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니네 아들내미 두녀석은 열살무렵까지 나랑 같이 살았다. 

지금은 중3, 초등학교 6학년인데 그래서 그런지 오빠네 녀석들 보다 꽤나 살갑다. 

뻑하면 이모네 단칸 오피스텔로 가서 살겠다고 부모를 협박한다는데 흠.. 

심지어 우리 언니는 형부랑 싸우고 가출해도 더러운 우리집에는 절대 안오는데 말이다 ^^;; 

어쨌거나 작은조카녀석이 이 늦은 밤 뜬금없이 '맹꽁이 서당'이 가지고 싶어한다며 큰조카가 문자를 보냈다. 황당하다.. 

나는 방학을 맞아서 무슨 서당을 다니고 싶으니 돈을 보내라는 건줄 알았더니 만화책이다 --;; 

아무래도 저번에 큰조카녀석 책을 열권정도 잔뜩 사 보냈더니 삐친 모냥이다.. 어쩌겠는가 가지시고 싶으시다니 보내야지. 

조카도 벼슬이군 벼슬이야 ㅎㅎㅎ 

(하긴 우리 이모가 나한테는 엄마 맞잽이로 잘한거에 비하면 난 참 무심한 이모기는 하다)  

그리곤 스무통 넘게 문자를 주고 받았다. 

요즘 공부하기 싫어하는 녀석에게 '그림이나 악기 배워볼래?' 했더니
기타나 드럼을 배우고 싶단다.
뭐든지 잘하게 되면 자신감이 붙으니 가르쳐 주고 싶다. 
방학 기간에 배울 수 있게 언니를 충동질해봐야겠다.
내 새끼가 아니라 그런지, 난 공부안하겠다는 녀석 굳이 시켜야 되나 싶다 --;; 

제주도로 동생녀석이랑 3일짜리 여름 캠프 보내주겠다고 했더니 좋단다 ^^ 
나는 전남에서 하는 청소년 연극캠프를 보내고 싶은데, 
비행기가 타보고 싶은가보다 이 녀석은 ㅎㅎㅎ

중3이면 다른 녀석들은 어른이 다 되는데,
이 녀석은 '비행기 탄다니 너무 좋아요'란다 흠..
배 태워서 보내야지 ㅎㅎㅎ
귀여운 것.. 

핸드폰은 뭘 쓰는지, 어딨는지 온갖걸 꼬치꼬치 캐묻더니, 
낼 엄마한테 허락받아주마 하고 간신히 문자질을 끊었다. 

아주 말하는거 만큼 손이 빠르니 너무 신기하다.  

애들 학원 빠진다고 안된다고 할텐데
지금부터 언니를 어찌 구워 삶을지 연구해 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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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6-22 22:56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9-06-22 23:01   URL
비밀 댓글입니다.

꿈꾸는섬 2009-06-23 01: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휘모리님 좋은 이모세요.^^ 저도 결혼전엔 조카들 참 잘 챙겼었는데 제 아이들 생기니 우리 아이들이 먼저네요. 조카와 다정한 이모 좋아요^^

무해한모리군 2009-06-23 08:09   좋아요 0 | URL
저 조카들한테 안다정해요..
조카들이 저한테 다정해요 ㅎㅎㅎ
(돈의 힘!!)

후애(厚愛) 2009-06-23 07: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 큰 조카는 이모랑 살고 싶다고 몇 년을 조르고 있답니다.
그래서 언니가 많이 스트레스를 받고 있지요.ㅎㅎㅎ
고민이 있으면 쪽지로 털어 놓기도 하고요. 엄마보다는 이모가 아주 편한가 봅니다.^^

무해한모리군 2009-06-23 08:10   좋아요 0 | URL
후애님이 다정하시니까~~
저야 제가 막내라 주로 받고 자라서 해야지 하면서도 마음씀이 영 언니오빠에 못미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