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방불명자 - 오리하라 이치>

서술트릭으로 유명한 오리하라 이치의 작품이다. 작년에 그의 작품 중 가장 유명한 '도착 시리즈'의 1편 <도착의 론도>가 나와 반응이 좋았는데 나오라는 2편 <도착의 사각>은 안 나오고, 다른 출판사에서 의외의 작품이 출간된 셈이다. 참고로 <행방불명자>는 <유괴자> <실종자> 등 <OO자> 시리즈의 최신작이란다. 최근에 우리나라에서 리 차일드의 작품 제목을 <추격자> <탈주자>로 역시 <OO자>로 내고 있는데, <노숙자>를 누가 먼저 쓸지 귀추가 주목된다. 언제나처럼 장기인 서술트릭을 전면에 내세운 이 작품은 지방의 명문가 4인 가족이 어느날 연기처럼 사라져버린 사건을 조사하는 르포라이터의 이야기와 우연히 여성들을 습격하는 괴한의 정체를 알게 된 추리소설 작가 지망생의 이야기가 교차되며 진행된다. 서술트릭이란 독자들이 오로지 작가의 서술을 통해서만 정보를 제한적으로 습득할 수밖에 없다는 문학 텍스트의 구조적인 한계를 이용하여 함정을 파놓은 걸 뜻한다. 오리하라 이치는 '나'라는 1인칭 주인공을 사용해 서술자의 성별을 숨긴다든지(독자는 '나'가 남자인지 여자인지 알 수 없다. 소설은 영상처럼 '보는' 게 아니기 때문에), 현재-과거-미래를 마구 뒤섞어 사건의 선후를 오독시키는 등 다채로운 서술트릭의 테크닉을 보여준다. 그러나 그의 작품은 독자들을 속이기 위해 지나치게 많은 장치를 사용함으로써 읽는 동안 머리가 지끈지끈해지며, 결말도 명쾌한 맛이 부족한 것 같다. 같은 서술트릭의 <벚꽃 지는 계절에 그대를 그리워하네>나 <살육에 이르는 병>을 보면 결정적인 트릭은 단 한 가지고, 그게 공개되는 순간 뒤통수에 한 방 제대로 팍 맞는 느낌이 시원스럽다. 하지만 <행방불명자>는 결말을 확인하는 순간조차 웬지 막무가내로 억지를 쓰는 사람을 보는 기분이 든다. 여러 사건이 얽히고 섞인 게 너무 혼란스러워, 사건의 복잡한 전말 역시 작가가 그렇다면야 그렇겠지, 하고 더 생각하기도 싫어지는 것이다. 독자를 속이기 위해 이렇게까지 구질구질하게 굴어야 하나, 하는 생각에 입맛이 쓰다. 아무리 먹고 사는 방법도 여러 가지라지만 즐겁자고 보는 추리소설에서 먹고 살기 위해 발버둥치는 추리소설가의 쥐어짬을 보는 기분은 안타까울 뿐이다. 

 

<예지몽 - 히가시노 게이고>

일본에서와 마찬가지로 국내에서도 흥행 '보증수표화' 되고 있는 히가시노 게이고의 연작 단편집. 이 작품의 주인공이 바로 그 유명한 <용의자 X의 헌신>의 물리학 조교수 유가와와 형사 구사나기 콤비다. 이들의 활약은 첫번째 단편집 <탐정 갈릴레오>에서 시작되며, <예지몽>은 그 두번째다. 나오키상을 타고 영화화되는 등 어마어마한 성공을 거둔 <용의자 X의 헌신>이 제3편으로, 이 시리즈는 현재 <갈릴레오의 고뇌>와 <성녀의 구제>까지 총5편으로 한일 양국에서 높은 인기를 끌고 있다. <예지몽>은 이공계 추리소설 작가로 유명한 게이고가 야심차게 준비한(요즘 보기 드문) 물리트릭 지향의 작품이다. 수록된 다섯 개의 단편들 모두 최신 과학에 기반을 둔 기발한 트릭들이 사용되며, 폴터가이스트 현상, 도깨비불, 예지몽 등 온갖 초자연적인 현상들에 숨겨진 비밀을 거침없이 파헤치는 유가와 교수의 활약이 짜릿하다. 다만 이 시리즈의 약점은 독자가 추리할 여지가 별로 없다는 것. 단적인 예로 표제 단편 '예지몽'에서 선보인 교살 트릭은 어디서도 본 적 없는 기발한 것이지만, 첨단 신소재에 대한 지식이 없는 독자가 맞출 방법이 없다. 대부분의 단편들이 이런 식이라 명탐정 갈릴레오(유가와의 별명)의 명쾌한 설명에 고개를 주억거리다 박수를 치는 것 말고는 독자가 할 게 없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히가시노 게이고 특유의 시원스런 전개와 신기한 트릭으로 인해 읽는 맛은 아주 뛰어나다. 1시간 30분 정도 재미있는 시간을 보내고 싶은 독자에겐 최고의 선택일 듯.   

 

 

 

 

 

 

 

  

<은폐수사 - 곤노 빈>

우리나라와 달리 일본에서는 유독 경찰소설의 인기가 많다. 일본에서는 국가고시를 통과한 엘리트들(캐리어)과 진급에 한계가 있는 평경관(논캐리어) 간의 첨예한 대립이 있으므로, 두 계층 사이에 드라마틱한 사건이 발생할 여지가 높기 때문이다. 여담으로 우리나라에서는 왜 경찰소설이 안 될까를 생각해보면, 역시 건국 이후 줄기차게 정권의 시녀 노릇을 하며 많은 국민들에게 폭력적이고 말이 안 통하는 모습만을 보여줬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이런 우리나라의 경찰 이미지는 최근까지 많이 개선되었다지만, 아직 갈 길이 먼 것 같으니 친근한 시민의 지팡이로 국민에게 다가서기 위해서는 더 많은 노력이 필요해 보인다. <은폐수사>는 요코야마 히데오, 사사키 조 등과 함께 일본 경찰소설을 대표하는 작가인 곤노 빈의 류자키 시리즈 제1작으로 올해의 발견이라 할 만큼의 수준작이다. 보통 일본의 경찰소설은 현장을 잘 모르면서도 젊은 치기와 엘리트주의에 빠져 수사를 망치는 캐리어에 맞서는 일선 형사들의 활약을 많이 그리는 편인데, 이 작품은 조금 다르다. 주인공 류자키는 도쿄대를 졸업한 경찰 관료로 뼛속까지 캐리어의 사고방식을 가진, 어떻게 보면 보기만 해도 올라오는 재수없는 인물이다. 그러나 전국을 뒤흔든 연쇄 살인사건과 그 배후에 숨겨진 경찰 조직들 간의 파워 게임에서 그가 보여주는 원칙과 소신은 '왕비호' 류자키를 어느새 국민 훈남으로 변화시키고 만다. 상식이 통하지 않는 사회란, 상식이 잘못된 게 아니라 사회가 잘못된 것이라고 한 치의 망설임도 없이 말할 수 있는 남자, 모든 것을 잃을 수 있는 상황에도 굽힘이 없는 그의 원칙에 진심으로 감탄하고 또 감동하게 되었다. 이런 인물이 소설 속에만 있지 말고, 우리 주변의 경찰에도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 생각하게 만드는 류자키의 다음 활약을 어서 빨리 보고프다. 추리소설이라기엔 이렇다 할 미스터리가 없지만, 꽉 막힌 경찰 조직들 사이에서 벌어지는 숨 막히는 신경전 그리고 무엇보다 권력에도, 인정에도, 심지어 가족에도 절대 굴하지 않는 진짜 사나이 류자키의 매력이 환상적인 독서를 보장한다. 

