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라이 라마 "방한 하면 꼭 김치 먹고 싶어요" ㅣ Ⅲ. 뉴스 속 달라이라마 2005-04-18 오전 11:08
구룡사등 한국 스님ㆍ불자, 카나자와서 달라이라마 친견

한국 불자들을 상대로 법문하는 달라이 라마.

달라이 라마가 일본에서 한국 불자들을 만났다. 달라이 라마는 4월 16일 오전 카나자와 시 현립음악당에서 통도사 서울포교당 구룡사 주지 정우 스님을 비롯한 150여명의 한국 스님과 불자들과 만났다. 이번 방일 일정 중 달라이 라마가 한국 불자들과 단체 친견시간을 가진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한국 불자들의 질문에 답변하는 달라이 라마.

친견 법회에서 달라이 라마는 “산스크리트어 근간을 둔 경전을 공부하고, 또 모두 다 같은 부처님의 제자라는 면에서 한국불교와 티베트 불교는 한 가족이나 다름없다” 며 한국 불자들을 반겼다.

한국 스님들이 달라이 라마와 기념촬영 했다.

이날 달라이라마를 친견한 한국 불자들에게 무엇보다도 가장 큰 관심사는 그의 한국방문 여부였다. 한국에서 가장 가보고 싶은 곳과 하고 싶은 일이 무엇이냐는 질문에 달라이 라마는 "어디든지 특별히 가고 싶다는 마음을 내지는 않는다"며 "그래도 한국에 가면 김치를 꼭 먹어보고 싶다"고 답했다. 또 "사실 무엇보다도 한국 국민들을 만나 많은 이야기를 나누고 싶은 바람 뿐"이라고 덧붙였다.

법문하는 달라이 라마.

한국 불자들이 선물한 사진집을 보는 달라이 라마.


이어 "달라이 라마께서 빨리 고국인 티베트로 돌아가시기를 간절히 기도하고 있다"는 한 불자의 염원에 "망명한지 46년이나 됐고 그 동안 시대가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며 "그 변화 속에 중국도 변화하고 있으니 나도 곧 돌아갈 수 있지 않겠는가, 기도해 줘서 고맙다”고 화답해 장내 분위기가 일순 숙연해지기도 했다.

한국 스님들의 선물을 살펴보는 달라이 라마.

달라이 라마의 법문을 경청하는 스님과 불자들.


친견이 끝난 후 달라이라마는 손수 기념사진을 챙기며 한국불자들에 대한 관심과 애정을 드러냈다. 구룡사 신도 정동파 씨는 “달라이 라마를 직접 친견하게 돼 영광이다"며 "하루빨리 한국에서 뵐 날을 기원한다"고 소감을 밝혔다.
 
2005-04-17 오후 1:52:00
일본 카나자와=한상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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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돌님의 댓글(2005.3.25)

분노가 강력한 자기장으로 머리를 치고 가슴을 옭죄일 때는 어떻게 해야 할 지 모르겠습니다. 그런데 그것이 또 사람의 생 안에서 일어나는 일이기 때문에 이런 것이 또 인생인 거지, 변명하다가도 너무나 작고 하챦은 일에 자주 분노하는 절 보면 한심스럽습니다. 그러니까 달라이라마의 말씀은 역지사지의 입장과 비슷한 거겠군요. 그나저나 달라이라마가 정말 오신답니까? 존경과 사랑으로 기다리는 분이 오신다니, 축하드릴 일이군요. 글고 이누아님, 저 아함경 몇 주전에 구입했습니다. 옴마나! 깜딱 놀랐습니다!! 책이!! 손바닥만해요! 손바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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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 수행하지 않으면 자비심을 잃게 된다"라는 달라이라마의 말씀을 늘 생각합니다. 자비나 평온은 그냥 주어지는 것이 아니라 끊임없이 물을 주고 가꾸어야 합니다. 내가 아프고, 고통스럽고, 억울한데 누구를 돌아보겠습니까. 그러나 인욕이란 무조건 억누르는 것이 아니라 적절하게 대처하는 것이라고 달라이라마는 말씀하셨습니다. 부당하고 잘못된 일에 대해 평정심을 유지한 채 개선을 위해 노력할 수 있다는 말씀이신 것 같았습니다. 무조건 참는다면 화병이 되거나 언젠가 폭발하게 되겠지만 자기 나름의 수행을 통해 평온 속에서 상황에 대처해 나갈 수 있다면 삶에 크게 유익할 것입니다. 말처럼 쉬운 것은 아닙니다만 술이나 담배 같은 생존과 관계없는 물건을 멀리하는 데도 수없이 시도하고, 괴로워하는데 일생을 함께 한 분노나 다른 부정적인 감정들을 멀리 하는 데야 오죽 하겠습니까? 어떤 이들에게는 담배와 같고, 어떤 이들에게는 도벽과 같을 이 부정적인 감정을 계속 지니고 산다면 건강을 해치는 정도의 해를 입기도 하겠지만 어떤 경우에는 가정과 자신의 생을 모두 잃을 정도의 해를 입을지도 모를 일입니다. 

