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은 재수해도 괜찮아
텃밭 지음 / BCM미디어 / 2007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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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실제 이름도 얼굴도 모르는 텃밭이라 불리는 저자에게 호감이 간다. 쓰지 않는 물건이라도 잘 버리지 못한다는 단지 그 이유 하나만으로 텃밭에게 친근함이 느껴진다. 나도 그렇다. 몇 년째 쳐다보지도 않는 물건들을, 버려도 그만인 물건들을 한 해 한 해 보관하고 있다. 박하사탕도 못 먹는, 여름을 정말 싫어하는 그녀는 누구일까? 

등장인물들의 모습은 예쁘지도 멋있지도 않다. 가슴이 두근거리지도 않지만 흔하게 일어날 수 있는 이야기로 인해 어릴 적 옛 추억을 떠올리게 한다. 꾸미지도 않고 털털한 모습의 텃밭, 그녀는 정말 누구일까? 내 이야기를 들어 주는 가장 가까운 사람 중의 하나일 뿐인가.

사랑에 빠지고, 사랑에 목말라하고, 결국 사랑에 아파하는 그 과정이 너무 안쓰럽다. 미호와 같은 경험을 한 적이 있다. 몇년 전의 일이지만 벌써 어릴 적 자그마한 추억일 뿐이라고 스스로 달래고 있다. 용감하게 사랑에 도전하고, 다시 헤어짐을 준비하고, 마침내 길을 떠나는 지유의 모습에서 따뜻함이 묻어난다. 사랑이 뭐라고 이렇게 뜻대로 하기가 힘든걸까. 누군가를 만나고 서로에게 다가가고 알아가는 과정이 항상 기쁘지만은 않은가보다. 사람을 사랑하는 일이 그렇게 아플 수도 있고 세상을 다 가진 것처럼 행복할 수도 있겠지만 사랑이 없다면 삶이 많이 외롭고 허전할 것이다. 아픔을 겪어보아야 더 성숙해진다는 말도 있지 않은가. 참고 견디는 과정 또한 사랑의 밑거름이 될테니까. 주변의 모든 사람들이 사랑때문에 아파하는 일이 조금씩 줄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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