맨 처음 읽은 '그리고 밤은 되살아난다'는 그닥 이었다. 그래서 별 기대없이 빼 든 내가 죽인 소녀는 멋지다.
뉴스에서 흔히 '자녀동반자살'이라는 표현을 쓴다. 자살 즉 '스스로 죽다'는 뜻인데, 자녀동반 자살의 자녀들은 자신의 의사로 죽었다고 보기엔 어려운 듯 하다. 이런 세상에 돈도 부모도 없이 남겨질 아이들이 딱한 그 부모를 이해 못할 바는 아니나 엄연히 '자녀살해'이지 '동반자살'은 아니지 않나.
오늘 밥집에서 옆자리의 가족은 자기 메뉴를 선택하는 일곱살 남짓 아이에게 부모는 이거말고 저거 먹자며 몇 번이나 자긴 이거 먹겠다는 아이의 뜻을 반해 결국 부모맘대로 메뉴 세개를 고르더니 시키더라. 묻기는 왜 물은건지..
어리석은 선택이라도 자신의 뜻에 따라 하고 후회하는게 좋지 않을까 하는 당연한 생각을 문득해본다. 타인의 취향이나 심정에 대한 이러저러한 지레짐작은 얼마나 큰 오류를 범하게 하는지. 긴 인생 무슨 일이 어찌 흘러갈지 모르는데, 큰 비관도 큰 낙관도 빗나가기 마련인 법인듯하다. 그게 남의 인생에 대한 거라면 더 말할 나위 없다.
여성, 그것도 젊은 여성만 사는 연립주택, 젊은 여성만 타는 승용차, 젊은 여성만 읽는 책-이런 것들이 큰 시장 점유율을 자랑하는 나라는 세상에 이 나라뿐이리라. '젊은 여성'이란 지구상에서 수명이 가장 짧은 포유류이며, 게다가 매년 새로 태어나기 때문에 틀림없이 전쟁이 끝난 뒤에 결식아동에게 사탕을 팔듯이 편하게 장사를 할 수 있을 것이다. (p181)
- 세상에서 수명이 가장 짧은 포유류.. 나도 이제 끝인가 흠.
- 오 탈자 제발!! 문장 중간에 'ㅏ'만 덩그러니 있는 식의 오탈자는 한번만 원고가 나올때 살펴봤어도 알았으련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