수행이란 사람마다 그 형태가 다르다고 봅니다. 경을 읽고, 염불을 하고, 주의 기도를 올리고, 통성기도를 하기도 하지만 봉사와 헌신, 소외된 사람들과의 공감, 이웃에 대한 친절, 마음을 다잡을 수 있는 노래 등 수도 없이 많습니다. 꾸준히만 할 수 있다면 모두 기도입니다. 이런 말을 하는 것 자체가 제게는 부끄러운 일입니다. 자주 감정의 노예가 되어 도대체 나는 무엇을 하는 것이지, 내가 왜 노예처럼 원하지 않는 상황 속에 나 자신을 놓아 두는 것인지... 미친 코끼리처럼 날뛰는 마음을 이기지 못할 때가 많아 부끄럽습니다.

그리고 달라이라마는 4월에 일본에 오십니다. 그분을 뵙는 것이 평생소원이라는 친구와 함께 일본으로 가기로 했습니다. 불교논서 중에 나가르주나(용수)의 [중론] 이라는 책으로 이틀 간 한국인을 위한 법문이 있을 예정입니다. 한국에 오실 수가 없으니 한국인을 위한 법문을 다른 나라에서 하시는 겁니다. 한국인을 위한 법문은 벌써 세 번째입니다. 사실, 잠깐이지만 이렇게 외국에 나가는 일이 여간 마음을 먹어서 되는 일이 아니지만 이렇게 가까이 오셔서 법문을 하신다니 이 기회를 놓치고 싶지 않았습니다. 2년 반 쯤 전에 동화사에서 링린포체의 법문을 들은 적이 있었습니다. 법문은 다 아는 너무 쉬운 내용이었습니다. 그저 자비심을 잃지 말고 선하게 살라는 정도의 말씀이셨는데도 불구하고 저는 제 안에서 햇살이 비치는 것 같은 느낌을 받았고, 그 이후로 그 느낌은 떠올리기만 하면 그대로 재생이 되는 듯합니다. 지금도 그분이 그때 가르쳐주신 만트라를 아직도 외고 있습니다. 그분은 일본에 사신다니 이번에 그분도 뵐 수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그런 분들을 뵐 수 있다는 것이 제게는 큰 행운입니다.

불교입문서적은 굉장히 많은데 대개가 교과서처럼 되어 있어서 읽으면서 자연스레 불교의 사상과 익숙해질 수 있는 경전으로 아함경을 생각했습니다. 작은 경전시리즈는 책이 작아서 들고 다니면서 언제나 읽을 수 있어 좋은 반면 앉아서 조용히 읽을 때는 떡 펼쳐놓고 볼 수가 없어서 불편하기도 합니다. 좋은 점을 생각하시면서 읽으시길 바랍니다. 불교사상의 핵심을 말하라면 연기법입니다. 부처는 "연기를 보는 자는 나를 본 자이다"고까지 하셨습니다. 그러한 연기사상을 대승의 공사상으로 이어간 책이 [중론]일 것입니다. 달라이라마는 우리네 선승들과 달리 한번에 딱 깨치는 깨달음보다 분석과 사색, 그것을 생활에 적용시키는 끊임없는 수행을 통해 만물에 자성이 없음을 바로 느낄 수가 있다고 하십니다. 진리가 무엇이건 그것이 저 멀리 있는 것이 아니라 바로 내 심장 속에서 뛰고 있어야 할 것입니다. [아함경]에도 이러한 진리가 담겨 있을 것입니다. 딱히 종교를 통해서가 아니더라도 생활 속에서 복돌님이 지향하는 곳으로  자신과 삶을 이끄는 데 거름이 될 수 있다고 여겨집니다. 너무 멀고 막연한 이야기로만 보지 않으셨으면 합니다.

