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한미국대사를 피습한 김기종에 대한 뉴스를 보다 혼자 울컥한다.
신촌에서 탈패를 했으니까 그가 대표로 있다는 단체를 만난 기억을 더듬어 보지만
잘 기억이 안난다. 그가 혼자가 된지는 아마 꽤 오래 되었나보다.
그가 겪은 모진 가난과
범죄 피해자로서의 울분,
활동가로서의 끊없는 낙담과 고립
그 어디쯤에서 그의 마음은 아마 길을 잃었나보다.
유시민의 말처럼 60년대이후 한국의 진보운동가들은 적을 죽이기 보다 자신을 죽임으로서 항거했다. 김기종은 그저 마음이 부서진 개인이다.
문득.... 노태우가 아니라 김대중이 그때 대통령이 되었다면,
지금쯤 우리나라 최초의 여성대통령은 심상정이 되고, 이정희가 총리가 되어
둘이 매일 치고박고 싸운다는 이야기를 뉴스에서 들을 수 있었을텐데.
김기종도 남북교류협력단장쯤 되어 북한에 나무 열심히 심어주고,
번듯한 가장도 되고,
나도 쓸데없이 회사에서 이런 일기를 쓰는게 아니라
집에 가 아이랑 저녁을 먹을 수 있었을지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