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우리 모녀가 주인 없는 개 같다고 생각했다. 입 때문에 우리는 온갖 고생을 해야했다. 우리 몸에 다른 것은 없고 오직 입뿐인 것 같았다. 그 입 때문에 우리는 나머지 모든 것을 팔아야 했다.-249~250쪽
나는 내 자신에 관심을 기울였고, 내 그림자가 내 유일한 벗이었다. 마음속에는 늘 자신만이 있었다. 나를 사랑해주는 사람이 아무도 없었기 때문이다. 나는 나 자신을 사랑하고, 나 자신을 불쌍하게 여기고, 나 자신에게 용기를 북돋아주고, 나 자신을 질타했다.-250쪽
희망이 없으면 시간도 없다. 나는 마치 해와 달이 없는 곳에 못박혀 있는 것 같았다.-251쪽
내가 커갈수록 예뻐진다는 것이 다소 위로가 되었다. 아름다움이 내 신분을 높여줄 것만 같았다. 그러나 나는 근본적으로 신분이란 게 없다. 자기위안은 처음에는 달지만 끝은 쓰고, 그 쓰디씀이 나중에는 나를 또 오만하게 만든다. 가난하다. 그러나 예쁘다. 이것이 나를 또 두렵게 한다. 어머니도 예쁘지 않았던가.-251쪽
내게 밥을 주는 사람만 있으면 무슨 일이라도 하겠다는 생각까지 들었다. 어머니는 참으로 대단하다. 죽을 생각도 해보았지만 차마 그러지 못했다. 아니, 나는 살아야 했다. 나는 젊고, 예쁘다. 살아야 한다. 부끄러움은 나의 것이 아니다.-255쪽
그 일이 있고 난 뒤 나는 남녀관계를 알게 되었다. 여자들이 조금 틈을 보이면 남자들은 냄새를 맡고 온다. 그들이 원하는 것은 몸이고, 그들은 짐승의 힘을 발산한다. 그러면 얼마간 입을 것과 먹을 것이 생긴다.-262쪽
그러나 밥벌이를 할 수가 없을 때 여자는 자기가 여자라는 사실을 인정하고 몸을 팔아야 한다. -263쪽
그녀는 먹을 것이 있고, 나는 자유가 있다. 그녀는 자유가 없고, 나는 먹을 것이 없다. 우리는 둘 다 여자다.-264쪽
돈은 사람보다 더 지독했다. 사람이 짐승이라면 돈은 짐승의 쓸개다.-267쪽
나는 이미 나의 죽음을 보았다. 돈 일원이 들어오면 나는 그만큼 죽어가는 것 같았다. 돈은 생명을 연장시키는 법이다. 그러나 내가 돈을 버는 방법은 그 반대였다. 나는 내가 죽어가는 것을 보고 있었고, 죽음을 기다리고 있었다. 그리하여 다른 모든 것은 일절 생각할 필요가 없었다. 하루하루 살아가면 그만이었다.-27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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