 

 

 

 

 

 

 

<방해자 - 오쿠다 히데오>

이 달의 미스터리다. <은폐수사>도 정말 재미있게 읽었고 훌륭한 작품이라 생각하지만 대진운이 좋지 못했다. <방해자>를 이번 달에 잡았다는 게 <은폐수사>의 유일한 패인이라고 할까. <공중그네>로 나오키상을 수상하고 폭소탄 유머소설가로 자리매김한 오쿠다 히데오가 이런 작품을 썼다는 게 믿어지지 않을 정도의 걸작이다. 두 아이의 엄마로 대형 마트에서 아르바이트 일을 하며 살림에 보태는 평범한 주부가 있다. 그러나 그녀의 남편이 다니는 회사에서 방화 사건이 일어나고 사건 당시 유일하게 회사에 남아 있던 남편이 용의자로 지목되며, 소박한 행복에 서서히 균열이 오기 시작한다. 내 남편이 범인이라면? 아이들은 손가락질 받고, 남편은 회사에서 해고되어 집 대출금조차 갚지 못하게 될 것이다. 그녀의 고민은 언제든지 한순간에 아찔하게 추락해버릴 수 있는 현대인의 마음속 공포를 놀랍도록 날카롭게 자극한다. 한편 방화 사건을 조사하는 형사는 교통사고로 임신 중인 아내를 잃고 불면증과 신경 쇠약에 시달리는데, 야쿠자와 결탁한 선배 형사를 감시하는 모두가 기피하는 더러운 일을 하다가 우연히 동네 불량소년을 폭행해 목이 잘릴 판이다. 커다란 금전적 피해나 인명 사고도 없는 자그마한 방화 사건에 얽힌 주인공들의 내일은 이제 한 치 앞도 볼 수 없을 정도로 암담하며, 누구나 한숨을 쉴 수 밖에 없는 우울한 운명의 소용돌이로 독자를 안내한다. 전3권으로 출간되어 금전적인 부담이 있지만, 일단 한 번 잡으면 절대로 놓지 못하는 페이지터너다. 내 경우 이틀 만에 봤다. 회사에서도 몰래 읽었을 정도. 평범한 사람들에게 닥친 비극을 통해 현대 일본 사회를 들여다본다는 점에서 같은 해에 출간된 미야베 미유키의 <모방범>과 느낌이 비슷하고, 어느 주부의 어쩔 수 없는 일탈 행동을 그려 강렬한 독서 체험을 선사하는 기리노 나쓰오의 <아웃>도 생각나는 줄거리다. 하지만 공히 인정받은 이 두 작품과 비교해 절대로 부족하지 않은 소설로, 이 정도 재능을 가진 작가가 왜 계속 추리소설을 쓰지 않고 유머소설을 쓸까 하는 생각에 잠시 우울해졌다. 책 띠지에 이츠키 히로유키라는 동료 소설가가 '이 작가에게는 어딘가 독자를 끌어당기는 천부적인 재능이 느껴진다'라고 한 코멘트를 담았는데, 제대로 본 듯하다. 정말이지 한 순간도 눈을 뗄 수 없는 박진감 넘치는 책으로, 2권 마지막 장에서 돋은 오싹한 소름이 아직까지 가시지 않았다. 다만 작가 오쿠다 히데오는 우익적 성향을 가진 것으로 알려져 있고, 이 작품에서도 노동 운동가들에 대해 그들의 위선을 맵게 풍자하는 장면이 있어 그 점에서 신경이 쓰일 독자도 있을 수 있겠다는 건 미리 말해둔다.







2009년 6월의 미스터리: <방해자 - 오쿠다 히데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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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드 2009-07-18 06: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읽으신 순으로 하신거죠? 이달의 미스터리라길래.. 이달 출간된 건줄 알았네요. ^^

오쿠다 히데오의 <방해자>는 양장본에 권당 200페이지대 책에 책 사이즈도 작은데 3권으로 나오는 무리수를 둔 이유가 궁금합니다. 추리소설 중에서 이렇게 적은 분량이 분권으로 나온건 정말 처음인듯해요.

은폐수사 장바구니에 담습니다. ^^ 경찰소설 좋아해서, 보관함에 담아두었는데, 괜찮다니, 요즘 읽을 책도 없는데 ( ...응?) 읽어봐야겠네요.

이매지 2009-07-18 10: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방해자>는 정말 오쿠다 히데오의 작품이라고 믿기지 않을 정도더군요. 하이드님 말씀처럼 3권에 양장본 출간이라는 무리수를 왜 둔 건지는 참 -_-;; 오쿠다 히데오의 네임벨류를 믿고 이래도 산다고 생각하고 그런 건가 싶기도 하고...

<탐정 갈릴레오>는 드라마로 먼저 봐서 그런지 내용이 심심하던데, <예지몽>은 어떨까 궁금하네요. <은폐수사>는 보관함에 담습니다 ㅎㅎ

비연 2009-07-18 10: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예지몽>은 드라마와 내용이 거의 비슷해서 좀 김이 빠졌었넨ㄷ.
<방해자>는 오쿠다 히데오가 쓴 의외의 작품이라는 평이 많더군요^^
<은폐수사>는 괜챦을라나...경찰소설이 재미나죠 사실~

Koni 2009-07-18 18: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쿠다 히데오의 미스터리라니 꼭 읽어봐야겠습니다. 전 <은폐수사> 쪽도 끌리네요.^-^

jedai2000 2009-07-19 20: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하이드님...네, 이번 달에 제가 본 책들입니다 ^^;; 실은 매달 출간된 책들을 대상으로 해서 그 달, 그 달 가장 추천하는 책들을 알려드리고 싶은데, 경제적 여건상 쏟아져 나오는 책들을 다 소화할 수가 없네요ㅠ.ㅠ <방해자>는 일본에서 2권으로 나온 책인데, 우리나라에서 굳이 3권으로 낸 이유를 잘 모르겠네요...<은폐수사> 후회하지 않으실 것 같아요~

이매지님...저도 소비자 입장에서 썩 유쾌하지는 않은데, 어떻게 내도 책이 잘 나간다면 무리수라고 볼 수만은 없을 것 같아요. 2권으로 내도 권당 15,000원을 책정하면 어차피 그게 그거기도 하구요-_-;; 제가 보기에 <예지몽>은 <탐정 갈릴레오>보단 각 단편들 수준이 더 나은 것 같아요^^

