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던의 강들>을 읽고 있다. 언제나 옳은 콤비인 영국신사 경감님과 초짜 견습 순경이 나온다. 제목처럼 런던 구석구석을 배경으로 하고, 제목의 분위기와는 꽤 다르게 목이 잘린 시체에 유령에 마법까지 엉뚱하게 이야기는 흘러가고 있다. 닥터후 등 티비시리즈의 시나리오 작업을 했다는 경력답게 이 책도 티비 시리즈로 해도 재미있을거 같다. 


책에 소로우의 월든에서 인용한 '조용한 절망의 삶'이라는 구절을 보고 월든의 또다른 명구인


'우리는 먼저 인간이어야 하고, 그 다음에 국민이어야 한다고 나는 생각한다. 법에 대한 존경심보다는 먼저 정의에 대한 존경심을 기르는 것이 바람직하다'


을 떠올린다. 


사람이 죽어도 위법이 아니면 잘못이 없고, 스스로 공식 연설에서도 몇번이나 언급했던 반려견을 버리고 나와도 벌금이나 내면 되는 것인지, (솔직히 그녀에게 더이상 놀랄 일이 없다고 믿던 나마저도 기함하게 했다) 그녀의 아비는 제 국민이 이국땅에 광부로 총알받이로 나가는 댓가로 받은 돈을 띵땅치고, 그녀의 주변은 대대손손 그 돈으로 놀고 먹어와 그런지, 올바름에 대한 기준이 다른 것은지, 올바르고 싶은 생각이 없는 것인지 문득 궁금하다. 


일전에 모처럼 술에 취해 동무들과 우정의 밤을 불렀는데, 나만 계속 음정이 안맞아서 이상하다 생각했는데, 오늘 아침 불현듯 그 이유를 깨닫았다. 나는 '우리나라' 세대라 '조국과청춘'의 곡들은 대부분 구전으로 배워서 레코딩을 들어본 적이 없는 것이다. 유투브로 듣고보니 내가 완전히 다른 곡을 부르고 있었다는 걸 깨달았다. 내가 이렇게 긴세월 착각하고 살고 있는 것들이 얼마나 많을런지 매일매일 더 많이 배우고 싶다.


고운 꽃을 선물받은 날, 봄을 느끼고 만물의 귀함을 생각하다, 생명과 이런저런 노고에 대한 감사와 그걸 함부로 여기는 자들에 대한 분노를 느낀다. 


나는 여전히 화가 많이 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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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amadhi(眞我) 2017-03-18 19:2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도 예전 민가를 저보다 여덟살 많은 언니에게 들어서(게다가 울 언니가 음치라 ㅋ) 그때 민가들을 틀리게 알고 부르고 있답니다. 근데 언니를 너무 좋아해서 그냥 그대로도 좋아요. ㅎㅎ

무해한모리군 2017-03-20 09:14   좋아요 0 | URL
뭐 사실 제가 음치라서 그런것도 있겠죠 ㅋㅋㅋㅋㅋ 왜 동무들중 유독 저만 틀리겠습니까.... 제게 음악에 대한 거의 전부를 알려준 그분은 거의 득음을 했다고 불리던 선배였는데... 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