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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녀 수집하는 노인
조이스 캐롤 오츠 지음, 이현정 옮김 / 아고라 / 2009년 3월
평점 :
품절
이 책은 우리가 익히 아는 작가들을 소재로해 노인과 죽음이라는 이야기를 풀어내고 있다.
5명의 작가들의 진짜 삶이나 작품에서 힌트를 얻어 으스스한 한권의 단편집을 만들어 냈다.
각오해야 할 것은 늙어간다는 것과 죽어간다는 것 어느 것이나 유쾌하지 않으리라는 게 자명하다는 것이다.
늙음. 고매한 정신의 인간도 젊은 소녀들 옆에 있기를 소망하며, 아무리 남성답던 사람도 병으로 바짓가랑이를 친구들 앞에 적시며 총으로 머리통을 날리는 것만이 유일한 소망이 되기도 하고, 구호활동에 나섰다 젊은이에게 유혹당할만큼 턱없이 정신은 혼미해지며, 외롭고 약해지는 것인지도 모른다.
외로움. 작가라는 직업이야말로 누군가와 소통하고자 하는 욕구가 극대화된 모습이 아니겠는가. 아무도 봐주지 않을때, 우리는 누구나 혼자 있고 싶어하면서도, 절절히 외로워 하고, 고립되어진 상황에서는 일생 내가 생각해 왔던 '나'라는 것이 없어져 버릴지도 모른다. 아무도 보지 않는데 아무와도 나눌 수 없는데 내가 깨끗한 것이, 내가 주절거리는 것이 무슨 소용이겠는가?
늙음과 죽음, 고립 앞에서 앞으로 살아갈 날들 때문에 애써 눌러왔던 욕구들이 스멀스멀 그대로 드러난 모습을 작가는 그대로 그려낸다. 영미문학의 대가 헤밍웨이, 애드거 앨런 포, 마크 트웨인, 헨리 제임스, 에밀리 디킨슨의 가상의 삶을 소재로 한 다섯편의 기묘한 이야기는 몹시 불편하기도 하고, 그 솔직함이 매력적이다.
위의 작가들의 작품을 좋아한다면, 또는 추리소설이나 공포물을 좋아하는 사람들이라면 즐거운 독서가 되리라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