비연님...전 드라마를 못 봤는데, 드라마는 <탐정 갈릴레오>와 <예지몽>이 합본된 내용인가 보네요^^; <은폐수사>는 일본에서 반응이 굉장히 좋았고, 우리나라에서도 읽어보신 분들은 다 만족하신 것 같더라구요. 시작 출판사에서는 2편 <과단>까지 계약했답니다. 근데 속편은 내년에 나온대요 ㅠ.ㅠ

냐오님...오쿠다 히데오는 오히려 대박을 쳤던 <공중그네> 같은 유머소설을 제외한 작품들이 괜찮은 것 같네요. 국내에 나온 것 중에서는 <방해자>와 <남쪽으로 튀어>를 제일 잼있게 봤습니다. <방해자>를 너무 괜찮게 읽어서 <최악>도 샀어요^^

쥬베이 2009-09-13 23: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방해자>가 저 정도로 명작이라니...
저는 사실 무시하고 있었거든요. 장바구니 직행~
<최악> 볼만해요ㅋㅋ

jedai2000 2009-09-14 16: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쥬베이님...<방해자>는 현재까지는 올해 본 책 중에 최고라고 생각합니다. 너무너무 재미있어요. 꼭 읽어보시기 바랍니다. 아마 새로운 오쿠다 히데오를 느끼실 수 있을 듯. <최악>은 아직도 안 읽었네요 -_-;;
 

- 앞으로 매월 읽은 미스터리를 짤막하게 정리해 그 달의 베스트를 정하려 합니다. 나이 먹다 보니 하는 것도 없이 바빠 길게 독후감을 쓸 시간이 없어 편법을 쓰게 되네요...

 

 




<제물의 야회 - 가노 료이치>

 

미스터리 동호회 등에서 평이 대단히 좋았던 가노 료이치의 하드보일드 스릴러. <양들의 침묵>을 비롯해 영미권에서 대단히 인기 있는 사이코 스릴러를 연상시키는 연쇄 살인범이 등장한다. 그는 여성 하프 연주자의 아름다운 손을 탐내 그녀를 죽이고 손을 잘라 가져간다. 그와 맞서는 두 남자는 어두운 과거를 가진 프로 살인청부업자와 아이를 잃고 아내와 별거중인 고독한 형사. 비록 살인으로 먹고 살지만, 어딘지 모를 기품과 철저한 장인정신을 가진 청부업자의 캐릭터는 오사와 아리마사의 <독원숭이>에 등장하는 중국인 킬러 '독원숭이'를 떠오르게 만들며, 고독한 형사 역시 일본 경찰소설에서 자주 본 듯한 인물이다. 십수 년 전인 중학교 때 엽기 살인을 저지른 과거가 있는 자가 핵심 용의자라는 설정을 통해 소년범죄 및 소년범 관리의 허와 실을 지적하기도 하며, 야쿠자 세력 간의 암투를 긴장감 넘치게 그리는 등 다양한 이야기를 담고 있어 굉장히 두꺼운 작품이지만 질리지 않고 재미있다. 다만 위에서 말했듯 서양식의 이상심리가 주제인 스릴러, 각종 소설과 영화, 만화 등에서 끊임없이 재생산되는 킬러들의 총격전과 격투, 전형적인 일본 경찰소설의 클리쉐가 혼합되어 있어 독창성 면에서는 약간 감점을 주고 싶다.

 

 


<고식2 - 사쿠라바 가즈키>

 

<내 남자>로 나오키상을 탄 바 있는 사쿠라바 가즈키는 주로 청소년을 대상으로 하는 라이트노벨 작가로 출발해 서서히 영역을 넓히고 문단에서도 인정받은 특이한 이력의 작가다. 라이트노벨 시절의 대표작인 '고식 시리즈'의 두번째 작품 <고식2 - 그 죄는 이름도 없이>는 라이트노벨을 그리 읽지 않는 내게도 미스터리색이 비교적 강해 만족스러웠다. 1차대전이 막 끝난 유럽을 배경으로, 독일과 스위스 국경 어딘가에 있다는 가공의 왕국 소뷔르에 유학간 일본인 소년 카즈야와 '늑대'라는 소문이 있는 천재 소녀 빅토리카가 주인공이다. 이 작품은 베일에 가려져 있는 빅토리카의 과거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어, 그녀의 어머니가 저질렀다는 혐의를 받고 있는 과거의 살인사건에 도전한다. 당시 살해 현장에 있던 사람들 중 누구 하나 정확한 시간을 기억하지 못했다는 간단한 사실만으로 명추리를 펼치는 빅토리카의 활약이 대단하며 일종의 밀실 미스터리로도 볼 수 있을 듯. '고식 시리즈'는 라이트노벨 특유의 가벼운 분위기, 소소한 유머와 소년소녀가 겪는 아슬아슬한 모험담, 사건풀이의 재미, 서서히 싹트는 알콩달콩한 로맨스까지 즐길 만한 요소가 많다.

 

 





 

<악몽의 엘리베이터 - 기노시타 한타>

 

아마도 연극 극본가이자 연출가인 작가가 연극용으로 썼으리라 보여지는 유머 서스펜스. 사건이 대부분 엘리베이터라는 한정된 공간에서 벌어지는데, 이 간단한 설명만 듣고는 그 안에서 일이 있어봐야 얼마나, 라고 생각하기 쉽지만 감히 상상할 수 없는 온갖 일이 다 벌어지므로 쉴 새 없이 페이지가 넘어가다 어느새 마지막 장을 보게 된다(물론 페이지 수가 적은 탓도 있다). 평범한 바텐더가 회식 때 술에 뻗은 여직원을 데려다주고 돌아가는 길에 갑자기 정신을 잃는다. 눈을 떠보니 고장난 엘리베이터 안이고, 뭘 해도 어색한 수염남, 메뚜기를 닮은 오타쿠, 음침한 분위기의 여자와 함께다. 바텐더는 아내가 출산 예정이라 엘리베이터를 탈출하고 싶은 생각밖에 없는데, 다른 사람들은 천하태평이니 속이 탈 수밖에...1장은 바텐더, 2장은 메뚜기 오타쿠, 3장은 수염남 각각 세 사람의 시점에서 이야기가 펼쳐지면서, 점차적으로 대체 이날  엘리베이터에서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나의 퍼즐이 맞춰지는 구조라 연극으로 보자면 3막극이 아닐까 싶다. 바텐더의 절박함과 대비되는 다른 사람들의 느긋하고 엉뚱한 반응이 웃음과 더불어 애가 타는 서스펜스를 발생시키는 포인트. 반전도 비교적 괜찮아 재미있게 읽었지만, 단지 계속 꼬여가는 상황을 만들기 위해 등장인물들을 몇 명 죽이기까지 한 건 조금 지나치지 않았나 생각한다.

