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의 마지막 출근길엔 요즘 무신경한 도깨비로 인기를 끌고 있는 공유와 이번 생에 좋은일 많이해서 다음생엔 한번 같이 살아보고 싶은, (이미 틀린거 알고있다) 내 이상형 전도연이 주연한 남과여를 봤다. 아침부터 이런 영화를 보다니 나도 별난 녀석이군 생각하면서. 이야기는 예상에서 한치도 벗어나지 않았다. 배우 김지수 필모에서 내가 최고로 치는 '여자, 정혜'도 뭐 이야기야 별다르겠냐만 그녀를 클로즈업으로 따라붙은 카메라가 얼마나 짜증이 나던지 영화를 보는 중에 한대 치고 싶었다. 그러니까 이런 작품이야 말로 배우의 역량이 고스란히 보인다. 전도연이 자폐인 아들을 돌보며 살아가는, 너무 메말라 바스락거릴듯한 여자의 모습을 잘 그려냈다. 이상하게도 베드신에서 그녀는 늘 울것같다..
했던말 자꾸 또하는듯 하지만 스물몇 쯤엔 매디슨 카운티의 다리를 그렇게 싫어했다. 왜 사랑하는 사람에게 안가는거야, 꾸물되고 있는 그녀를 보자면 엉덩짝을 걷어차고 싶은 것이다. 이쯤 나이가 들어서야 못가는 사람 사정도 보이는걸 보면 나도 참 늦된 것이다. 사랑이 아니더라도 상처를 주고 싶지 않은 관계쯤은 잔뜩이니까. 내게 부탁할때만 전화하는 친구녀석과의 관계하나도 어쩌지 못해 우물쭈물 몇십년을 보내고마는 주제에 남의 관계에 그렇게 냉정히 논평한걸보면 참, 내눈에 들보를 못보는게 맞다. 음... 멜로하는 전도연을 봐서 좋았고, 공유도 여전히 '오빠'로운 외모를 유지중이라 감탄.
아직 전혀 모르겠는건 열정적 사랑은 피할 수 없는 것일까? 그것이 일정한 인연이나 관계로 되는 것이 '의지'없이 가능할까? 솔직할 수 없는 관계는 만들지 않고 살아야지 생각하지만 또 '목소리 듣고 싶어서요'라고 말해주는 누군가를 역시나 원하게 되고 만다. 참, 인간이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