뭔가 꾸역꾸역 읽는다는 느낌이 들때가 있다.
메이블 이야기는 재미없다기보다
이 글을 쓸 때의 그녀의 마음이 무겁게 다가온다.
소중한 사람을 잃고 마음의 불이 꺼진 채 홀로 방에 남겨진 그녀가 보인다.
'그곳에서만 빛난다'라는 영화가 있다.
영화 속 주인공 여자는 가족의 생계를 위해
성적학대를 참아내며 일하고 있다.
그런 그녀에게 사랑이 온다.
그녀의 마음 속 불이 켜진다.
그러나 그녀는 가족곁 버거운 삶속에 그대로 머문다.
요즘 방영 중인 드라마 송곳에 이런 장면이 있다.
의사는 주인공 남자에게 말한다.
"당신은 한국사회를 너무 만만하게 보는군.
몇년만 지나봐. 당신도 누구못지 않은 꼰대가 될테니까."
모르겠다.
삶이란 어차피 비루하고 치사한 것이고
더 살아봐야 무언가 해낼리도 없다.
삶의 아름다움이란 그저 마음속에만 있는 반짝이는
무용한 이것 밖에 없는 것일지도.
그래도 너를 사랑한 채로
여전히 철부지인 채로
조금만 더 살아내고 싶다.
전태일 열사 기일 하루 후인 11월 14일에 올해 민중대회가 열린다는 이야기를 듣고
왜 인지 이런 조금 슬프고 바보같은 마음이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