 

 

 



 

<유령은 밤에 나타난다 - 하야미네 카오루>

 

아동 추리소설가 하야미네 카오루의 자칭 명탐정 '유메미즈 키요시로 시리즈'의 두번째 작품. 전작에 이어 유메미즈는 옆집 사는 세쌍둥이 아이, 마이, 미이와 함께 새로운 사건에 도전한다. 이번 사건은 학교 시계탑의 종이 울리면 누군가가 죽는다는 '학교 전설'과 관련되어 있으며, 한밤중 갑자기 하늘에서 학교 운동장으로 책상, 의자, 마네킹이 날아오는 등 그야말로 기묘한 일들 천지다. 유메미즈가 단번에 밝혀낸 사건의 진상은 일종의 거대한 장치 트릭이라 볼 수 있을 텐데, 논리적으로 불가능하지는 않지만 솔직히 현실감은 제로다. 그러나 아동용 미스터리를 보며 리얼리티를 따질 독자들은 많지 않을 테니, 큰 약점은 아닐 터. 작가 하야미네 카오루는 본격 미스터리에서의 리얼리티라는 제약에서 벗어나 자유자재로 '유메미즈 키요시로 시리즈'를 쓰고 있어, 일본에서는 벌써 13권이 나왔고 250만부나 팔렸다고 한다. 아동용 추리소설까지 활발히 창작되고 있는 일본이 문득 부러워진다.

 

 





 

<구부러진 경첩 - 존 딕슨 카>

 

밀실 추리소설의 마스터, 고전 추리소설의 세 대가 중 한 명인 존 딕슨 카의 대표작이다(나머지 두 대가는 당연히 애거서 크리스티와 엘러리 퀸이리라). 미스터리 애호가들이 가장 출간을 손꼽아 기다렸던 작품으로, 이번 <구부러진 경첩> 출간을 기화로 크리스티나 퀸에 비해 유독 국내 출간 편수가 적은 카의 작품들이 속속 나와주길 바라는 마음 간절하다. 작품의 배경은 언제나처럼 영국의 시골 마을. 마을에서 존경받는 존 판리 경에게 불청객이 찾아온다. 불청객은 타이타닉 호 침몰사건 때 머리에 충격을 받아 원래 존 판리였던 자신과 떠돌이 서커스 단원의 신분이 바뀌었고, 지금 존 판리 경 행세를 하고 있는 남자는 사기꾼 패트릭 고어에 불과할 뿐이라 주장한다. 마침 어린 시절 존 판리 경이 재미삼아 찍어두었던 지문이 남아 있음이 알려지고 그 지문 감식이 이뤄지는 순간에 현재의 존 판리 경이 정원에서 목이 잘려 죽는다. 목격자들은 여럿이 있으나, 존 판리 경이 허공에서 팔을 휘두르는 모습만 보았을 뿐 그곳에 제2의 인물은 없었다. 일종의 '열린 밀실'이라 할 정원의 보이지 않는 살인자의 정체는? 카가 창조한 명탐정 기디온 펠이 펼쳐내는 사건의 해답은 두 가지인데 놀랍게도 둘다 말이 되고 논리적이다. <왕자와 거지>를 연상시키는 흥미로운 플롯과 카의 전매특허인 독창적인 트릭이 결합된 고전 본격 미스터리의 명편으로 처음 선정하는 '이 달의 미스터리'에 손색이 없다. 하지만 때로 대체 무슨 말인지를 이해할 수 없는 어색한 번역과 줄 맞추기조차 제대로 되어 있지 않은 조악한 편집은 크게 유감스럽다. 기왕에 대가 존 딕슨 카의 명작을 출간하는데, 작가의 명성에 걸맞는 뛰어난 만듦새까지 뒷받침되면 더욱 반응이 좋을 거라 생각한다.

 

 

 

 

2009년 5월의 미스터리: <구부러진 경첩 - 존 딕슨 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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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6-22 23:06   URL
비밀 댓글입니다.

jedai2000 2009-07-01 14: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비밀글님...늦게 답변을 드려 죄송합니다. 제가 요즘 사는 게 사는 게 아닐 정도로 힘든 삶을 살고 있어서요. 전혀 불편하지 않고, 오히려 취지에는 깊이 공감을 합니다. 다만 아직까지는 시국 선언까지의 행동은 생각하지 못하고 있네요. 일단은 잠시 관망하는 중이랍니다. 저는 비록 합세하지 못했지만, 뜻이 맞는 애국자 분들이 두루 모이셔서 꼭 뜻하는 바를 이루시길 진심으로 기원합니다 (__)
 
무덤으로 향하다 - 리암 니슨 주연 영화 [툼스톤]의 원작 소설 ㅣ 밀리언셀러 클럽 97
로렌스 블록 지음, 박산호 옮김 / 황금가지 / 2009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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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트 스커더가 돌아왔다!' 1976년부터 2005년까지 전부 16권이나 되는 로렌스 블록의 매트 스커더 시리즈가 출간된 미국에서 이런 광고가 새로 나왔다면 분명 독서를 즐기는 사람들은 열광의 도가니에 빠지게 될 터이다. 하지만 그동안 단 2권만이 어렵사리 소개된 우리나라에서는 이 외침이 조금은 공허하게 들리는 게 못내 섭섭하다. 이 기가 막히게 재미있는 시리즈를 모두 즐길 수 없다니, 지금껏 세상에 선 보였던 어떤 탐정보다 매력적인 매트 스커더의 인생역정을 처음부터 따라갈 수 없다니 이것이이야말로 진짜 비극이지 싶다.

 

뭐 미국만큼은 덜하지만 우리나라에서도 읽어본 사람들은 모두 입에 거품을 물고 높이 평가했던 바로 그 '매트 스커더가 돌아왔다!' 하지만 전에 출간됐던 <800만 가지 죽는 방법>은 1982년작으로 1992년에 발표된 본작 <무덤으로 향하다>와 무려 10년의 간극이 있는 건 안타깝다. 두 작품 사이에 출간된 총 네 편에서 매트가 어떤 사건을 만나고 무슨 변화를 겪는지는 그저 독자들이 추측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오래전에 고려원에서 미국에서 <무덤으로 향하다>의 1년 전에 출간됐던 <백정들의 미사>가 나온 적은 있다. <백정들의 미사>는 미국추리작가협회 최우수상 수상작이다).

 

<800만 가지 죽는 방법>에서 단 두 문장으로 이뤄진 추리소설 역사상 가장 감동적인 스피치를 선 보인 바 있는 매트는 알콜 중독으로 아내와 아이를 잃고 허름한 뉴욕의 뒷골목을 전전하는 무면허 사립탐정이다. 당시만 해도 여전히 술을 끊지 못해 번민하던 그는 이번 작품에서는 술을 완전히 끊고(물론 사건이 벽에 부딪칠 때마다 다시 술병을 잡고 싶은 유혹에 빠진다만), 엘레인이라는 여인과 사귀고 있다. 죄악으로 가득찬 사회에 완전히 절망했던 염세주의자 매트가 점차 세상과 화해해 나가고 있는 것이다. 

