빨간책방을 즐겨듣는다. 다 듣는 것은 아니고 읽은 소설을 다루면 거의 듣는다. 특히 즐거운 것은 김중혁 작가가 글을 쓰는 사람만이 할 수 있는 이야기를 해주는 것이다. 김훈 작가의 문체를 설명하면서 그 단락을 자신의 문체로 다시 써 읽어주거나(김중혁 작가 버전도 좋았다) 김유정 작가와 이야기 하면서 그림으로 소설 속 마을을 그린 다음 글을 쓴다거나 하는 것들 말이다. 이동진님이 책을 선정하는 쪽이기에 김중혁 작가가 좋아할 때 방송이 좀 더 잘나오는 느낌이다. 목차를 보니 속죄, 파이이야기, 하루키 편은 기억에 남는다. (두사람은 일벌레에 하루키와 비틀즈를 무척 좋아한다)  몹시 드물게 다룬 책을 내가 다 읽었고, 라디오 매체의 특성상 흘러듣는 이야기도 많으니 한번 읽어볼까 하는 생각이 든다. 


 드디어 문학동네 겨울편을 펴들었다. 여는글과 김훈 작가의 단편을 읽는다. 우리 사는 모양새가 참 어딘가 어그러져있다는 생각이 든다. 철없던 시절 하루 일을 마치고 가족과 연주를 하는 삶을 꿈꾸었다. 김훈의 소설속 고시생은 일년을 동거하던 여자가 무슨 일을 하는지 모르고 나는 가족과 대화를 한지가 한참인데 청와대 파견 경찰의 이름을 알고 있는 이상한 삶을 살아가고 있다. 대한항공 사무장은 '나는 개가 아니었지'라고 혼잣말을 했다는데, 강요된 선택지만 받아든 이땅의 젊음들이 노예가 확실하다는 생각이 왜 점점 더 강해지는지 모르겠다. 요즘은 내가 만들고 있는 나의 역사가 조금은 부끄러워져서 입을 닥치고 있는 시간이 길어지고 있다.


환상의 빛과 사상학탐정을 드디어 주문했고, 크리스마스 카드도 준비했다. 올해는 좀 더 많은 사람에게 안부를 전해야지 마음 먹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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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해한모리군 2014-12-17 11: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결심과 상관없이 아직 달력 이벤트 참여자분들이 주소를 내놓고 있지 않다 ㅠ.ㅠ

라로 2014-12-17 12:27   좋아요 0 | URL
앗! 달력이벤트!!! 아직 안 늦었나요????^^;;;;;

무해한모리군 2014-12-17 12:28   좋아요 0 | URL
ㅎㅎㅎㅎ 참여자분들께서 주소를 안주셔서 비비아롬모리님께 기회를 드립니다 ㅋㄷㅋㄷ

라로 2014-12-17 12:31   좋아요 0 | URL
ㅋㅎㅎㅎ 이런 행운이~~~~ㅋ 곧 참여 할게용~~~~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