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근길에 들은 김용민과 이종우가 진행하는 종교 팟캐스트에서 김용민씨가 '모든 자살을 사회적 타살'로 규정했다.
목숨을 버린 쌍용차 해고자들, 살던 집에서 나가야하자 장례비를 챙겨두고 자살한 어르신, 공과금 조차 낼 길이 없어 아픈 딸둘과 생을 버린 엄마. 생존의 가장 기초적인 토대마저 무너져버린 그들이 기댈 곳이 이 나라에서는 없었다. 과연 자살인가.
어느 아나키스트의 고백은 반쯤 읽고 던져두었다.
불행한 역사를 소재로 한 소설을 읽는 것은 괴롭다. 주인공이 행복하면 행복할수록 괴롭다. 그에게 닥힐 미래를 이미 알기에 괴롭다. 작가는 자신의 아버지의 실화를 바탕으로 스페인내전을 거쳐 전쟁, 파쇼와 우익 정권, 냉혹한 자본주의 세상에 끝없이 폐배하며 살아온 우리 윗세대의 이야기를 다룬다. 심장을 요동치게 하던 이상은 폐배했고, 좀비같이 일상을 살아내야했던 아비의 이야기다.
먼저 간 동지가 남긴 신발을 불태우고
미래에 대한 낙관도 버리고
죽지않기 위해선 자신의 과거를 부정하고, 스스로조차 속여야하는 삶 속으로
노년에 이르러 양로원에서 극심한 우울증과 싸우다 자살하기까지
누구에게도 평가받지 못했던 전사
사회는 여전히 그들이 함께 꾼 꿈에 다가가지 못하고 있다.
역사는 그들의 투쟁을 기억하고 평가했다.
그러나 나는 현재의 그들의 삶이 더 충만하기를 바란다.
그들이 말할 곳이 있고, 신념을 저버리지 않고 일할 곳이 있고,
세상을 저버리기 전에 잡을 손이 있기를 빈다.
신념이 무엇이든 살 권리는 있는 사회를 원한다.
한번 실패해도 툭 털고 있어날 다시 한번의 기회를 원한다.
아직 떼지 못한 노란 리본은 숨죽이지 말라고 외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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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을 모두 함께 나눈다면 - 박노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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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0년대에 갓 물오른 청년 노동자이던 나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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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로기준법 좀 지키는 공장에 다녀보는 것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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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희 유신독재의 장발단속 없는 세상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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맘놓고 머리 기르며 살아보는게 소원이라고 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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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떄 친구들은 제발 꿈꾸는 소리 좀 그만 하라고 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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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0년대에는 내놓고 노조 결성도 하고 민주 노총도 만들어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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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단거리를 노동자의 환한 물결로 가득 메워보는 것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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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사독재 몰아내고 선거로 우리 대통령 뽑아 정권교체 해보는 것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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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점재벌 해체와 안기부 해체 진보정당 창당이 소원이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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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도 사람들은 꿈꾸는 소리 좀 그만하라고 했지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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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그 꿈들은 하나둘 이루어져 현실이 되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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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요즘 잠자리에 누워 한참씩 이런 꿈을 꾸곤 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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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아이들과 자전거를 타고 서울에서 평양까지 마음껏 달리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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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주벌판으로 눈 덮인 시베리아로 유라시아 초원을 거쳐 빠리까지 가 닿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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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기서 다시 횡단열차를 타고 서울역에 내리는 꿈을 꾸곤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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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고르게 부자인 삶의 꿈을 넘어서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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덜 벌어서 덜 쓰고 나눠 쓰는 삶을 기쁘게 받아들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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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푸르고 건강한 몸 생활과 더 많은 사랑과 친절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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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아름답고 기품있는 문화생활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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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박하지만 더 알찬 행복감으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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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의 보람을 누리며 살아갈 때가 되었다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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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노동자와 서민들이 손에 손에 꽃 뭉치를 들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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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 지구형제들 보는 앞에서 총파업 시위에 나서는 꿈을 꾸는 것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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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들은 또 다시 제발 꿈꾸는 소리 좀 그만 하라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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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나이 생각하고 반 발짝만 앞서가서 고생 좀 그만하라 하지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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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25년 동안 자나깨나 사랑 하나 운동 하나에만 눈맞추고 살아온 내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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딱 하나 온몸으로 깨쳐온 진리가 있다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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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을 혼자서 꾸면 꿈에 지나지 않지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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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을 모두 함께 나누어 꾸면 반드시 현실이 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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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을 머리나 입으로만 꾼다면 꿈에 지나지 않지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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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으로 자기 몫의 고통으로 받아 나가면 반드시 현실이 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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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을 젊어서 한때 반짝 꾸고 말면 꿈에 지나지 않지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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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을 두고 끝까지 꾸어 나간다면 반드시 현실이 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