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요일에 아주 오랜만에 인사동에 전시를 다녀왔다.
회화가 중심이 된 전시는 더 오랜만이다.
작가는 판화를 했다고 했고 쨍한 햇볕이 들이치는 전시공간은
명암의 차이를 가진 작품들이 한 열점쯤 놓여있다.
내가 무슨 그림을 알겠는가.
그저 누군가 웅켜잡아둔 감정을 받아들인다.
그리고 그사람의 감정을 봐버린 것 같아 촌스럽게 겸연쩍어한다.
틀림없이 삐죽삐죽 숲 같은 곳에 눈이 텅빈 존재가 있다.
어디로 보나 숲인데 검은 바닷속에 있는 아이들이 생각난다.
꿈속에선 텅빈 공간에 그림에서본 삐죽삐죽한 존재가 둥실 떠있어
내가 걸어들어간다.
또다른 그림 속에 있던 책으로 이루어진 섬으로도 들어간다.
그런데 아무것도 없고 읽을 수 없다.
無
작년 4월 이후로 떨칠 수가 없다.
그 가족의 마음이 어떨지야 짐작도 할 수 없지만
티비로 지켜봐야했던 내마음도 무언가 크게 탈이 났다.
그래서 조심조심 지내다 보니
뭔가 아무것도 할 수 없어서 정면승부하지 않은 느낌이다.
사건 책임자들 다수는 이미 출소했고
정부는 조사의 의지가 없고
김어준의 파파이스에서 하는 얘기들은 하도 충격적이라
믿어지지가 않는다....
이번에야 말로 겁을 집어먹었다..
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