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속되는 음주 일기
집 앞에 새로 편의점이 생겼다.
커다랗게 '과일 팜'이라고 적혀있어,
퇴근길에 쓱 들려본다.
수박 1/6토막과 맛살 4개짜리 1팩, 맥주 두캔을 사들고
개업기념 10% DC에 흐뭇해 하며 집으로 온다.
편의점은 늦게까지 해서 좋고 조그마하게 잘라 팔아서 좋다.
엄청 더 비싸지만..
제법 그럴듯한 술상을 차려놓고
남자이야기를 본다.
왜 이렇게 남자들은
여자를 구원의 상징으로 삼고 싶어할까?
아, 이 작가 여자지..
어제 사죄와 화합의 상징인 그녀는 총에 맞았다..
이 작가는 현대 금융자본주의의 온갖 병패 + 한국적 병패까지 두루 보여준다.
멀쩡한 중소기업 작업걸어 망가뜨리기,
정계가 짝짜꿍해서 헐값에 땅수용하고 원주민 몰아내기,
어젠 드디어 난개발은 '빠른 이익 회수'를 요구하는 투기꾼들에 의해 이루어진다는 걸 보여주더라.. (하긴 다 새삼스럽진 않은 이야기다)
자본엔 심장이 없기에 김강우도 그의 아비도 싸이코 패스다.
김강우가 그의 싸이코패스인 아비로 부터 자기자신과 동생을 지키기 위해선 스스로 싸이코패스가 될 수 밖에 없다. 그러나 그도 그 아비도 결국 더 큰 놈에게 먹히고 말 듯 하다.
어찌 끝낼려나.. 해피앤딩일까? 좀더 상징적으로 끝낼려나? 쬐끄마한 자본 김강우는 마음을 느끼는 순간 자멸해 버리는 것 아닐까? 문득 노무현전대통령의 죽음이 떠오른다. 자본도 권력도 영생하려면 마음이 없어야 하는게 아닐까?
6월 9일. 자취생은 과일 잘 못먹지 않냐며 내 주머니에 귤을 밀어넣어주시던, 불편한 몸으로 학교앞에서 파시던 오징어다리를 한주먹씩은 더 넣어주던 그분의 아들의 기일이다. 역시나 그 죽음을 팔아보려는 인간들이 고개를 들이밀 것이다. 나는 학교로 가지 않을 것이다. 그는 그곳에 있지 않을 테니까.. 그녀의 생때같은 잘난 아들의 목숨을 빼앗은 자들은 거기 있지 않다. 어쩌겠나.. 바위에 백만개의 계란을 던지러 나갈 수 밖에 없다 우리는.. 그거라도 할 수 밖에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