 

매트가 부녀자를 납치한 뒤 잔인하게 강간살해하는 유괴범과 대결하는 <무덤으로 향하다>의 또 하나의 기둥 줄거리는 창녀일을 하고 있는 엘레인과의 로맨스. 그녀를 사랑하기 때문에 창녀일을 그만두라고 하고 싶지만 한번 결혼에 실패한 매트는 어쩐지 그녀를 완전히 책임지기가 부담스럽다. 서로에게 번잡한 구속을 하지 않는 지금의 관계가 편하기도 하고. 그러나 점차 엘레인의 손님들이 신경 쓰이고 그녀를 온전히 자기 것으로 만들고 싶은 마음이 스멀스멀 피어오르기 시작한 매트가 어떤 선택을 할지가 궁금해서 참을 수 없었다. 그녀를 잡아! 속으로 10번도 더 외친 듯. 독자들의 생각보다 두 배쯤 아름다운 로맨스의 결과는 직접 확인하시길.

 

1966년에 데뷔해 수십 편의 장편 추리소설을 남긴 이 장르의 대가 중의 대가 로렌스 블록. 그의 롱런 비결은 무엇일까. 아마도 늘 변화를 시도하는 그의 창의성에 해답이 있지 않을까 한다. 개인적으로 1982년의 <800만 가지 죽는 방법>을 보면 살해된 어느 흑인 창녀의 사건을 수사하는 매트의 이야기와 로스 맥도널드, 로버트 파커 류의 하드보일드 소설과 특별한 차이점을 찾을 수 없었다. 그러나 <무덤으로 향하다>에 와서는 당시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던 토머스 해리스의 <양들의 침묵> <레드 드래건> 같은 작품들에서 힌트를 얻은 듯한 사이코 연쇄살인범을 등장시키고, <백정들의 미사>에서는 미성년자를 대상으로 포르노를 찍는 악당들과 대결하기도 하는 등 다루고 있는 범죄의 양상이 매번 달라지는 걸 확인할 수 있다.

 

이쯤 되면 추리소설 작가로서 한번 확립된 시리즈의 안정된 공식을 마다하고 매번 새로운 소재를 발굴하며 항상 사회에 대한 예리한 관찰자의 눈을 거두지 않는 로렌스 블록이 미국과 영국에서 각각 그랜드 마스터 반열에 오른 건 당연한 일일지도 모르겠다. 그의 멈추지 않는 창의성을 증명하는 또 한 가지 예는 다소 우울하고 어두운 분위기의 매트 스커더 시리즈와 재기발랄한 유머가 돋보인다는 평가를 받는 바니 로덴바 시리즈를 동시에 쓰고 있다는 사실. 낮에는 끝간 데 없이 어두운 탐정 매트의 이야기를 쓰고, 밤에는 방방 뛰는 도둑 바니의 이야기를 쓰는 셈이니 이야기꾼의 재능을 타고난 건지...

 

그밖에 꼭 말해두고 싶은 건 로렌스 블록의 대사 쓰는 실력이다. 흔히 미국식 대화의 전범을 보여준다고 평가받는 에드 맥베인에 비해 전혀 꿀리는 게 없다고 생각한다. 넘실대는 미국식 유머와 간결하면서도 통렬한 메시지를 간직한 대사들은 특히 한없이 늘어지기 일쑤인 지루한 대사를 양산하는 얼치기 작가들이 꼭 배워야 할 기술이 아닐까. '작가들의 작가'라는 세평을 듣는 거장답게 한 수 제대로 배운 느낌이다. 공들여 구상한 플롯을 A-B-C...순서대로 진행시키는 데만 여념이 없는 작가 지망생들에 비하면 매트는 여유가 있다. 사건이 제대로 풀리지 않을 때는 미술관에 가거나 친구를 만나 수다를 떠는 매트. 그러다 단서를 얻으면 그 순간부터 사건은 실타래가 풀리듯 순식간에 진행된다. 느긋한 여유와 빠른 페이스를 교차시켜 독자를 쥐락펴락하는 완급 조절에 감탄을 넘어 감동하고 말았다.

 

담배는 어떤 걸 피는지, 좋아하는 음식은 무엇인지 모든 게 궁금해지는 매트 스커더는 시리즈가 진행되는 동안 느리지만 조금씩 착실하게 성장하는 매력적인 탐정으로 필립 말로나 루 아처의 계보를 잇는 한번 보면 절대로 잊을 수 없는 소설 속 인물이다. 이 개성 넘치는 매트 스커더 시리즈를 창조한 로렌스 블록 역시 루스 렌들이나 PD 제임스 급의 현존하는 세계 최고 거장으로 동시대를 살고 있다는 게 영광일 정도의 작가다. 소설을 좋아하는 독자가 이 근사한 두 남자의 조합을 놓쳐서야 곤란하지 않겠는가. 바로 오늘 우리들의 방에 '매트 스커더가 돌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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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만두 2009-04-30 18: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 말이요 ㅜ.ㅜ
언제 쌓아놓고 차례대로 볼 수 있을까요...

jedai2000 2009-05-01 15: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정말 시리즈 하나만 선택해서 국내에 다 낼 수 있다면 매트 스커더를 고르고 싶네요...쓰고 보니 잭 리처 시리즈도 탐나네요 -_-;;;

앨런 2009-05-25 16: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정말 이렇게 감질나게 하지 말구, 시리즈로 촥촥 나왔으면 하는 바램이 있어요.

jedai2000 2009-05-28 15: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앨런님...저도 소원입니다만 과연 쉽게 이뤄질지 모르겠네요 ㅠ.ㅠ
 
고모라 ㅣ 블랙펜 클럽 BLACK PEN CLUB 7
로베르토 사비아노 지음, 박중서 옮김 / 문학동네 / 2009년 2월
평점 :
절판



바로 지난 3월 22일에 이탈리아 나폴리에서 마피아에 반대하는 대규모 시위가 일어났다는 뉴스가 보도된 바 있다. 참가 인원이 무려 15만 명. 좁은 도시에 사람들이 부대끼며 살다보면 어쩔 수 없이 썩는 곳이 있을 수밖에 없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나, 폭력 조직이 유사 이래 늘 있어 왔다고 대수롭지 않게 여기는 사람들은 웬 오버? 하며 크게 관심을 두지 않을 수도 있겠다. 그러나 로베르토 사비아노의 충격적인 르포소설 <고모라>를 보게 된다면 그런 안이한 감상은 어울리지 않는다는 걸 깊이 깨닫고 말 것이다. 실제 나폴리 토박이인 사비아노는 나폴리의 마피아들이 어떤 범죄를 저질러 부를 축적하고, 살인과 테러로 어떻게 나폴리를 공포의 생지옥으로 물들이고 있는가를 지근거리에서 관찰했고, 보고 들은 모든 것을 충실하게 기록하였다. 그의 강렬한 분노와 예리한 분석, 뛰어난 문학성이 어우러진 <고모라>는 개인적으로 최근 몇 년 사이 나온 책 중 가장 읽어볼 가치가 높다고 평가하고 싶다.

