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를 뺐다. 
무언가를 배운다는 건 삶에 대해 넓고 깊게 이해하기 위해서라고 한다. 
어제부로 나는 치통이라는 삶의 고통을 전면적으로 이해하게 되었다. 

사람의 얼굴에서 표정이 차지하는 중요성을 새로이 이해하게 되었으며, 
큰 고통을 생살을 찢는듯하다 뿐만 아니라 생니를 뽑는듯하다로 변주할 수 있게 되었다. 

역시 책보다는 경험이다. 

 머리도 너무 아프고 해서 후애님이 미리주신 크리스마스 선물인 대단한 책을 빼들었다. 겨울에 읽으려고 했는데 맨날 가벼운 읽을거리부터 빼먹어서 치통과 함께 읽을 수 있는 녀석은 이것 밖에 없더라. 

 술술 넘어간다. 나열식 교과서의 문제, 세금 가지고 만든 단체로 돈놀이 하려는 우체국 민영화 등 이런저런 사안들에 대해 '자본주의 세계의 획일화 능력은 공산주의 세계의 세뇌능력을 월등히 능가한다' 든가 '악은 건실함의 연장선상에 있다. 그래서 더 무서운 것이다' 같은 통찰은 절로 고개를 끄덕이게 한다. 자본주의 세계의 획일화는 각 사회가 가진 문제들 마져 획일화시키나 보다.  

다만 이책에서 다뤄지고 있는 책중 나의 관심을 크게 끈 알렉산드리 헤이젠의 작품이나 언어와 사람의 관계를 다뤘다는 다나카 가츠히코의 작품은 번역된 것이 없어 접할 수 없어 아쉽다.  

한달에 한번 평일에 쉬는 날인데 이 화창한 날씨에 치통으로 누워만 있어서 너무 아쉬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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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스탕 2009-09-15 10: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치통을 이해하는 삶은 모르고 지나가셔도 좋은 삶이라 단언할수 있어요.. ㅠ.ㅠ
치통의 세계는 너무 슬포요.. ㅠ.ㅠ

한달에 한 번 쉬는 평일인데 집에만 계시만 아깝잖아요. 뭐 하고 놀지? +_+

무해한모리군 2009-09-15 10:33   좋아요 0 | URL
그게 치통때문에 ㅠ.ㅠ
네.. 제가 그동안 고통이라고 생각했던 모든 것들은..
아무것도 아니었어요 아~~

날카롭게 머리를 찌르는 고통과 그 뒤에 따라오는 둔중한 고통의 이중주라니~
무스탕님은 아셨군요..
무스탕님과 저는 이제 치통을 이해하는 사이예요 ㅎㅎㅎ

후애(厚愛) 2009-09-15 10: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 13년전에 이를 네 개나 뺐어요
네 개를 뺀 곳에서 이가 하나 나는 바람에 다시 뺐다는거에요ㅠ.ㅠ
어찌나 아프던지요.
저도 치통 이해합니다.^^

<대단한 책>을 읽기 시작하셨군요.
화창한 날씨에 치통을 견디면서 책을 읽으시는 휘모리님이 대단해요!^^

무해한모리군 2009-09-15 11:21   좋아요 0 | URL
으흐흐 책읽기 전에 세시간은 잤어요 ㅎ

놀랍군요.. 다시 나기도 하다니!!!
다시 난다면.. 왠만하면 뽑지 않고 버틸랍니다 ㅠ.ㅠ

2009-09-15 11:45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9-09-15 13:23   URL
비밀 댓글입니다.

머큐리 2009-09-15 12: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대단한 책을 시작하다니...대단한 걸(?) 이네요...ㅎㅎ
치통은 사랑니 하나 뽑은 내가 건드릴 주제는 아닌 것 같고..흠

무해한모리군 2009-09-15 13:24   좋아요 0 | URL
히 좀 두껍긴 하지만 다른 것들이랑 천천히 같이 읽죠 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