우리 모두가 부정적인 감정들을 멀리하고, 평온이 생활이 되고, 자비가 인생이 되는 그런 삶을 살 수 있기를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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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로그인 2005-03-26 10: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크아..이누아 보살님! 가엾은 이 중생..힘이 됩니다, 위로가 됩니다, 말씀에 적극 동화됩니다. 사실 요즘 든 생각이지만 나이 사십으로 치달으면서 인간적인 어떤 완성감이 너무나 부족하다는 생각이 들어요. 타인에게 상처가 된다는 것을 알면서도, 오히려 그것을 노리고선 감정을 쏟아버리거나 춤추는 기분에 따라 철부지처럼 멋대로 행동했습니다. 특히 사소한 일에 분노하는 제 자신을 볼 때면 정말 나이 헛먹었다는 생각이 들곤 하더라구요. 조바심이나 분노란 감정도 객관화시켜 다스릴 줄 알아야 하는데 어렵지만 여러방면으로 수행을 해야 할 듯 싶습니다. 넉넉하고 좋은 어른이, 노인이 되고 싶습니다. 아..아함경은 요즘 재미나게 읽고 있습니다. 제게 도움이 많이 되는 구절, 과거를 돌이켜 반성케 하는 구절을 읽을 땐 눈두덩이가 따겁습니다. 고마운 조언, 좋은 책, 들려주시고 권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로드무비 2005-03-27 07: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복돌이님, 방황이나 분노는 나이하고 별로 상관없어요.
나이가 들수록 더 돌처럼 굳어지는 마음은 경계해야겠지만...
전 도리어 모든 걸 체념한 사람의 고요함이 무서운걸요.
타인하고든 자신하고든 화해는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으면 안됩니다.

두 분 글 읽고 저도 한자 끄적여봤습니다.

 

다시 산철결제다. 저번 동안거 때는 입제를 해놓고는 해제를 보지 못했다. 할 일이 생겨 흐지부지 되고 말았다. 이번에도 오전 내내 일이 있어 오후에 2시부터 두 시간 정도만 하게 되었다. 집에서도 열심히 앉아야 하는데 이번 일들은 힘에 겨웠는지라 집에 오면 뻗고 해선 제대로 못 앉았다. 그 때문인지 어제 앉았더니 허리가 좀 아픈 듯했다. 그래도 집에서 하는 것보다는 10배는 좋았다. 선방체질인가 보다. 친정 언니가 목소리가 밝아졌다고 한다.

오늘은 링린포체가 몹시 뵙고 싶다. 딱 한번 친견했을 뿐이지만 내 안의 햇살을 느낄 수 있었는데...정말 선생님이 계셔야 한다는 생각이 든다. 내 마음이 절실하면 그런 기회가 생기지 않을 리 없을 것이다. 좀더 간절하고, 절실해질 때 반드시 뵙게 될 것이라 믿는다.

