한번이라도 읽어본 적이 있는 것은 반도 안 되었던 것이다.
가장 기억에 남는 책은 '호밀밭의 파수꾼'이다. 사실, 대학 1학년 때 도서관에서 빌려 본 한국소설에서 등장한 책이었다. 기숙사 내 서점에 들렀다가 그 제목이 눈에 띄어 바로 집어들어 사게 되었다. 알퐁스 도데의 '별'이나 오 헨리의 '마지막 잎새', 모파상의 '목걸이'는 짧은 이야기임에도 불구하고 머릿속에 깊이 남아 있다. 장편의 명작 한 권 한 권을 읽지 못한 나로서는 이 책 한 권이 정말 고맙고 소중하다. 간추린 줄거리와 함께 저자의 생각을 읽을 수가 있어서 일석이조였다. 간접적으로나마 여러 편의 이야기들을 만나볼 수 있어서 너무 좋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