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 서 있어도 외롭지 않아야 한다
- 노여심 -
꽃이 피어 아름다운
뜨락을 서성일 때
그때만 그리움이 아름다워서는 안 된다.
빈들에서 허수아비처럼 혼자 서 있어도
그리움은 아름다워야 한다.
시원한 산꼭대기
달과 별이 예쁜 마을에서
거기서만 쓸쓸함이 낭만이 되어서는 안 된다.
도시의 조각 난 하늘을 올려다보며
드문드문 숨어 있는 별을 찾을 때도
쓸쓸함은 낭만인 것이다.
그러기 위하여
바람이 옷깃을 스치고 지나간 것에
의미를 붙이지 말아야 한다.
우리가 어느 별에서 왔는지 따지지 아니하듯
어느 별로 갈 지에 대하여도
물음표를 그리지 말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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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가 맺히고 몸서리 치도록 외롭던 날들,
그리움에 가슴 한웅큼 베어 먹힌듯 그립던 날들,
가슴에 쏟아지는 햇살만으로도 희희낙낙하던 날들.
돌아보면 돌아보면
삶아! 넌 언제나 그 자리에서 변치않는 너의 의미를 만들고 있구나
내가 널 그렇게 덧칠하며 살아왔구나
담배 한개비로 돌아서 나온 회의실 한구석...
넌 오늘도 너의 자리에서 늘 한결같은 눈으로 바라보는구나