그러나 언젠가는(지금 마음대로 안 되니) 집이든 절이든 장소에 구애됨 없이, 내 스스로를 스승으로 삼아 수행함에도 모자람이 없게 되길...아자아자아자, 힘내라, 선희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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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이 내리고, 조금 울적하다. 이럴 땐 소주가 제격이다...만은 술을 안 마신 지 1년 가까이 되었다. 난 술을 좋아하는 정도가 아니라 사랑하는 지경이었다. 술 이야기만 해도 신이 날 정도다. 소주 3병이다, 5병이다 하면서 필름이 끊기고 해도 끊지 못하던 술이었는데...그러나 몸도 안 좋고, 술친구도 사라져가고, 무엇보다 부처님의 가르침과 가까워지면서 가능하면 가르침을 따르려고 하면서 마시지 않기로 했었다. 반 년 전부터는 고기도 가능하면 먹지 않는다. 가능하면 이란 고기를 직접 먹지 않더라도 국물이나 양념에 묻은 것들은 먹는다는 얘기다. 어쨌든 그렇게 하고 싶었다. 오계를 지키고 싶었다. 사실, 고기는 그렇게 먹고 싶어지지 않았지만 술은 지금도 날 유혹한다. 술이 유혹하는 게 아니라 내가 유혹 당한다. 집에 술이 있으면 든든했었다. 지금도 이런 나를 잘 아는 친구가 외국에서 사다준 맛있는 술이 아직 집에 있다. 술 만큼은 안 되지만 좋아하는 마실 거리는 차다. 술생각 나는 저녁에 대신 쑥차를 마셨다. 쑥차는 몸을 따뜻하게 한다. 너무 좋은 쑥인가? 땀이 날 지경이다. 술은 들뜨게 하고, 즐겁게 하고, 시끄럽게 하지만 차는 가라앉히고, 고요하게 한다. 어느 것이든 나쁘지 않다. 이런 날, 술을 마셨다면 눈을 맞으러 나갔을 것이고, 그리운 이들에게 전화를 해댔을 것이다. 차를 마셔서 그런지 이런 곳에 와서 글을 쓰고, 경전을 읽을 생각이 든다. 

저녁에 갑자기 좀 답답하다. 그래도 눈도 내리고, 차도 마시고...술이 좀더 낭만적이었을 것이 분명하다. 왜냐하면 문득 현실적인 생각이 들기 때문이다. 눈 때문에 사람들이 너무 고생하는 일이 없었으면 한다는 생각....밖을 본다. 정말, 엄청한 눈이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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혜덕화 2005-03-06 10: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리집에도 맥주가 끊어질 날이 없어요. 틈만 나면 아래층 부부와 함께 마시려고 마트에 가면 늘 박스로 사다둔답니다. 저는 한잔만 마셔도 온 몸이 빨개지고 숨이 차서 술을 잘 못마시지만, 술마시며 환담하는 분위기는 좋아해요. 님이 가까이 산다면, 좋은 술친구가 되었을것 같아요. 님은 술을, 난 안주를 먹으며 님의 참 깊은 생각들을 들을수 있을 테니까요.

비발~* 2005-03-06 19: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정말 그쪽에 그렇게 눈이 많이 왔나요? 서울은 말짱해요. 그리고 쑥차가 몸을 덮게 한다니, 좋은 정보 감사~^^

이누아 2005-03-07 09: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혜덕화님, 저 술 끊었다니까요. 제발 유혹의 말씀은...전 술을 먹으면 얼굴이 환해진대요. 우리집엔 맛있는 차들도 많으니 차 한 잔도 좋을 듯한데...그래도 어쩐지 님은 한번 뵐 것만 같아요. 관심분야(?)가 같으니...참, 부산에 눈 많이 왔죠? 대구도 많이 왔는데 어제 날씨가 따뜻해서 많이 녹았더라구요. 그래도 차 위엔 눈이 겁나게 쌓였어요.
비발님, 전 마시는 건 뭐든 좋아하는 편이라 차도 아주 좋아합니다. 그런데 저한텐 녹차가 잘 맞지는 않습니다. 그래도 차는 뭐니뭐니해도 녹찬데...저녁엔 보이차나 쑥차 같은 걸 먹습니다. 제 친구가 아는 집이라고 소개해 줬는데 다른 차는 못 먹어 보고, 쑥차만 먹어 봤는데 괜찮더라고요. 지리산 섬진강변(http://loacha.com/)이라고, 인터넷으로 주문할 수 있습니다. 광고는 아니고요. 쑥이 좋은 것 같더라구요. 세 번 정도 우려서 먹을 수 있습니다. 대추차나 인삼차, 쌍화차도 몸을 따뜻하게 하는 것 같고, 중국차 중에서는 보이차도 녹차와 달리 몸을 따뜻하게 하는 종류입니다. 국화는 한방에서 두통 같은데 쓰기도 하는데 두통이 아니라도 국화차를 마시면 머리가 맑아져서 공부하는 분들이 좋아하십니다. 차, 좋아하세요?