 

이탈리아의 범죄 조직 하면 흔히 마피아를 떠올린다. 사실 마피아는 코사 노스트라로 불리는 유서 깊은 시칠리아 본토의 범죄 조직만을 가리키며, 1900년대 초에 미국으로 이주한 시칠리안 갱들의 활약(?)을 통해 이탈리아 범죄 조직의 대명사가 되었다. 최초의 아메리칸 마피아 신디케이트를 만든 전설적인 뉴욕의 찰스 '럭키' 루치아노, 시카고의 알 카포네 같은 보스들의 이름은 한번쯤은 다들 들어보았을 듯. 이렇듯 미국의 이탈리아계 범죄 조직을 통칭해 보통 마피아라 부르지만, 이탈리아 본토에서는 시칠리아의 코사 노스트라(마피아) 말고도 다양한 범죄 조직이 있다. 칼라브리아 지방의 은드랑게타, 풀리아 지방의 사크라 코로나 우니타 그리고 나폴리의 카모라가 이탈리아의 4대 범죄 세력이다. 아직도 코사 노스트라는 가입식 때 성모 마리아 그림에 피를 묻힌 다음 불태우는 전통 의식을 행하지만 전통과 형식, 위계를 그닥 중시하지 않는 카모라는 낡은 의식 따윈 생략이다. 철저히 돈을 벌어들이기 위해 합법과 비합법을 오가며 온갖 범죄를 저지르는 카모라에 의해 희생된 사람만 900명에 달하는 일종의 '범죄주식회사'라고 보면 된다.

 

책 못지않게 영화도 좋아하는 나를 늘 개봉과 동시에 극장으로 달려가게 만드는 영화가 있으니 그건 갱이 나오는 영화들이다. 내 인생의 영화로 꼽는 영화 중 하나도 프란시스 코폴라가 미국으로 이주한 마피아 일족의 삶을 바로크적인 장중함으로 그려낸 <대부>며, 아메리칸 갱들의 흥망성쇠를 리얼하게 담은 마틴 스콜세지의 <좋은 친구들>, 늙은 갱이 결국 과거로부터 찾아온 망령을 떨쳐내지 못하고 사랑하는 여인과 함께 하는 꿈이 이뤄지기 직전에 비극적인 최후를 맞는 브라이언 드 팔마의 <칼리토> 같은 영화들은 비디오 테이프가 늘어날 정도로 보았다. <벅시>, <카지노>, <스카페이스>, <도니 브래스코>, 심지어 홍콩의 변종 갱 영화들인 <영웅본색>, <열혈남아>, <천장지구>, <고흑자> <무간도>,  갱이 토착화된 발음인 우리나라의 깡패를 그린 <게임의 법칙>, <비열한 거리>, <우아한 세계>까지 갱이 없으면 누굴 소재로 삼아 영화를 만들까 싶을 정도로 많은 영화들이 폭력 조직을 그리고 있는 게 현실이다.

 

가만히 생각해보면 나를 비롯한 많은 남자들이 갱 영화를 좋아하는 건 일종의 비밀스런 판타지가 충족되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그런 영화들에서 갱 우두머리들은 고급 레스토랑에서 자리가 나기를 기다리는 법이 없다. 아무리 사람들이 줄을 서고 있어도 언제나 가장 좋은 자리가 예약되어 있다. 비록 불법이라지만 돈은 썩어넘칠 정도로 흘러 들어오고, 미모의 애인도 여러 명, 마음에 안 드는 놈은 버튼만 누르면 흔적조차 없이 사라진다. 이런 게 바로 남성 판타지의 정수가 아닐까. 우리는 설레이는 꿈으로 가득차 사회 생활을 시작하지만 한 살씩 나이를 먹고 배우는 거라곤 법은 멀고 주먹은 가깝다는 현실에 다름 아니다. 잘못된 걸 알면서도 먹고 살기 위해 비굴하게 명령에 따라야 할 때, 괴로워도 슬퍼도 참아야만 할 때 내게도 힘과 권력이 있었더라면, 하는 생각이 아니 날 수가 없다. 그러나 조심하라. 마피아를 비롯한 폭력 조직이 검은 유혹의 손길을 뻗치는 건 바로 이 순간이니까.

 

사비아노에 따르면 마피아는 결코 자연적으로 발생하는 것이 아니다. 우리가 힘이나 권력에 굴복하고 어떤 부정한 방법을 써서라도 그것을 얻겠다고 결심한다면, 그때 그 마음에 기생해 서서히 세력을 넓혀나가는 것이다. 돈과 힘으로 어떻게든 남들보다 우위에 서고 싶고, 경쟁자는 골통을 날려버려서라도 제거하고 싶은 마음을 가진 사람들이 점점 늘어났기 때문에 세계 3대 미항 중 하나라는 아름다운 나폴리에 카모라가 뿌리를 내릴 수 있었고, 카모라의 물리적인 폭력보다 나도 카모라의 힘에 호소해 정점에 서고 싶다는 나폴리 사람들의 비뚤어진 사고방식 자체가 카모라라는 병근을 제거하는 치료를 그토록 어렵게 만들고 있는 것이다. 이는 결국 인구의 44퍼센트가 카모라와 관련된 나폴리만의 문제가 아니고, 돈과 권력에 미쳐 사람이 사람답게 살지 않는 전 세계의 어디나 그렇게 될 수 있다는 사비아노의 근원적인 문제 제기로 역시나 금권주의로 인한 부정부패가 횡행하는 한국 사회에서도 고민해볼 가치가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카모라의 주 수입원은 너무도 다양하다. 재봉사들을 거의 감금하다시피 몰아놓고 명품 의류를 싼 가격에 공급해 폭리를 취하는가 하면, 마약은 황금알을 낳는 거위 그 자체다. 유통업과 건설, 쓰레기와 폐기물 처리 사업까지 관여하지 않는 분야가 없다. 카모라의 연간 수입은 수십 억 유로로 원화로는 수 조 단위다. 어떻게 그럴 수가 있을까? 사비아노는 스크래치라는 아주 재미난 표현을 통해 해답을 준다. 마약 등의 불법으로 벌어들인 돈을 합법적인 곳에 투자하다 자금난 등이 생기면 치기직칙, 레코드 판으로 스크래치를 하듯 잠시 사업을 멈추고 다시 불법 행위로 돈을 끌어들인 다음 치기직칙, 다시 스크래치를 걸고는 합법적인 사업에 재투자. 이 합법과 불법의 스크래치를 반복하다 보면 어느새 막대한 돈이 쌓이는 것이다. 누구도 막을 수도, 바꿀 수도 없는 카모라의 암약에 강렬한 적개심을 보이는 사비아노의 한 마디, 한 문장을 읽으며 마치 애미넴 같은 래퍼가 떠올랐다. 끝없는 분노를 끊임없이 쏟아내는 그의 용기 있는 외침은 마치 성서의 죄악으로 가득찬 타락의 도시 '고모라'의 유일한 선지자 '롯'의 재림이 아닐까 하는 생각마저 들게 할 정도다. 어느 시대나 의인은 어려움이 많은 법인지 과연 작가 로베르토 사비아노는 카모라 보스 회의에서 사형 선고를 받았다고 한다. 경찰로부터 엄중 경호를 받고 있다는데, 험난한 길을 스스로 선택한 그가 진심으로 무사했으면 좋겠다.

