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퇴근길은 놀랍게도 두시간이 훌쩍 넘게 걸렸는데, 땀을 흘리며 버스에서 읽다보니 맥파이살인사건이 제법 재미있어지기 시작했다. 나치의 유대인 수용소를 탈출한 예리한 나이든 천재 탐정과 명랑한 조수, 언제나 만족스러운 식사를 마친듯한 얼굴을 하고 있는 살집있는 형사라니 너무하다 싶게 정석인 조합이 아닌가.
한편 퇴근하고 목욕후 침대에 뒹굴거리며 몇장 뒤적여본 죽음을선택한남자는 너무나 헐리우드 영화스럽다.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이렇게까지 헐리우드 영화스러운 작품은 그냥 영화로 보면 되겠다. 헐리우드의 기술은 이미 내 상상력을 뛰어넘는 영상을 내놓는 마당이니. 그래도 오늘 또 경솔해지기 싫음으로 좀 더 읽을 때까지 판단 유보.
내일은 필립로스의 사실들을 한번 뒤적여 봐야겠다. 일주일전에 읽다 쳐박아둔 춤추는식물도 읽어야되는데 풀은 내 취향이 아닌거 같기도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