비로그인 2005-03-08 00: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크아..이누아님, 의외로 과거 이력이 화려하시구만요. 전 솔직히 술은 자주 마시는데 많이는 못 마셔요. 소주 한 병(참이슬)이면 얼얼하니 딱 좋습니다. 백세주는 무한대..그런데 이상하게 삼겹살 같은 거에 먹는 소주(두 병째)는 담날에 꼭 토를 하더라구요. 좀 드런가..아, 여기도 거짓말처럼 눈이 많이 쌓였었고 또 거짓말처럼 눈이 삽시간에 녹아버렸어요. 공기는 아직 좀 쌉쌀한 기운이 있지만 이미 봄은 와 버렸는 걸요..헷..

비발~* 2005-03-08 18: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오로지 커피만 마십니다. 큰일이죠. 지난번 아팠을 땐 첨으로 녹차만 먹어도 아무렇지 않은데 다 낫고 나니 도루묵... 하지만 슬슬 차랑 친해보려고 합니다. 국화차, 그것도 괜찮았어요. 문제는 한두번이면 족하다는 것...ㅜㅜ 하지만 모르죠~ 조만간 커피를 안마시게 될지도... 섬진강변 접수합니다~ 감사!!!

비로그인 2005-03-09 12: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이제부터 차랑 좀 친해보려구요. 가장 대중적으로 인기있는 게 녹차니까, 동서현미녹차같은 거래두 함 마셔볼까, 하는데..피부에도 좋대요..으으..(피부가 꺼칠꺼칠, 두꺼비 등짝처럼 장난이 아니구나..쩝)
쌤두 거, 커피 넘 많이 드시지 마셔요. 저두 예전엔 커피에 밥 말아먹다시피 중독 증세가 있었는데 지금은 하루에 딱 다섯 잔으로 줄였어요.으허허허..

이누아 2005-03-10 21: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틀 안 왔더니 조용하던 제 서재에 글이 있네요. 저는 중3때 하루에 커피 3잔씩 먹었는데 고등학교 와서 안 먹었어요. 안 먹다 먹으니까 새벽 5시까지 눈이 또롱또롱 하더라구요. 괴로왔습니다.
근데 비발님, 제 경험에 따르면 커피를 즐기는 분은 차를 드시기가 몹시 어렵습니다. 왜냐하면 커피가 독하거든요. 독한 거랑 연한 거랑 같이 있는데 독한 거 먼저 먹고 연한 건 못 먹지요. 커피를 줄이지 않으면...커피는 몸에도 대체로 나쁘대요.
복돌님, 다섯 잔은 너무...복돌님이 갑자기 심장이 빨리 뛴다거나 속이 아프다거나 하면 아마 커피 때문일 겁니다. 조심하셔요. 한편, 소주이야기-소주엔 삼겹살도 궁합이 맞긴 한데...비싸서 그렇지 회랑 먹으면 소주가 잘 들어갑니다. 저는 술 마시면 고기도 먹게 될 것 같고, 고기 먹으면 술 마시게 될 것 같아서 둘이 함께 그만 둡니다. 아직도 이러니, 담배 못 끊는 사람들, 이해할 만합니다. 이야기하니 소주생각 나네요. 전 맥주는 잘 못 마시고 독주를 좋아했어요. 아~, 집착이여!
 

홍순지의 [노귀재] 노래가사를 어디 적어 둔 듯해서 찾다가 예전에 쓴 글이 보였다. 노래가사는 찾지 못하고 그 글을 읽었다. 그 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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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등학교때 한 선생님은 공부 대신 전생·가위눌림 같은 보이지 않는 세계에 대해 이야기 하셨다. 그날 집에 가서 그 선생님께 편지를 썼다. 꽤 긴 편지로, 내용은 나름대로 심각하고 복잡한 것이었다. 이를테면 사람이 윤회를 한다면 전생의 전생의 또 전생을 거슬러 올라가면 최초의 내가 존재하는가? 무엇으로 전생의 나를 현생의 나와 동일시할 수 있는가? 최초의 나는 우주 탄생 때 생겨난 것인가...등등.

