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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인에서 날아온 맛있는 편지
정세영 글.그림.사진 / 이숲 / 2009년 9월
평점 :
절판
스페인에서 만난 13개의 간단한 음식레서피와 그곳에서 만난 사람들의 이야기다.
요리레서피는 화사한 일러스트와 무척 간단한 요리법으로 제시되고 있지만, 샐러드 정도나 도전해 볼 수 있을까 감히 해볼 엄두는 나지 않는다. 저자가 운영하는 알바이신에 가서 그냥 먹는 것이 답이지 싶다.
에세이 보다 더 눈에 들어오는 것은 사진들이다. 쨍하고 해가 비치는 스페인의 모습이 아닌 뒷골목 어스름의 바에서 주민들과 한잔 하면서 볼 수 있을 듯한 풍경이다. 에세이도 스페인 사람들의 이야기라기 보다 이방인을 따스히 맞아주었던 정겨운 이웃들의 이야기다.
"뭐? 너희 나라를 떠나본 적이 없다구?"
"응."
"왜 그렇게 살지?"
"난 불편한 게 없어. 난 이곳이 좋구, 그냥 이렇게 살다가 죽을지도 몰라."
"훌리오. 그럼 고향을 떠나본 적이 없다는 거야?"
"응. 어머니, 아버지도 여기서 태어났고, 할머니, 할아버지도 여기서 태어나셨어. 난 마드리드에도 가본 적이 없어."
(8장 단호박스프 중)
길을 떠난 사람의 글에서 고향이 좋아 고향을 떠난 적이 없는 사내의 이 이야기에 유난히 눈이 간 것은, 머물고 싶은 고향을 잃어버린 현대의 대부분의 사람들이 딱하다는 생각이 들어서 였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