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드라마를 보다보면
잘사는 사람은 정~~~말 잘살고,
못사는 사람은 지지리도 못산다...
현실이 드라마에 확실히 투영되고 있나보다.
심지어 내가 보는 딱 두개의 드라마에 여주인공은
모두 자기 누울 방한칸이 없어서 남자주인공 집에 얹혀산다..
예전드라마에는 세탁소집 딸, 구멍가게집 딸이라도 방은 있는 경우가 많았는데
환타지속 세상에서도 서울집값은 처녀가장이 방한칸 마련하기도 어렵게 하나보다..
여하간 요즘 상속자들이라는 드라마를 열심히 보고 있다.
이민호군의 드라마를 꽃남 이후 다 보았는데
팬심이라기 보다 우연히도 민호군이 찍은 드라마가
'드라마는 가볍고 밝았으면' 하는 나의 취향에 잘 맞았기 때문이다..
(여담으로 민호군은 아름다운 사람이긴 하지만 너무 인상이 찐해서 배우로서는 좀 아쉽다고 생각했는데, 인터뷰에 보니 본인도 그리 생각하고 있는듯)
나는 이드라마에 두가지 줄기가 있다고 봤다.
하나는 유사이래 계속되온 아버지에 대한 아들들의 전쟁.
작중 큰아들은 아버지와 같은 방식으로 아버지와 싸우고 있다.
부의 계승자로서 그 우두머리 관리자가 되고, 그힘으로 자기가 원하는 것을 얻으려고 한다.
그러나 부의 제국의 계승자에게는 '해야만 하는 것'이 너무나 많아서 '원하는 것'을 할 사이가 없다. 아마도 그의 도전은 실패하지 싶다.
그래서 주인공인 둘째 아들은 아버지와 다른 방식으로 싸울 것이고 이기는 방식으로 이야기가 진행되지 않을까 감히 예상해 본다.
둘째는 상처받은 젊음의 극복기.
이드라마에 등장한 세권의 책이 생각난다. 위대한 게츠비, 외딴방, 자기앞의 생이 그것이다. 주인공 김탄이 게츠비가 아니냐는 이야기가 많이 나온다. 단연코 나는 아니라고 생각한다. 그 둘의 유일한 공통점은 인생의 유일한 목표가 사랑하는 이라는 것 뿐이다. 게츠비의 데이즈는 속물스럽고 이기적이다. 그 터무니없는 사람을 위해 삶을 던졌기에 게츠비의 인생은 안쓰럽고 허망하며 또한 대단하다. 그러나 로맨틱코미디속 여주인공이 그럴 수는 없는 일이다.
내게 이 세작품과 드라마의 공통점은 아프고 외로웠던 젊음이, 그럼에도 불구하고 삶을 사랑하고 살아가는 내용이라는 것이다. 나는 정말 이십대로 돌아가고 싶지가 않다. 그 모든 것을 다시 겪어내고 싶지가 않아서다.. 어른들이, 세상이 만들어둔 틀안에서 상처받은 젊음이라는 새에게 니가 원하는 모습대로 살려고 퍼덕거려보라고, 그러다 떨어지고 또 떨어져도 해보지 않은 삶보다 낫지 않냐고. 슬프고 아파도 살아볼만한 것이 삶이라고 말을 건넨다..
대부분 삶에서 어떤 선택지도 가지지 못한(아니 생각조차 할 수 없는) 우리에게 드라마가 환타지인 지점은 아마 여기 있지 싶다.
뭔가 이 틀에서 벗어날 수 있는 아주 조금의 틈이 있을지도 모른다는 환상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