 

나는 안다. 나는 증명할 수 있다. 새로운 건설업자들, 은행과 요트의 소유주들, 가십의 왕자들, 창녀들의 왕들은 자신들의 이득을 숨긴다. 어쩌면 그들은 아직은 영혼을 지니고 있는지 모른다. 적어도 자신의 수입이 어디서 나오는지 밝히기를 부끄러워하기 때문이다. (……) 나는 이 시대의 진정한 헌법이 무엇인지, 그리고 회사의 부가 무엇인지를 안다. 모든 기둥마다 다른 사람들의 피가 얼마나 많이 묻어 있는지 나는 안다. 나는 증명할 수 있다. 나는 결코 타협하지 않기 때문이다. __'시멘트' 장에서 

 

카모라는 어느 보스의 카리스마나 지도력으로 돌아가는 조직이 아니다. 이미 시스템이 너무도 공고히 갖춰져 있기 때문에 누구 한 사람이 없어도 곧바로 대체자 한 명이 들어오고 그동안처럼 별다른 이상없이 잘 돌아간다. 카모리스타(카모라 조직원)의 비극은 바로 여기에 있다. 아무리 돈을 많이 가지고 있어도, 결국 폭력과 범죄를 통해 벌어들인 돈이기 때문에 언젠가는 경찰에 잡힐 수밖에 없다. 산더미 같은 돈을 써보지도 못하고 감옥에서 수십 년을 보내야 하며, 사람들의 생사여탈권을 쥐고 있지만 결국 자기도 언제든 나의 자리를 노리는 누군가의 손에 의해 죽을 우려가 있으므로 지하 벙커에 숨어 살아야 한다. 돈과 힘이 제아무리 많아도 결국 파멸의 길을 걷게 되는 게 바로 카모리스타의 인생일 뿐이다. 한국판 카모라를 꿈꾸는 우리나라의 일부 철없는 범죄 조직 지망생들은 사비아노의 이 통찰을 명심하기 바란다.

 

 



<작가 로베르토 사비아노. 1979년생 젊은 작가로 누구나 겁내는 카모라에 문학으로 맞서는 대단한 사나이다.>

 

 

 <사비아노의 원작을 토대로 만든 다큐멘터리 영화 '고모라'. 칸느 영화제 심사위원대상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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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만두 2009-04-13 21: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카모라에 대해 나온 거 봤는데 정말 대부는 심각한 포장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jedai2000 2009-04-13 22: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피아에게 로맨틱한 요소는 있을 래야 있을 수가 없죠. 영화가 꼭 현실을 정확하게 반영할 필요는 없지만 어느 정도의 진실은 반드시 담고 있어야 할 거 같습니다...
 
누가 로저 애크로이드를 죽였는가? ㅣ 패러독스 2
피에르 바야르 지음, 김병욱 옮김 / 여름언덕 / 2009년 2월
평점 :
품절


- 애거서 크리스티 작품 다수의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애거서 크리스티. 저는 그녀의 이름을 한번씩 쓸 때마다 웬지 화장실에 가서 손을 씻고 싶은 기분이 듭니다. 저 같은 골수 추리소설 애호가들에게 애거서 크리스티라는 이름은 거의 예수와도 같은 경건함을 불러일으키기 때문이지요. 오래 되서 누가 한 말인지 잘 기억은 나지 않지만 '크리스티의 소설을 X선으로 비추면 추리소설의 뼈대가 나올 것이다'라는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습니다. 저는 1퍼센트의 주저도 없이 이 말에 완전히 동의하고 있어요. 적어도 크리스티는 클래식한 퍼즐 미스터리 분야의 창조주요, 그 장르의 완성자라 불려도 손색이 없지요.

 

그러면 크리스티가 생명의 숨결을 불어넣어준 추리소설의 뼈대란 무엇일까요. 누구나 한 권쯤은 읽어봤다시피(그녀의 판매 부수는 억 부를 가뿐히 뛰어넘죠), 어느 살인사건을 맞아 명탐정이 기회와 동기를 가지고 있던 몇 명의 용의자들 중에서 치밀한 조사와 논리적 추리를 통해 범인을 찾아내는 지적 유희라고 간단히 정의할 수 있겠습니다. 80권이 넘는 그녀의 소설 대부분이 이런 구조라 빤하다고 하실 분도 계시겠네요. 어찌 보면 천편일률적인 동어반복에서 벗어나기 위해서인지 그녀는 4편의 인상적인 작품을 통해 그 함정을 뛰어넘으려는 시도를 했던 것 같습니다.

 

한정된 용의자 안에서 범인을 찾는 그녀의 소설에 익숙해진 독자들은 10명의 용의자 모두가 범인인 <오리엔트 특급살인>의 결말을 보고 충격을 받게 될 것입니다. <그리고 아무도 없었다>에서는 중간에 피살된 판사가 범인이지요. 흔히 추리소설을 읽을 때 시체가 된 인물에게는 별 관심을 두지 않는 독자들의 부주의를 간파한 멋진 트릭입니다. <커튼>은 작품에 등장하는 모든 등장인물을 본능적으로 의심하고 보는 노련한 크리스티의 독자들마저도 빼놓을 수밖에 없는 바로 그 사람, 즉 에르큘 포와로 탐정이 범인입니다. 50년이 넘는 세월 동안 크리스티의 동반자로 무수한 사건들을 해결한 정의의 상징 포와로를 살인사건의 범인으로 퇴역시키다니, 이쯤 되면 어떻게든 독자를 속이고야 말겠다는 크리스티의 집념에 일종의 장엄함까지 느껴집니다.

 

마지막으로 최초의 근대적인 추리소설인 <모르그 거리의 살인>에서부터 등장해 결코 추리소설에서 빼놓을 수 없는 '왓슨'역의 화자(포와로 못지 않게 독자들이 의심을 하지 않는 인물입니다. 독자는 나와 같은 눈높이에서 보고 들은 모든 것을 기술하는 화자를 무의식중에 자신과 동일시하기 때문입니다)가 범인인 <애크로이드 살인사건>이 있습니다. 포와로의 활약을 옆에서 지켜보며 충실히 기록하는 셰퍼드 의사가 범인이라는 게 밝혀질 때 당시 독자들이 느껴던 충격과 분노(?)는 얼마나 컸을지 상상조차 가지 않습니다. 지금까지도 페어와 언페어 논쟁이 뜨거울 정도니 말해 무엇할까요.