그 편지 덕에 점심시간에 선생님과 면담을 할 수 있었다. 선생님은 내게 아무 것이나 질문을 하라고 하셨다. 그 복잡하던 문제들은 다 어디로 달아나고 내 입에서 나온 말은
"사람들은 왜 모든 사람을 사랑하지 못하나요?"
였다.

이 질문에 대한 선생님의 대답이다.

"왜 '왜 나는 모든 사람들을 사랑하지 못하나요?'라고 질문하지 않습니까? 사람들이 모든 사람들을 다 사랑한 뒤에 그제야 사람들을 사랑할 겁니까? 사람들을 핑계대지 마세요. 스스로 하지 못할 뿐입니다. 언제나 질문은 '사람들'로 시작되어서는 안됩니다. '나'로 시작하세요. 스스로 모를 뿐 모든 사람을 사랑한 사람이 이 지구에도 있습니다. 만약 한 사람도 없다 할지라도 스스로 그러한 사람이 최초로 되어도 좋을 듯합니다."

그때 충격은 말로 다할 수 없다. 말을 할 때마다 내 말에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핑계로 사용되고 있는지 발견하는 것은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었다. "사람들이 다 그러는데""사는 게 다 그렇지"하는 말을 쉽게 한다. 무서운 말이다. 원효 스님 말씀처럼 '오라고 유혹하지도 않는 악한 길에 많은 사람이 있는데' 거기에 덩달아 서 있다면 손 꼭 잡고 감옥으로, 지옥으로, 혹은 사는 게 다 그런 소굴로 향해 갈 것이다. 보려고 하지 않아서 그렇지, 선지식들과 경전들이 소리쳐 나를 불러도 나 자신을 아무렇게나 던져놓고, 가상의 사람들에게 나를 맡겨 인생을 살고 있지는 않은지...

생의 저 끝에서 누구를 탓하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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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생각하면 당연한 이야기인데, 그때의 충격! 기억할 만한 일이었다. 이 글을 쓴 날짜를 보니 재작년이다. 고등학교 때 이야기인데 되새기고 되새긴다. 안 되새겨도 될 만큼 몸에 익으면 좋을텐데 아직 그러지 못한 탓인지...새삼스레 환기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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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로그인 2005-02-06 16: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맞는 말씀이세요. 자신에게 상처를 주는 사람들이 타인에게두 역시 그만큼의 상처를 주더라구요. 물론 제 자신을 가리키는 말입니다. 오랫만에 뵈니 반갑습니다. 이제 종종 좀 뵙고 그럽시다!

혜덕화 2005-02-07 16: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퍼갑니다. 정말 그래요. 절하고부터 제가 바뀐 점이 있다면
그 많은 <사람들은 왜 >로 시작하던 말들이, <나는 왜> 로 바뀌고 있다는 거죠.
고교때부터 철학적이었네요. 전 공부도 못하면서 공부하느라 그런 얘기들어도 저런얘기도 있나보다 흘려들었을텐데요.
즐거운 설 보내세요.

이누아 2005-09-09 22: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덕분에 설 잘 보냈습니다. 고맙습니다.
이 이야기에서의 질문은 당시 세 가지였습니다. 위의 질문이 첫번째 질문이었고, 두 번째 질문은 "왜 어떤 사람은 배불러 죽고, 어떤 사람은 배고파 죽습니까"였습니다. 세 번째 질문은 "나는 죽음이 두렵습니다"였습니다. 지금은 그때처럼 두렵지는 않은데 그때는 늘 죽을 것만 같았거든요. 선생님은 각각의 질문에 각각의 답을 주셨습니다. 해답을 다 얻은 듯 했지만 아무 것도 얻지 못했습니다. 체득되지 못한 말들은 허공에 가득합니다. 이 질문을 한 기억이 또렷합니다. 이번 생이 끝나기 전에, 죽음을 맞이하기 전에, 질문하는 고등학생인 제 자신 앞에 앉아 웃으며 사랑과 평등 그리고 삶과 죽음을 전하고 싶습니다. 누구도 깨뜨릴 수 없는 평온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