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출처 : stella.K > 어머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



 

 

 

 

 

 

 

 

 

 

 

 

 

 

 

 

 

 

 

 

 

어머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
하루 종일 밭에서 죽어라 힘들게 일해도

어머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
찬밥 한 덩이로 대충 부뚜막에 앉아 점심을 때워도

어머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
한겨울 냇물에서 맨손으로 빨래를 방망이질해도

어머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
배부르다, 생각 없다, 식구들 다 먹이고 굶어도

어머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
발 뒤꿈치 다 헤져 이불이 소리를 내도

어머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
손톱이 깎을 수조차 없이 닳고 문드러져도

어머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
아버지가 화내고 자식들이 속썩여도 끄떡없는

어머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
외할머니 보고 싶다.
외할머니 보고 싶다, 그것이 그냥 넋두리인 줄만

한밤중 자다 깨어
방구석에서 한없이 소리 죽여 울던 어머니를 본 후론
아!
어머니는 그러면 안 되는 것이었습니다.

- 심순덕 - 어머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
출처 : [이소현님 미니홈피]Tomorrow never co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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잉크냄새 2004-08-25 13: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 외할머니 보고 싶다. 그것이 그냥 넋두리인 줄만 ]
가끔 외할머니 이야기 하시면서 눈물짓던 모습이 떠오릅니다.
어머니, 언제 들어도 언제 불러보아도 가슴 한구석 짠해지다가도 따스해지는 어머니.
남은 여생 항상 기쁘고 웃음짓는 일만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stella.K 2004-08-25 13: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잉크님 뭉클한 마음 저에게도 전해 옵니다.^^

水巖 2004-08-25 15: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언제 읽어 보아도 가슴 뭉클한 어머님 이야기. 어머님의 남은 여생을 이야기 하시는 잉크냄새님은 행복하신 분에 틀림이 없습니다.

icaru 2004-08-25 15: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재작년에 외할머니가 돌아가셨는데...그 이후로 저희 엄마도 부쩍 늙으신 것 같단 생각이 들어요.... 저는 아직까지 엄마가 있어서 잘 모르는데.... 엄마를 여읜 저의 엄마의 저 허전한 심정은 부쩍 는 흰머리로...대신하는구나...라는 생각....

아...참...!! 오랜만이죵? ^^

호밀밭 2004-08-25 21: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엄마한테 미안한 게 너무 많아요. 외할머니께도요. 외할머니 돌아가셨는데 별로 슬퍼하지 않아서 죄송해요. 저희 엄마도 요새 너무 많이 나이 들어 보여서 맘이 아파요. 조카들이 있으니까 할머니이시기는 하지만 그래도 엄마는 안 늙으시면 좋겠는데 아빠보다 더 나이 들어 보여서 속상해요.

잉크냄새 2004-08-25 23: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수암님의 말씀을 들이니 진짜 행복하다는 생각이 드네요.
복순이 언니님 너무 반갑고 호밀밭님의 애틋한 마음도 느껴지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