 

<누가 로저 애크로이드를 죽였는가?>는 추리소설 기법상의 혁명을 불러온 애거서 크리스티의 <애크로이드 살인사건>에 정면으로 도전하는 패기가 놀라운 추리소설, 혹은 크리스티와 추리소설에 대한 분석서, 독서 행위 자체에 대한 일종의 에세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대학의 문학 교수이자 정신 분석가인 저자 피에르 바야르는 첫 장에서 크리스티의 수많은 작품들을 살펴보며(그녀의 작품 수십 편의 스포일러가 아무것도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나옵니다), 그녀의 핵심 트릭을 몇 가지로 정의합니다. '위장'은 말 그대로 범인의 특징을 철저히 위장함으로써 범인의 정체를 숨기는 것으로, 예를 들어 <그리고 아무도 없었다>의 범인은 자신을 시체로 위장하고 있습니다. '전환'은 독자의 주의를 교묘히 다른 곳으로 이끌어서 진실로부터 멀어지게 만듭니다. 진실과는 아무런 상관이 없는 무의미한 징표들을 나열해 수사에 혼선을 주는 범인을 생각하면 좋을 것 같네요. 피해자 이름의 알파벳 순서대로 세 건의 살인이 벌어지는 <ABC 살인사건>의 범인은 실은 그중 한 명만이 진짜 목표였지만, 기묘한 연쇄살인이라는 그럴 듯한 외형을 만들어 독자의 주의를 다른 곳으로 분산시켜버렸습니다. '전시'는 너무도 뚜렷한 단서를 독자의 눈앞에 대놓고 제시해 오히려 이건 아닐 거라고 생각하게 만드는 독창적인 트릭입니다. 포의 유명한 <도둑맞은 편지>를 생각해보시길.

 

한편 <애크로이드 살인사건>에서 크리스티는 이 방법들 외에 '생략에 의한 거짓말'이라는 새로운 트릭을 선보입니다. 작품의 화자인 셰퍼드 의사가 범인이기 때문에, 그는 기록자임에도 자신의 행적을 모조리 다 적을 수 없는 딜레마에 부딪치게 되죠. 자신의 행동이나 심리를 전부 적으면 자신의 범행 장면도 들어가야 하기 때문에 애거서 크리스티식 퍼즐 추리소설의 성립 자체가 불가능하게 되는 것입니다.

 애크로이드 씨는 본디 고집이 몹시 셀 뿐 아니라, 억지를 쓰면 쓸수록 더욱 굳어지는 사람이다. 이렇게 되면 아무도 그 고집을 꺾을 수 없다. 파커가 편지를 가지고 들어온 것은 8시 40분, 내가 편지를 마저 읽는 것을 끝내 보지 못한 채 애크로이드 씨의 서재를 나온 것은 정확히 8시 50분이었다. __<애크로이드 살인사건> 중에서

실은 <애크로이드 살인사건>의 범행은 셰퍼드 의사가 서재에 있다가 별 소득없이 나왔다고 주장한 8시 40분과 8시 50분 사이에 이뤄졌습니다. 그러나 셰퍼드 의사는 위에서 말한 이유에 걸맞게 자신의 구체적인 범행 장면을 생략하고 넘어갑니다. 피에르 바야르의 의문은 여기서 출발합니다. 한 번 생략을 통한 거짓말(즉 셰퍼드 의사의 기술을 이제 누구도 100퍼센트 신뢰할 수 없게 되는 것입니다)을 시도한 셰퍼드가 다른 부분에서 또 비슷한 생략과 거짓말을 시도하지 않았을까? 하는 것입니다. 피에르 바야르는 이 본질적인 의문점을 토대로 셰퍼드의 기술에서 앞뒤가 맞지 않는 부분, 다른 해석이 가능한 부분 등을 샅샅이 분석합니다. 그리고 마침내 포와로조차 완전히 간과한 진범을 찾아내는데 성공하는 것입니다.

 

개인적으로 <애크로이드 살인사건>을 읽은 지가 이미 십여년이 지나 피에르 바야르의 이 책을 보다 재미있게 읽기 위해 다시 한 번 보았습니다. 그렇게 두 권을 순서대로 보니 <누가 로저 애크로이드를 죽였는가?>의 세세한 설명 하나하나가 너무도 쉽고 재기발랄하게 다가오더군요. 아, 모처럼 정말 짜릿한 추리소설을 보았다고 생각합니다. 당대의 석학이라는 평가에 부끄럽지 않은 피에르 바야르의 정신 분석과 문학 비평이라는 두 분야를 오가는 화려한 논리에 흠뻑 빠져서 내내 킬킬 거리고 말았다구요. 비길 데 없는 명탐정 포와로가 순식간에 고집불통 망상 늙은이로 떨어지는 꼴이라니, 하하. 그러나 다만 해석망상을 본격적으로 다루는 3장은 문외한이 보기엔 지나치게 어려워 솔직히 이해하기 힘들었음을 고백합니다. 이 장을 제외하면 그야말로 미칠 듯이 재미있습니다. 특히 저처럼 크리스티를 숭배하는 분들, <애크로이드 살인사건>을 경전으로 모시는 분들은 이 책을 보며 어쩌면 우상이 망가지는 데서 오는 불경스러운 쾌감을 느낄지도 모르겠네요. 뭐 괜찮습니다. 이 정도로 수준높게 <애크로이드 살인사건>을 망가뜨린다면(?) 하늘에서 애거서 크리스티 여사도 그닥 큰 불평은 하지 않을 테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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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tty 2009-04-10 01: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다이님 오랜만에 이렇게 강력한 지름신을 ;;;;
크리스티 이름 들을 때마다 화장실에서 손 씻고 싶다는 첫문장 읽고 '이건 바로 내 얘기야!!!!' 하면서 구경하러 갔다가 마침 중고가 있길래 바로 주문 버튼 눌러서 결재 마치고 오는 길입니다 -_-;;; 땡스투라도 드려야 하는건데 ㅠㅠ 추천이라도 누르고 갑니다. 좋은 책 소개 감사드려요. 너무 기대돼요 >_<

비연 2009-04-10 13: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일단 보관함에 쑈옹~ 넣었습니다. 좋은 리뷰 감사해요~

jedai2000 2009-04-13 20: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키티님...앗^^ 키티님도 크리스티 신자셨군요~ 넘 반갑습니다. 피에르 바야르의 다른 책에 대해서도 소개하신 글을 보았습니다. 이 친구가 <바스커빌 가의 사냥개>도 깠(?)다니, 너무 보고 싶네요 ㅠ.ㅠ 챕터3이 제 수준에 지나치게 어려웠는데, 다른 장들은 다 너무 재미있습니다. 어떻게 보실지 너무 궁금하네요. 좋은 말씀 넘 감사드립니다 ^^

비연님...좋게 읽어주셔서 제가 감사드리죠^^ <애크로이드 살인사건>을 다시 한 번 복기하시고 연달아 읽으심 쵝오의 재미를 느끼실 수 있을 듯 하옵니다 ^.~

젠장 2009-05-22 09: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애거서 크리스티 작품 다수의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라는 문장은 못 봤네요. 안돼 ㅠ.ㅠ

jedai2000 2009-05-28 15: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젠장님...죄송합니다 ㅠ.ㅠ 제가 더 눈에 확 띄는 곳에 써뒀어야 하는데...추리소설을 읽을 때 스포일러 뿌리는 사람만큼 증오스런 게 없죠. 본의는 아니지만 진심으로 죄송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